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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29] 고지라 대 메가기라스 : G 소멸작전
감상과 연구/특촬관련 | 2010. 7. 12. 23:03
 

*전체적인 소감


이것저것 재미있을 법한 요소는 잘 갖다넣었지만 배합하고 늘어놓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그렇겠지만, 긴장감이나 박력이 너무 떨어집니다. (전작인 밀레고지보다는 아주 약간 나은 감이 있긴 하지만) 이것이 애초에 고지라라는 시리즈 자체가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자유도가 낮아서인지, 아니면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능력 부족인지는 좀더 따져봐야겠지만,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조그마한 텔레비전 화면에다 위아래가 크게 잘린 사이즈로 봐서 감정이입이나 디테일의 확인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도 이유겠지만. (큰 화면으로 보면 좀 달라질려나) 캐릭터들은 설정만으로는 재미있을 법하지만 활기가 좀 부족하고 실제로 스토리와 관계하며 인간됨을 드러내는 부분이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나마 가장 튀는놈이 쿠도입니다만 '경박한 천재'의 전형성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여 별로 재미있는 캐릭터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혹시 내게 마음이 있는거 아냐?'라는 대사를 이용해서 츠지모리한테 카운터를 먹는 부분은 약간 웃겼지만.) 스기우라와 수상이 뭘 감추고 있어서 고지라가 도쿄로 오는지는 끝까지 안봐도 너무나 뻔해서 좀 짜증스러웠고, 설사 짐작을 못했다 하더라도 사실을 들었을 때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평이했습니다. 정부의 독단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보기엔 너무 썰렁하고, 고지라의 동기를 추리하게끔 만들기 위한 트릭이라고 보기엔 너무 허술하지 않은가요?



*고지라


밀레고지에서 이어지는, 보다 예각적이고 공격적인 형상의 고지라. 솔직히 위로 우뚝 솟은 거봉같은 예전 고지라들에 비해 앞으로 뛰쳐나올듯한 이미지가 더 강해서 어쩌면 아메리칸 갓질라(방사능 거대 이구아나)를 의식한 디자인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눈매는 귀엽지만 그다지 고지라 답다는 느낌은 못받겠더군요. 그리고 영화 내에서 고지라의 위치가 상당히 불분명하고 그마저도 자주 바뀐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초반에는 일본을 상습적으로 공격해오는 거대재해(거기에 더해 '고에너지원만 노린다'는 밀레고지의 설정을 따와서 '문명의 천적'이란 이미지를 가미)였던 것이 중반으로 갈수록 단순히 '사냥꾼에게 쫓기는 동물' 같은 느낌으로 축소되어가더니 메가기라스와의 대결에서는 '선악은 물론이고 인류와의 관계도 모호한 프로레슬링 괴수'라는 공허한 이미지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메가기라스 퇴치 후에는 다시 초반의 스탠스로 돌아오고, 디멘션 타이드의 최종발사 후 실종(?)에서는 아직 사라지지 않고 끈질기게 인류(일본인)의 곁에 달라붙어 언제 또 돌아올지 모르는 망령 비슷한 느낌으로 여운을 남기고 있죠. (하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츠지모리가 긴머리 휘날리며 아름다운 석양 속에서 빌딩옥상에 서서 도시를 바라보는 데서 끝맺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장면이었고 또 그 전 장면에서 '해냈어!'라며 환호하는 팀원들의 카타르시스가 약간이나마 남아있을 때 끝을 내는게 더 깔끔했으리라는 생각도 있고요. 이 영화는 결말의 사족 때문에 더더욱 애매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역대 고지라의 이미지를 콜라주하듯이 총동원하여 때려넣고 그 위상을 단계별로 이동시켜가며 관객에게 제시하는 수법은 이미 밀레고지에서도 해먹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다지 쓸모는 없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타락한 어른의 눈으로 봐서 그런가? >_<) GMK에서 고지라를 순수한 절대악으로 등장시키는건 아무래도 이에 대한 반성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흠, 가끔가다 극히 인간적인 (때로는 애교가 담긴) 모션을 취하는 것은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츠지모리의 그리폰과 지나쳐가다 슥 한번 뒤돌아보고는 그냥 가는건...조폭영화에서 형사와 범인이 스쳐지나가는거 같더만요;;;) 예상은 뒤집고 온몸을 던진 공중 다이빙 깔아뭉개기(!)공격도 훌륭했습니다. 근데 이번 고지라의 방사능 화염은 제대로 맞기보다는 빗나가는게 더 많더군요. 고작해야 자위대 전투기나 때려잡고 나머지 놈들은 다 피해가다니. -_-



*츠지모리


동기도 그럴듯하고 포지션도 좋았지만 좀더 설득력 있는 연기와 좀더 많은 활약을 보여주었으면 싶어서 아쉬운 캐릭터입니다. 아마도 고지라 사상 최초로 '방관자'나 '피해자' 혹은 '악의 앞잡이'가 아닌 '히어로'에 가까운 역으로 등장한 여성일텐데, (물론 엄밀히 따지면 90년대 시리즈의 사에구사 미키가 있긴 하지만) 캐릭터 자체는 너무 밋밋하고 임팩트도 덜합니다. 너무 이런 타입의 헤로인이 늘어나서 이미 신선할게 없어서인지, 제작자 측이 묘사에 신경을 덜 써서인지는 좀 애매합니다만. 그래도 고지라의 등에 올라탄 최초의 인간이자 (하는일이라곤 고작 발신기 부착하는것밖엔 없지만... 기왕에 디멘션 타이드를 외부발사형이 아닌 부착형으로 하여 고지라의 체내에 탄두를 박아넣고 안전지대까지 피한뒤에 탄두를 발동시켜 고지라 체내로부터 블랙홀을 만듦으로써 녀석을 날려버리는 수법을 썼다면 츠지모리의 매달리기 액션이 좀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흠 50년대 모험영화틱한 생각이군>) 고지라를 향해 카미카제를 감행하고도 살아난 최초의 인간이라는 영예는 얻었지만 말입니다. 몇몇 장면에서는 고지라에 대한 감정이 너무 과장되어 표정이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나오던데 좀더 냉정하게 사건을 지켜보는 인간형이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미야가와에 대한 애착 때문에 좀 어렵긴 하겠지만) 스기우라에게 펀치를 날리는 건 좋았지만 뒷감당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_< 그리폰은 뭐랄까... 위력은 약하지만 실루엣은 좋군요. 날으는 전기밥통 슈퍼-X보다는 훨씬 멋집니다. 하지만 장난감으로 내놓으면 잘 팔릴지는 의문.



*메가기라스


이놈은 솔직히 메가누라 상태에 있을 때가 최강입니다. (유충일때도 무려 커플분쇄까지 하지 않습니까...설마 질투단?) 군체로 달려들어 습격해오는 그 무서움에 몇놈 나가떨어져도 계속 고지라에게 달라붙어 에너지를 흡수해가는 그 뻔뻔함. <가메라2>의 레기온을 벤치마킹한 듯하지만 솔직히 위력이나 카리스마 면에서 레기온을 따라잡으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라돈의 먹잇감이었으니 당연한건가 >_<) 메가기라스 때에는 날개짓으로 일으키는 고주파공격 말고는 그다지 위력적인 무기가 없고, (고지라의 에너지를 훔쳐 광선을 한발 쏘지만 이건 연속사용을 못하는지 다시 안 쓰더군요;;;) 그래도 특유의 얍삽함으로 고지라를 이리저리 농락하며 지형지물과 자기 능력을 활용한 두뇌플레이를 벌이긴 했지만 역시나 뭔가 좀 부족한 상대였습니다. 결국 고지라에게 맞아 터질 때에는 카타르시스보다는 허무함이 느껴지더군요. 대체 왜 나온 거냐~! 아무래도 이 영화의 포인트는 고지라 대 인류고 메가기라스는 결정적 순간마다 끼여들어 약간씩 흐름을 헝크려뜨려 놓으며 재미를 보태주는 조역에 불과하지 않은가 싶네요. 이름은 멋있었건만. -_- 그나저나 도중에 난데없이 나타나 메가기라스 관련 정보를 해설하는 그 박사아저씨는 대체 어디의 누구시란 말인가? (아니 그보다도 그 곤충채집 소년은 어째서 메가누론이 그려진 도감까지 갖고 있었으며 딱 한번 창문밖으로 그것도 밤중에 휘잉 날라가는 실루엣만 보고 그게 그거란걸 알아챘을까? 하긴 그러니 '곤충박사'인가~~~) 그나저나 중간중간에 나왔던 그 2인조 하수도 수리공 아저씨들은 좀더 활약했으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촌평


기술적으로는 훌륭하지만 이야기에 '그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




PS 볼 기회를 제공해주신 김익환님께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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