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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05] MARVEL MOVIES - 스파이더맨
감상과 연구/영화관련 | 2010. 7. 15. 00:02


원작을 아는 사람의 눈에는 그런대로 만족 입니다.
액션신도 휘황찬란.(매트릭스의 피드백이 너무 노골적이긴 하지만...
피터가 건물뛰어넘기를 하는 장면이나 느린화면으로 쉬리릭 뭔가를 피하는
장면, 혹은 거의 눕다시피 다리를 굽혀서 앞으로부터 오는 타격을 회피하는
것 등등은 영락없는 매트릭스 효과. 뭐 그이전에 홍콩 무협영화의 영향도
무시할수 없겠지만...)

특히나 인물간의 관계나 갈등이 뚜렷하게 맞물려 돌아가는게 좋더라는...
벤삼촌이 돌아가시기 전에 피터에게 충고를 하지만 피터가 그걸 귀담아듣지
않고 반항을 해서 실망을 하는데, 그것이 피터에게 평생 남는 상처가 된다던가...
(뭔가 후르바의 토오루가 엄마 돌아가시는 바로 그날 아침인사 못드린 것 같은;;)
비정한 사업가 아버지가 똘똘한 피터에게만 과도하게 관심을 보이고 친아들인
자기에게는 냉담한데다, 좋아하는 메리제인조차도 실은 피터에게 기운다는 점에
무지하게 좌절하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해리의 씁쓸함이라던가.
왕따이던 피터가 묘한 능력을 얻은뒤 그것을 어떻게 써먹을까 익혀가면서
서서히 성장해가는 모습도 그런대로 입니다. 제임슨 편집장은 진짜 만화하고 똑
같이 깐깐하고 말빨좋고 외고집통입니다. 으흐흐 멋지다.;;;

설정도, 원작을 모르면 그게 그걸로 보이지만 그런대로 그럴듯하게 업데이트
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방사능에 오염된 거미에 물렸다 한마디로 요약되지만 여기서는...
대학 실험실에서 각 종류의 거미들로부터 좋은점만 뽑아서 유전자를 조작한
슈퍼 거미에게 물렸고, 그때 주입된 물질이 dna레벨로 영향을 주어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일으켰다는 설정입니다. 그 때문에 물리기 바로 전에 이 거미는
무엇을 잘하고 이 거미는 무슨 방면에 강하고...라는 설명을 다 해준다는..-_-)
참고로 90년대 애니에서는 코너스 교수가 만든 유전자 재조합기를 실험에 사용
하던 대학생 피터가 그 재조합기로 인해 돌연변이를 일으킨 거미에게 물린다는
내용으로 바뀌어 있고, 이 재조합기는 리저드나 뫼비우스 등등 다른 마블 캐릭터
의 탄생에도 연관되어 있는 설정.
'거미에게 물린다'라는거 빼면 사실상 전혀 다른 원인이......-_-

원작에서는 그냥 두건쓰고 고무마스크로 얼굴 가렸던 그린 고블린이 난데없는
메탈 히어로(메탈 에너미?-_-)가 되어버린건 글쎄 어떨까, 라는 느낌도 약간.
그러나 때때로 얘기를 하면서 눈의 바이저를 열고 맨눈을 드러내는 장치는
꽤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그 좌충우돌 오만방자함도 고블린 그 자체였고
이중인격을 연기하며 점차 지킬에서 하이드로 변해가는 노먼 오스본을 묘사한
윌렘 데포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원작의 설정을 압축하거나 변경한 점도 눈에 띄는데,
일단 원작에서는 능력획득/레슬링/벤삼촌의 죽음/히어로가 되기로 맹세.
이정도가 제1화의 내용이고, 그린 고블린 스토리나 메리제인의 등장은 이후
수년간 연재를 하면서 추가된 내용들을 하나로 집어넣은 것입니다.
사실 원작 초기에 피터의 여자친구는 그웬 스테이시라는 전혀 다른 캐릭터
였지만 피터의 정체를 알아낸 1대 그린고블린에게 납치되어 브룩클린 다리에서
(영화의 메리제인과 비슷하게) 떨어져 죽습니다. 메리제인은 그 시점에서
조연으로 등장하다가 후년 피터와 가까운 사이가 되어간다는...
물론 이번 영화의 메리제인은 떨어져도 끝까지 살아남지만...;;;;
(참고로 90년대 애니에서는 고블린에 의해 강으로 떨어진 메리제인이 이차원
으로 빨려들어 실종되고 끝까지 행방이 안 나오는 걸로 처리됩니다. 중간에
메리제인이 돌아오는 에피소드가 있지만 이때의 메리제인은 마일스 워렌 교수가
만들어낸 클론이었고 결국 피터의 품안에서 죽어버린다는... 급작스런 사정으로
조기종영을 맞았기 때문에 결국 메리제인의 행방은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고,
다만 마지막회에 피터가 마답웹의 인도로 메리제인을 찾으로 여행을 떠나는
걸로 나옵니다....;-_-)

그리고 원작에서 벤삼촌은 피터가 일부러 놓친 그 강도에게 살해당하는 건
같지만...피터가 없는 동안 집에 쳐들어온 그 강도를 삼촌이 막으려다 죽는
걸로 되어있죠. 그러나 극장판에서는 피터를 마중하러 경기장 근처로 차몰고
온 삼촌이 마침 그 강도를 만나 차를 빼앗기고 죽는 걸로 나와, 시간적인 간격
을 줄이고 지나친 우연성을 배제함과 동시에(아무래도 그 강도가 피터네 집까지
일부러 찾아오는것보다는 삼촌이 지나가다 그 강도를 만나는게 더 쉽죠?;;;;)
삼촌의 죽음에 대한 피터의 책임을 더욱 강조하는 효과도 낳았더군요.
참고로 90년대 애니에서는 스파이더맨 탄생비화는 직접적으로 묘사되지 않고
가끔가다 피터의 회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잊을만 하면 그
벤삼촌의 명언 '힘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를 들어야 했다는;;;;;;

또한 원작에서는 해리가 아버지의 죽음 이후 피터와 아버지의 비밀을 알아내고
비슷한 방법으로 제2대 그린고블린이 되어 피터에게 복수하려고 합니다만...
(90년대 애니에서도 같은 길을 걷고, 결국 해리는 정신착란을 일으켜 병원에
수용되어 버림 -_-)
극장판에서는 일단 해리가 복수를 맹세하는 대사는 나오지만 아직 피터의 비밀은
모르는 상태로서,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죠. 속편이 나오는건 확정되었지만
어떤 악역을 기용할지는 제작사 맘이고 하니...
또한 고교졸업후 피터의 주거...실은 메이숙모와 퀸즈에서 같이 사는 시기가 더
길었지만 해리와 함께 도시에 나와서 동거를 하기도 했었는데... 이번 극장판
에서는 그 설정을 살려 아예 도시에 눌러앉은 걸로 바꾼 듯.

그리고 원작에서는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은...초능력 때문이 아니라 피터가
화학실험을 통해 만든 끈끈이를 손목에 찬 특수한 장치(웹 슈터)를 통해 분사
하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그냥 몸속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걸로
간략화. (이건 샘 레이미 이전에 이 프로젝트를 잠깐 맡았었던 제임스 캐머론
감독이 낸 아이디어라는 소문도...)
덕분에 피터가 이 거미줄이 뭔지 모르고 당황하여 벌이는 소동들이 참으로
엽기라는...(저 방에 늘어져있는 거미줄은 다 어떻게 치우려고...?;;;)
거미줄을 뿜어낼때 취하는 그 독특한 손모양은 사실 웹슈터의 스위치가 손바닥에
있어서 그걸 누르기 위해 취하는 동작이었지만...극장판에서는 이리저리 연습
하다가 발견하는 포즈일 뿐...;;;;;-_-

지난번의 X-MEN 영화판과 마찬가지로 원작자이자 프로듀서인 스탠 리가 캐미오
출연을 하는데...X-MEN때는 배경에 그냥 스윽 지나가지만 여기서는 화면에 꽤
크게 나옵니다. 고블린이 거리축제 습격할때 카메라들고 구경하고 있다가 파편
내려오는데 휩쓸려 손녀딸인듯한 여자애를 잡아끌고 도망치려 하는 수염난 노인
입니다. (쉽게 찾을수 있어서 다행이야 T.T)
문제의 삼성 간판...그대로 나오는군요. 그것도 화면 중앙에 근 1분간 비쳐주고
나중에 또한번 짧게 나오는...;;;;;

고블린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멘델 스트롬 박사는 원작에서는 꽤 오래
버티는 캐릭터였지만...여기서는 그냥 돌아버린 오스본에게 말한마디 잘못
한걸 트집잡혀 어이없게 살해당하는 불쌍한 역할로.....-_-
(그러고보니 제임슨 사무실 밖에 있던 여직원은 머리모양을 보아하니 베티
브랜트 같은데 크레딧을 미처 확인못하고... 흑 에디 브록은 어디 있느뇨?;;;
으음 제임슨하고 싸우던 그 통통한 아프리카계 아저씨가 설마 로비 로버트슨
인가? 으윽 원작의 로비는 저리 뚱땡이가 아닌디 어찌된 거시냐~~~~~~~)
피터를 갈구는 우두머리로 뺀질나게 나오는 플래쉬 톰슨은 여기서는 거의 전반
을 장식하는 캐릭터가 되지만 피터한테 한방맞고 메리제인한테도 채이고 등장
안하게 됨...좋은건가 나쁜건가;;;;;;

특수효과가 존 다익스트라. 게다가 외출한 사이 숙부가 살해당했다.
거기에다 악역의 대사 '넌 내 아들[이나 마찬가지]야.'
......뭐이리 스타워즈틱한 부분이 많느뇨;;;;;;;

다른 아메리칸 히어로를 연상케 하는 장난도 꽤 있는데...
메이숙모의 "넌 너무 무리하고 있어. [...] 넌 슈퍼맨도 아니잖아." (푸하하;;)
거미줄 나오는거 익힐때 "shazam!"(캡틴 마블), "up, up, and away!"(슈퍼맨)
같은 딴 만화 슬로건을 외친다던가...(푸하;;;)
숙부의 죽음에 분노한 피터가 웃도리를 풀어헤치며 달려가는건 영락없는
슈퍼맨......(사실 원작에서의 스파이디는 옷깃을 슬쩍 만지작거리며 아무도
없는데로 달려가는 정도인데~ 저렇게 눈에 띄게 움직이면~~~)
레슬링무대에 나가고자 피터가 자기 의상을 디자인하는 부분에서는 마치
안 팔리는 3류 만화가가 세상을 놀라게 해주고자 만화주인공을 창조해내는
업계 관계자의 초장(?)을 보는 듯한 기분이~
(스케치 중에 '만능 벨트?'[배트맨]라고 썼다가 지우는거보고 뒤집어질뻔...;;;)

그리고 미흡한 점이라면...
커스틴 던스트는 메리제인으로는 너무 안 어울리는 이미지라는 것.
(미모의 문제가 아니라 청순한 분위기가 너무 없다는 것이...;;;)
(아니 단순히 입이 크고 주름이 많아서 그런가;;;)
러닝타임이 꽤 길고 내용이 상당히 많은데, 전반이 피터와 노먼이 각각 힘을
얻는 과정, 후반이 둘의 대결로 이루어져 있지만, 전반과 후반 사이에 약간
템포가 느슨해지는 감이 있어서 완전히 몰입하지 못한 관객에게는 지루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고블린은 물리적 공격보다는 심리전으로 피터를 괴롭히려 하고, 클라이막스
에는 상당히 짜증나는 신파를 연출하기 때문에 임팩트가 좀 약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제게는 뭐 그런대로였지만서도) 점도 있겠군요.
또 하나, 역시 피터와 메리제인이 연애장면이 많고 장면 하나하나의 시간도 꽤
많이 안배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서 호흡이 흩어질 염려도 있다는 것.
(둘의 연기는 안정적이었지만 각본상의 대사들이 너무... 썰렁하더라는;;;)

뭐 이런저런 얘기가 나왔지만, 미국만화나 히어로, 아니면 액션에 관심있는
분께는 추천할만 합니다. 이렇게 2d를 성공적으로 실사화한 경우는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2편까지만...3편부터는 솔직히 쓰레기로 생각하니;;) 이후로
처음입니다. 팀버튼의 배트맨은? 이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 쪽은
원작 그대로의 실사화라기보단 감독의 취향이 강하게 개입되어 완전히 딴 작품
으로 환골탈태시킨 거라서... 이와는 좀 경우가 다르죠.
하긴 원작에 너무 충실하다보니 일반관객에게는 식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스파이더맨의 매력은, 역시 마블 코믹스 히어로의 공통적인 매력이기도 하지만
특히 스파이더맨에서 극대화된 매력은 - 서민적이라는 것. 돈 때문에 쪼들리고
정체를 알아낸 악당들이 친한 사람들을 노림으로써 불행해지고, 게다가 언론과
경찰은 자신을 범죄자나 사회악 취급을 하여 때리기를 일삼으니, 정말 피곤한
노릇이죠. 아마도 먹고살기위해 자기가 활약하는 사진을 자동카메라로 찍어서
신문사에 내다파는 히어로는 스파이더맨 뿐일듯...;;; 그 덕분에 상당히 어두운
구석도 감추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고 밝게
수다를 떠는 면도 재미나죠. (갈등이 너무 쉽게쉽게 풀리는 건...아무래도 러닝
타임 관계상 갈등을 풀어보여줄 시간이 없어서던가, 아니면 배우의 연기가 미숙
한 탓일수도.) 상대편 악역들도 나름대로 어두운 과거를 지니고 있지만 배트맨
에서처럼 그로테스크한 레벨은 아니고 오히려 인간적인 면이 강조되어 있다는
점도 특이한 점. (요즘은 별로 특이하지도 않지만) 먼 외계에서 온 선택받은
남자 슈퍼맨이나 돈과 과학으로 처바른 부르주아 배트맨보다는 확실히 평범한
독자에 가깝죠 (육체적으로는 아니지만 적어도 정신적, 환경적으로는...).
그러고보면 올해는 스파이더맨 40주년... 영화 하나를 보기위해 40년을 기다려온
셈이군;;;;; (만세라고나 할까?)

엔딩 크레딧은 꼭 끝까지 보고 나가시길 권합니다. 예전의 스파이더맨(특히
60년대 애니)을 아시는 분께는 추억을 불러일으킬 만한 음악이 끼어있죠.
참! OST도 발매 개시했더군요. CD에는 각도에 따라 포즈가 바뀌는 스파이디의
입체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교보 핫트랙스에서는 1만5천3백원 짜리를 1만2천2백원
에 할인판매 중입니다. (저는 교보와 아무 관계 없지만)


ps 무엇보다 좋았던건 번역:이미도 가 아니었다는 점. >_<

ps 그나저나 메리제인... 그렇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다가 케이블카 겉의 손잡이
   를 타이밍좋게 잡고, 그전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결코 줄을 놓지 않는...
   어찌보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보통사람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캐릭터?;;;;;;

ps "어린이 구하려는 사람을 왜 괴롭혀!!!" 라며 원호사격(...)을 가하는
   수많은 시민들(피터에게 얻어터진 레슬러 본쏘 맥그로우가 끼어있던것 같은데
   맞는지?;;)을 보며 떠오른건...... "파커... 자네는 시민 쾌걸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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