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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11] 알고보면 재미있는 게키강가-3
감상과 연구/애니관련 | 2010. 7. 11. 02:09

...평화롭던 지구는 우주의 침략자 흉악성인들의 습격으로 인해 위기에 빠지고
   천재적인 과학자 고쿠분지 박사는 이때를 대비하여 만들어둔 정의의 합체로
   봇 게키강가-3를 3인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 텐고(天空-하늘)켄, 우미쯔바
   메(海燕-바다제비)죠, 다이치(大地-땅) 아키라에게 맡겨 지구를(사실은  일
   본만) 지키게 한다.

   ...라는 줄거리로 시작하는 '게키강가-3'라는 애니는 사실은 실제로 존재하
   지는 않는다. (적어도 시리즈 전체가 만들어진 적은 없다) 이것은 TV애니메
   이션 '기동전함 나데시코'의 '극중극'으로써 몇 장면이 만들어져 중간에 삽
   입된 '설정만 있는 작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현대의 일
   본 젊은이들, 특히나 아니메 팬들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담겨있는  작품의
   특성상 본편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구의  열
   혈총각 다이고우지 가이는 게키강가를 흉내내며 삽질을 하다가 전투가 끝난
   뒤에 전혀 엉뚱한 곳에서 개죽음을 당하고, 목성의 선인 시라토리 쯔쿠모는
   게키강가의 마음을 되살려 지구와 화평교섭을 하려다 자기편에게  암살당한
   다. (게다가 이 둘은 놀랄 정도로 서로 닮았고 성우도  같은 사람이다 -_-)

   지구에서는 골동품 취급 당하며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아키토같은  소수의
   좀 덜떨어진 매니아들이나 알고있는 게키강가를 목성군은 전국민의  의식개
   조를 위한 프로파간다의 도구로써 적극 활용하고  국가의 대의를  상징하는
   성전으로 떠받들며, 심지어는 기동 메카의 조종사 복장까지 게키강가의  주
   인공 의상을 베껴 만드는 진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유쾌한 패러디로만
   보아넘기기에는 어딘가 가슴서늘한 독기가 숨어있는 것이다.

   사실 나데시코를 제대로 본적이 거의 없고 그놈의 나데카(...)는 엉터리 번
   역과 성우의 미스캐스팅 때문에 보다가 말았다는 사연이 있으므로,  본편과
   의 관계는 이쯤에서 마치고,

   게키강가-3이 나데시코 세계에서 나온 연유는,  그러니까 본편이  시작하기
   약 백년전인 21세기에, 잡다한 기법의 속출로 매너리즘에 빠진  애니메이션
   업계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아무래도 요즘 아니메업계 얘기같다;;;)
   그 시점에서는 이미 '옛날' (사실은 지금에서 봐도 옛날)이 되어버린  20세
   기말을 배경으로, 권선징악 통쾌무비 단순명확한 '공상 시대극'으로써 만들
   어진 것이 이 게키강가-3이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로봇물은 보통  현재나
   미래의 이야기가 되지만, -가끔가다가 지-마인같은 예외가 있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러니까 우리가 홍길동 드라마를 만들거나 일본에서 닌자영화를
   찍듯, 약간의 뻥이 섞여있는 신나는 '사극'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첫 방영 당시는 인기가 별로여서 예정된  4쿠르(52화)를 못  채우고
   전39화로 끝나버렸지만, 그후 재방영을 통해 숨은 매니아들을 양성한  전설
   적인 작품으로 거듭나, 백년후 목성과의 전쟁이 끝난 직후에는 제작은 되었
   으되 상영을 못했던 '환상의 극장판'이 발굴되어 극장개봉되는  이벤트까지
   벌어진다. (이 부분을 다루는 것이 바로 나데시코에서 질리도록 사용되었던
   게키강가의 장면들을 짜깁기한 전편과 완전신작의 후편을 커플링한 OVA작품
   '게키강가-3 열혈대결전'으로, 아키토 일당들이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관
   람하는 액자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이러한 배경설정 자체가 어딘가
   '우주전함 야마토'나 '기동전사 건담'같은 70년대말-80년대초의 아니메붐을
   주도한 화제작들의 내력을 그대로 빌려온 패러디이다. (둘다 초기에는 인기
   가 없다가 재방영후 팬들이 붙어 마침내 극장 공개되었다  -_-) 그  테마는
   이미 짐작하신 대로, '정의와 열혈과 우정'이다. (......)

   게키강가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이미 널리 퍼진 대로, 나가이 고와  이시가
   와 켄이 원작을 맡아서 토에이 동화가 TV물로 제작한 '겟타 로보'와  '겟타
   로보 G'의 2부작 시리즈이다. 특히 '진 겟타로보! 세계최후의 날'과 비교하
   려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진겟타가 원작만화의 재구성인 반면  게키강가
   는 어디까지나 TV판 겟타의 패러디이다. 그러므로 이 둘을 비교한다는 것은
   사실 불공평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애초에 기획의 출발이나 작품의  분위
   기 자체가 다르니까... 게다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디까지나 게키강가가
   노는 기분으로 만든 패러디인 반면 진겟타는 그것 하나만으로 돈벌기  위해
   만든 독립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두 작품의 위상 자체가 애초에 다르다는
   말이다.) 주역 로봇인 게키강가-3는 공중형의 게키(激)강가, 수중형의 우미
   (海)강가, 육상형의 리쿠(陸)강가로 3단합체 형상기억 황당무계  변신을 한
   다. 초대 겟타의 겟타-1/겟타-2/겟타-3, 겟타G의 겟타 드래곤/겟타 라이거/
   겟타 포세이돈의 패턴을 그대로 계승했다. 게다가 파일럿들도, 1호기  게키
   가-제트의 켄이 나가레 료마의 열혈한 스타일을, 2호기 게키가-마린의 죠가
   진 하야토의 쿨가이 스타일을, 3호기 게키가-탱크의 아키라가 토모에  무사
   시의 덩치맨 스타일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또한 중간에 3인 중 한명이 전사
   하여 새 캐릭터가 보충 파일럿으로 추가된다는 점도 같다. (다만  겟타에서
   는 무사시가 죽어서 쿠루마 벤케이가 3호기를 맡는데, 게키강가에서는 죠가
   죽어서 류자키 테츠야가 2호기를 맡는 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 테츠야
   라는 놈 또한 얼굴에는 상처자국에 입에는 나뭇가지를 질겅질겅 씹고  있는
   뭔가 60년대틱한 스타일로 묘사된다.) 또 중간에 주역 로봇이 깨져서  새로
   운 로봇이 나타나는 구도 또한 겟타에서 겟타G로 넘어가는 과정의 패러디이
   다. (다만 이러한 주역 교체극이 겟타 때는 주로 작품 하나를 끝내고  속편
   을 만들 때 나타났는데, -마징가Z와 그레이트 마징가처럼- 80년대초 토미노
   요시유키의 '전투메카 자붕글'에서는 아예 한 작품  내에서 중간에  주역이
   바뀌는 걸로 패턴 파괴를 해 버리는 바람에, 그 영향이 게키강가에서도  남
   아있는 듯 하다. 게키강가-3가 게키강가-V로  교체되지만 프로그램  제목은
   게키강가-3를 고수하고 있다.) 고쿠분지 박사는 사오토메 박사, 그의 딸 나
   나코는 사오토메 미치루(헤어스타일까지 같다), 꼬마 준페이는 사오토메 겐
   키(야구모자를 거꾸로 쓰고 다닌다)의 재반복이다. 미국에서 날아온 라이벌
   로봇 '카우보이 죠니'는 겟타로보의 '텍사스 맥'의 패러디다.

   보신 바대로 게키강가는 그 기본틀은 겟타로보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기본
   적인 사항에 불과하다. 사실 게키강가는  겟타로보뿐만이 아닌,  60-70년대
   로봇 아니메 전반을 포괄하는 하나의 오마주(앞선 작품에 경의를 표하기 위
   해 일부러 따라한 작품)이다.

   '대위기! 출격, 나나코 게키강가' - 나나코가 상한 재료로 요리를 만들어주
   었기 때문에 배탈이 나서 출격할수없게 된 켄 일당들. 대신에 출격한  나나
   코와 꼬마들의 전투를 그린다. 이것은 '마징가Z' 제52화 '코지 위기!  사야
   카 마징가 출동!'의 패러디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코지(쇠돌이)와 사야카(
   애리)는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되고, 그 때문에 마징가Z는 아프로다이A의  협
   력 없이 기계수와 싸우다가 대패, 코지가 중상을 입어서, 책임을 느낀 사야
   카가 직접 마징가로 출격한다는 이야기다.

   적인 흉악성인의 인물들을 보자. 얼굴만 있는  총사령관 하이페리온  황제,
   씩씩한 1대 지휘관 아카라 왕자(나데카에서 데빌왕자), 묵직한 2대  지휘관
   맛사카 장군(모 애니동 상영회에서는 누군가의 흉계로 인해 마근엄  장군이
   되어버렸다)이 떠오른다. 이것은 '용자 라이딘'에서 대마요제 파라오,  1대
   사령관 샤킨왕자, 2대  사령관 호뢰거열/격노거열(발음나는 대로 썼다;) 형
   제의 패러디로 보인다. 특히 아카라왕자의 경우, 켄에 대한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며 격전을 벌이다 결투끝에 죽고, 켄은 그런 아카라의 왕관을 들고서
   '만약 다른 곳에서 만났더라면 친구가 되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용자 라이딘'에서 주인공 히비키 아키라가 샤킨왕자와의 결투 직후
   그의 자살한 시체를 내려다보며 '적이었으나 훌륭한 최후였다! 당신이 만약
   우리의 적이 아니었더라면...' 이렇게 생각하는 부분을 연상케 한다.  결국
   맛사카 장군도 죽고 끝에는 하이페리온과 게키강가 팀의 대결로 이어지는데
   이 또한 '용자 라이딘' 마지막에 파라오가 직접 나서서 싸우는 구도와 같다
   고 생각된다. 그리고, 아카라왕자의 부관인 여성  미-에 미-에 (나데카에서
   미오 미오...아니 미호 미호였나? 발음이 애매...하군;;)는 아카라를  연모
   하고 있으나 신분상 고백을 못하고 망설이다가 결국 그 대신 출격하여 죽는
   데, 이것은 토에이의 '초전자로보 컴배틀러 V'에서 캠벨성인 지구침략군 총
   사령관 가루다와 그의 부관인 미-아(레스톨의 미아와는 아무관계없다)의 관
   계에서 따온 듯하다. 미-아 역시 가루다를 위해 먼저 죽고, 가루다는  그제
   서야 그녀의 사랑을 알고 복수심에 불타올라 컴배틀러에게 도전해오는 것이
   다. (그나저나... 아카라왕자가 복수를 위해 만든 본디지-Z라는 로봇은  아
   무리 봐도 미-에 미-에의 외관을 본딴건데... 이놈 페티시즘 취향이라도 있
   었던 건가;;;;;;-__-) 이 관계는  차기작인 '초전자머신 볼테스 V(파이브)'
   에서 프린스 하이넬과 리 카자린(리가는 보아잔 별에까지 에이전트를  두고
   있었다!)의 관계에 계승되었고, 그뒤에도 허다한 패턴(아틀라스와 리비안..
   은 여기 들어가지 않는다 -_-)으로 반복되었다. 참고로, '숙명의 대결!  켄
   VS 아카라!'에서 아카라왕자가 '아카라 긴지'라는 인간으로 변장하고  켄들
   이 다니는 고교에 전학온다는 이야기는 용자 라이딘에서 샤킨왕자가 히비키
   네 학교에 잠입하는 얘기와 똑같다. (그런데 가면을 쓰면 미형인 샤킨의 맨
   얼굴은...... 카이 시덴이 아닌가... 이게 어디가 미형악역이냐 -_-)

   고쿠분지 연구소는 후지산 근처에 있다. 이것은 '마징가Z'의  광자력연구소
   이래로 허다한 거대 로봇만화에서 되풀이된 클리쉐(싸구려 관습)이다. 아마
   이 만화들이 다 진짜였다면 지금쯤 후지산 일대는 발 디딜 틈도 없는  밀집
   지역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여간에 이점을 이용해서, 게키강가 극장판에서
   는 휴화산이었던 후지산을 분화시켜 연구소 및 토쿄를 날려버린다는 작전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게 남산에다 연구소를 세우라니깐...-_-) 그런데...이
   작전 또한, '마징가Z' 제25화 '에어로스삼형제 분화대작전!'에서 닥터 헬이
   후지산을 폭발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는 에피소드를 베껴먹은 것이다.(-_-)

   게키강가의 얼굴은 겟타로보보다는 같은 토에이 제작물인 '대공마룡 가이킹
   '의 가이킹을 더 닮았다. 그 동체의 컬러링은 겟타 이후로 끈질기게 이어져
   오는 적-청-황의 삼색 배열이다. (이 경향은 보라색의 '단바인'이나 순백색
   의 '엘가임'같은 녀석들이 나오기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유령처럼 디자이너
   들을 따라붙고 있었다. 물론 청색 대신 검은색이나 회색을 쓰는  예외도 있
   기는 했지만 완전히 3색을 탈피하기란 어려웠다. 스폰서인 장난감회사의 이
   해관계가 걸린 문제였기 때문인 듯 하다.) 게키강 커터는 왠지 나오는 폼이
   그랜다이저의 더블하켄을 연상시킨다. 게키강 소드는 그레이트 마징가의 마
   징가 블레이드와 닮았다. 리쿠강가의 필살기 '무사시노 지옥 돌리기'는  갈
   데없이 겟타-3의 '대설산 오로시'다.  (-_-) 게키강가V의  초열혈 크랏커는
   컴배틀러 V의 초전자 요요와 같은 원리다. (한쪽은 요요이고 한쪽은 팔매줄
   이라는 차이는 있다) 게키강 파이어는 마징가Z의 브레스트 파이어에서 시작
   된 가슴판 불붙이기(태권브이도 할줄안다. 만만세)의 계승이다.  게키강 프
   레아는... 트라이더G7의 트라이더 버드 어택이나  레이즈너의 V-MAX 발동상
   태를 생각나게 한다. 합체구호 '렛츠 게키가인!'은 아무리 봐도 컴배틀러-V
   의 '렛츠 컴바인!'의 재현이다. (......그런데, 이렇게 많았던가? -_-)

   흉악성인의 앞잡이로 등장하는 멸망한 별의 생존자들인  쥬엘성인.  그들의
   역할은 'UFO로보 그랜다이저'에서 베가성 연합군에 이용당하는  코맨더들의
   처지를 연상케 한다. 적이면서도 사실은 우리편보다 더 불쌍한 (그리고  미
   형인) 캐릭터들의 등장과 죽음은 드라마의 비극성을 강화시키고 팬들의  동
   정심을 확보하는 작극의 방편으로 나온 것이었고, 덕분에 그랜다이저는  소
   년만화풍의 마징가Z, 극화풍의 그레이트와는 구별되는 어딘가 소녀만화틱한
   (...) 분위기를 어렴풋이 내비치고 있었다는 전설이... (정말로 그랬는지는
   나도 다본게 아니니 단언 못하지만... 일단 주인공이란 놈이  '별나라 왕자
   님' 아닌가... 그러면 리리나도 그랜다이저의 팬이었던 것일까?......<띵>)

   '추억은 은하의 저편에' - 쥬엘성인 사파이어가 사실은 자기와  동족이었던
   죠를 상대로 싸우는 것은 '그랜다이저'에서 듀크 프리드가 옛날 연인이었던
   나이다를 상대로 싸우는 이야기를  연상시킨다.(비록 나이다는  세뇌당하여
   듀크를 죽이러 온 것이고 사파이어는 자기 의지로 죠를 설득하러  온거였다
   는 차이점은 있지만) 무엇보다도 움직일 수 없는 증거는, 이 사파이어의 캐
   릭터 디자인과 일러스트만 맡아해준 인간이 그랜다이저 후반의  작화감독이
   었던 아라키 신고의 부인 히메노 미치라는 것이다! (둘은 '혹성로보 당가도
   에이스'나 '베르사이유의 장미'등에서 환상의 컴비를 보여준 바 있다.)  덕
   분에 사파이어의 수채화풍 일러스트를 본 잠보니씨는 한동안 나나코를 죽이
   고 사파이어를 살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이라는 망상에 시달렸다. -_-

   '성소녀 아쿠아마린의 미소' - 기억상실의 미소녀 아쿠아마린이 켄에게  구
   조되어 그와 화기애애한(...) 한때를 보내지만 결국 자기가 그를 죽이러 보
   내어진 쥬엘성인 병사임을 알고 고뇌하다 자폭한다. 이는 '마징가Z' 제67화
   (왜 자꾸 마징가만 찾아내느냐고 따지지는 말아달라. 그것밖에 자료가 없다
   .;;;) '울지마라 코지! 십자가에 걸린 목숨'에서 아슈라  남작의  인조인간
   에스피오나지R-1(통칭 에리카)이 기억상실에 걸린 소녀로 위장하여  코지를
   속이고 그를 함정에 빠뜨리지만, 인간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아슈라에게
   반기를 들고 코지를 돕다가 죽는 이야기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1974년
   3월 10일에 방영되었으므로 1976년에 나온 태권브이에 영감을 주었을  가능
   성은 있다고 하겠지만, 태권브이 또한 이 테마를 꽤 감동적으로 살려내었으
   므로 무작정 표절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인간이 되고싶은 로봇이란
   이야기는 사실 철완아톰 때부터 있었고 더 거슬러올라가면 현대적인 인조인
   간 소설의 원조인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까지도 소급된다. 다만 그 인조
   인간이 '미소녀'이며 주인공에  대해 '적역'이면서도  '갈등'한다는 요소는
   재미있을 만큼 닮아있기에 첨언하는 것이다.) 이 패턴은 이후 '겟타로보-G'
   에서 호접귀, '용자 라이딘'에서 백합향(해적판 이름밖에 모르겠다;), 심지
   어는 '기동전사 Z건담'에서 포우  무라사메(이것은 선정우님의 지적이다)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후배'들을 배출했다. 아쿠아마린은 특히나 병약미소녀
   의 첫째 조건인 창백한 피부(같은 쥬엘성인이면서 왜 사파이어는  지구인과
   같은 살색인데 얘와 얘의 언니만 흰 피부인가 하는 것은 묘한  수수께끼다.
   혹시 사는 지역이 달라서 지구의 황인 흑인 백인처럼 인종이 나뉘나...;;;)
   를 갖추었다는 점에서 정말로 애착이 가는...<쿨럭>

   '대역전! 게키강 눈챠크' - 쌍절곤을 쓰는 주인공, 이란 것은 이소룡의  홍
   콩 무술영화 이후로 꽤 유명해진 아이템. 이는 만화뿐만 아니라  '울트라맨
   레오'같은 특촬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어느 한 작품을 따로  언급
   하기는 곤란할 정도다. (...라고는 하지만 정작 쌍절곤 쓰는 거대로봇이 얼
   마나 되더라? -_-) 이 에피소드에 등장한 메카괴수 드래곤파이터-L은 '마징
   가Z' 제91화 '라스트 챈스! Dr.헬 죽의 결전!!'에 등장한 기계수  사이가03
   에서부터 내려져 오는 '실제 무술을 쓰는 적역'의 막내둥이다. 그러나 이놈
   과 가장 비슷한 녀석은 따로 있는데, 바로 '태양의 사자 철인28호'  제28화
   '강적! 쿵후 로보'에 등장하는 쿵후로봇이다. (사이가03은 쿵후가 아닌  공
   수도 로봇 ;;;) 하늘을 가르며 아쵸오~~~! 하는 그 모습은 정말 쿵후로봇에
   뒤지지 않는 액션...이라고 생각했더니,

   ...이럴수가 게키강가의 작화스탭에도 철인28호의 카나다 요시노리가  끼어
   있는게 아닌가... (특히나 '죽음을 부르는 인공위성'과 '강적! 쿵후로보'는
   이인간이 작감을 맡은 최강의 걸작...들이었으니 -_-)

   게키강가에서는 지구와 흉악성인 이외에 가공할만한 제3세력이 등장하는데,
   바로 극장판에서만 모습을 드러내는 '초고대죠몬인'. (죠몬문명은 실제  일
   본의 고대문명 이름 중 하나;) 이들은 수천년전 흉악성인을 암흑끈우주 (뭐
   야 그게?)로 쫓아내버리고 지구인에게는 게키강가의 설계도를 벽화로  남긴
   무서운 놈들로서, 그후 수천년이 지난 현대에 다시 지상에 돌아와서 지구인
   과 흉악성인들을 공멸시키려고 대공세를 펼친다. 이들의 첫 등장은  게키강
   가 tv시리즈(설정만 있는) 중의 한 에피소드에서 켄 일당의 꿈을  통해서였
   고 (여기서도 지들이 신이라고 우기며 나온단다. 원 미친놈들 -_-)  이것이
   환상의 4쿠르 '초고대죠몬인편'의 복선이 될 예정이었다고 한다.  (아까 말
   한 것처럼 3쿠르 방영하고 짤렸으니 당연히 안 나왔다) 그렇다면  게키강가
   극장판의 내용은 이 4쿠르의 내용을 하나로 압축한  '못만들어아쉽지만이거
   라도보고가라' 스타일의 종결편이었을 가능성도 있기는 있겠다. 여기서  강
   대한 적보다 더 강대한 고대 초문명의 등장이라는 것은 마징가Z에서 그레이
   트 마징가로 넘어갈때 미케네제국이 등장하는 것(특히나 이때 마징가Z도 극
   장판에서의 게키강가 이상으로 마구 깨지고, 이러한 위기를 그레이트  마징
   가가 구해주는 것은 확실히 게키강가V가 게키강가3를 구하는 이벤트로 재현
   되고 있다. 게다가 더 웃긴 것은 이 이벤트는 1974년 9월 1일에 방영된  마
   징가Z 최종회보다 앞선 시기인 1974년 7월 25일 극장개봉된 '마징가Z 대 암
   흑대장군'에서 미리 공개되었는데, 두 에피소드의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게키강가 또한 TV판에서와 극장판에서의 게키강가V 등장 이벤트가 전
   혀 다른 내용으로 되어 있어, 같은 캐릭터를 이용한 패러렐 월드  작품이라
   는 설명이 붙어있다. [루리양 고마워]) 그리고 인기없어 도중하차당한 작품
   의 결말을 극장에서 보여준다는 설정은, 현실에서는 '우주전사 발디오스'나
   '전설거신 이데온'을 통해서 실제로 일어났었던 일이다. 그 짤린 내용이 아
   예 1쿠르였다면 (앞의 두작품은 5화 안팎을 남겨두고 짤렸다;) 이건 극장은
   아니지만 OVA로 결말을 지은 '푸른유성 SPT 레이즈너'의 스타일과도 일맥상
   통한다. (그라도스군의 지구점령기 이후의 내용, 말하자면  '루=카인 편'이
   '초고대죠몬인편'이 되는 셈이다. 별 관계는  없지만 여기에도  고대문명의
   유적인 쿠스코의 각인이 얽힌 스토리가 있다. 뭔가 곤란하면 꼭 고대문명이
   래... ;;;-_-)


   마지막으로 OVA '게키강가-3 열혈대결전'의 스탭롤에서  발견한 좀  황당한
   사람들:

   감독 - 하바라 노부요시 : 이상하게도 감독에는 이름이 히라가나로, 원화에
          는 같은 이름이 한자로 적혀있다. 두 직책으로 활동할때 이름이  다
          를 것을 쓰는 건가... '특장기동병 도르박'(돌빡이 아니다)을  거쳐
          '머신로보 - 크로노스의 대역습'에서 개화한 80년대의 주목받던  캐
          릭터 디자이너. (쉽게 말해 레이나짱 아빠다 이사람이 -_-) 이후  '
          검랑전설 레이나'OVA시리즈에서는 직접 감독데뷔. 그러나 '내일로의
          프리킥' 이후로는 그 그림체가 거의 안보이더니 도대체 뭘하나 궁금
          했는데...... 알고보니 '폭렬헌터' TV판에서 조감독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각화연출과 그림콘티를...;;;) 이제는  캐릭터디자인으로
          는 영영 폐업인건가 아저씨. -_-
          (어쩐지 극장판 게키강가에서 죠와 나나코가 닭살대화를 나눌때  죠
          의 얼굴이 롬스톨 생각나게 미형이 되더라니;;;)

   주제가노래 - 사사키 이사오 : 미즈키 이치로와 함께 로봇아니메 보컬의 양
                대산맥. '정의의 로보트 게키강가-3'와 '승리의 V다!  게키강
                가-V'를 불렀다. 오오 피가 끓는다 강강강강강 가강강 강강강
                강강 가강강~ (......미친놈)

   각본협력 - 아카호리 사토루 : 이인간이 왜 여기에...... 나데시코  본편에
              도 끼어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하여간 무섭군;;;

   원화 - 코마쓰바라 카즈오 : 'UFO로보 그랜다이저'와 '초인전대  바라타크'
          로 일세를 풍미했고 이후 '은하선풍 브라이거'에서는 완전히 루팡 3
          세풍의 캐릭터로 변모하여 사람 놀라게 하더니 더 이후에는  완벽한
          메르헨작품 '리틀 트윈스'에서 캐릭터를 맡아 사람 더 놀라게  해준
          노장 중의 노장.

          아라키 신고 & 히메노 미치 : '그랜다이저'(여기는 아라키만 참가를
          확인했고 히메노의 참가는 불명확;), '당가도 에이스', '베르사이유
          의 장미', '세인트 세이야', '바빌2세[OVA]', '긴다이치소년의 사건
          부'에 이르는 화려한 작품들을 거쳐온 불세출의 부부 애니메이터.
          (특히나 긴다이치는 찐빵같던 주인공 얼굴을 미남으로 만들기까지;)

          키쿠치 미치타카 : 요즘은 별로 잘 안보이지만 한때는 '보그맨'과 '
          제오라이머'로 펄펄 날던 인간이 아니었던가. 과연 아사미야 키아와
          동일인인가 별개인인가 아니면 펜네임 나눠쓰는 별개인인가 라는 문
          제는 한때 화제가 되었으나, 요즘은 '아무려면 어때?'분위기...;;;

          모토하시 히데유키 : 맡는 작품에 따라 그림체가 바뀌는 곡예를  보
          여주는 사상 유례가 없는 슈퍼 애니메이터...라고 하면 좀 과장이겠
          지만, '초전동로보 철인28호FX'(요코야마 미츠테루), 'B'TX'(쿠루마
          다 마사미), '마수전선'(이시가와 켄),  '보그맨 LAST BATTLE'(키쿠
          치 미치타카), '하록사가 - 라인의 황금'(마쓰모토 레이지)까지  이
          인간이  캐릭터디자인 했다고 하면 믿을까? 게다가 그 말많았던 '육
          신합체 갓마즈'와 원작에 가까운 '마즈[OVA]'의  캐릭터디자인을 둘
          다 이인간이 한거라면 믿을까? (텐고 켄이 어떤 장면에서는 왠지 갓
          마즈의 묘진 타케루를 닮아보인다는 소리도 이런 면에서는 설득력이
          아주 없는건 아닌 듯하다;;) 뭐 하여간 진짜 카멜레온같은 인간.
          참고로 이인간의 차기작은 '메구미노다이고(= 출동 119구조대)'  아
          니메판이라고. (......네놈의 한계는 어디냐!)

          카나다 요시노리 : '무적초인 잠보트3'와 '태양의사자 철인28호' 에
          서 거대로봇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 초열혈 애니메이터. 왠지 과장된
          포즈로 로봇이 하늘과 땅과 바다를 누비며 주먹을 휘두르고 코를 깨
          는(...?) 에너지 넘치는 화면구성은 바로 이인간이 창시한 것이라고
          한다. ('카나다 퍼스'라는 구도잡는법까지 따로 있다 -_-) 최근에는
          클램프의 'X'극장판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고.
          (이인간이 건담에 참가한거 보는게 내 소원이다!)

          ...그런데 '열혈대결전'의 오프닝에 올라오는 어린이 시청자 참가그
          림인지 뭔지에 붙은  이름들을 보니...  '하바라 슈운'군에 '키쿠치
          에미'양이라니... 이게 대체 뭐지? -__-
          (게다가 유일하게 10세가 넘는 참가자...  고쿠분지시 거주, 코노에
          마모루군... 34...세....... 너 대체 누구냐 -______________-)



...뭐 하여튼, 쓸데없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지만, 결국 하고싶은 말은,

   1. 게키강가는 원작이 아닌 TV판 겟타의 패러디이며 겟타만 가지고  패러디
      한 것도 아니다. ("안돼! 로쿠로오빠는 내 하나뿐인 친오빠야! ... 어째
      서 당신들이 이렇게 싸워야만 하는거지!!!" "녹색의 지구는 우리가 지킨
      다!" ...기타등등 다른 만화에서도 한번씩  봤을법하지만 도대체 어딘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전형적인 대사들로 도배를 해놓았으니 -__-)   또한
      패러디라는 성질상 원작을 뛰어넘는 것은 극히 어렵고 특히나  게키강가
      는 어디까지나 놀이비슷하게 대충 만들어진 서비스 작품임을 감안할  때
      겟타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좀 의미없는 일로 여겨진다. (겟타가 이길
      게 뻔하니까...적어도 객관적으로는. 물론 개인  취향 따라  얘기한다면
      답은 없다. 십인십색이라고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

   2. 저런 어이없는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투자
      가 들어간 인고의 세월과 그 결과로서 한곳에 쌓인 애니문화의 공든탑이
      있어야만 했을까?
      부러워하지만 말고 지금 당장 뭔가 해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나 뭔가 좀 해라!"고 하면 할말 없다;;;

   3. 내일 학원은 지각하겠군. (왜 꼭 밤에 글을 써야 뭐가 되는건지...T.T)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을 위한 멘트.



      "택견 돌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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