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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6-07] 울트라하 : 외전 '粉紅恐怖'
창작의 샘터/울트라하 | 2010. 7. 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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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하 외전

ウルトラハ外傳

~ Pink  Pineapple  Horror ~

(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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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그녀는 17세 때 교통사고로 죽었다.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앙끄시 곳곳에는 이런 이야기가 유포되기 시작했다.


엿같은 삼류 교육제도와 돈독이 오른 파렴치 교사들과 전근대적인 체벌의 악순환 플러스 이해심이라고는 벼룩시장에 갖다가 팔아먹으려 해도 찾아볼 수 없는 학부모들의 일류대학 열기에 질리다 못해 가출까지도 몇 번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어떤 꽃다운 여고생이, 5월의 어느 맑고 화창한 날에 친구들과 함께 힘겨운 세상 수다로 이겨보자며 접시야 깨져라 타이어야 펑크나라 하고 외치며 (...?) 포장공사도 제대로 안돼 있어서 거칠고 울퉁불퉁하기 짝이 없는 어느 2차선 도로 옆을 지나치다가, 친구들끼리 장난으로 서로 떠밀고 떠밀리기를 반복하던 끝에 발을 헛디뎌서 차도로 밀려난 순간, 과속으로 돌진해 오던 8톤 트럭에 치여서 얼굴의 오른쪽 반이 날아간 흉측한 몰골로 세상을 하직한 사건이 있었다. 사실 여기까지는 다른 곳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평범한 교통사고들과 별다른 차이점은 없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죽은 여학생과 친한 사이였고 사고 현장에도 같이 있었던 서너 명의 여학생들이 밤마다 죽은 친구의 환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녀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 친구는 얼굴의 반쪽이 날아간 그대로 교복을 입은 채 자기들이 자고 있던 침대 바로 위의 천장에 나타나서 아무 말 없이 그들을 차디찬 눈초리로 바라보며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더라고 한다. 경찰과 정신의학자, 초심리연구자들이 동원되어 체험자들과 현장을 면밀히 조사하였으나 집단 히스테리나 정신질환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그들이 자던 침대에서는 주인의 혈액형과는 전혀 다른 혈액형의 핏자국이 검출되기도 했다. (이 핏자국의 주인을 놓고 일부 스포츠 신문에서는 그 여학생들의 평소 품행에 대한 의문을 조심스레 제기했다가 부모들로부터 수십억대의 명예훼손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악몽의 연속과 이에 쏠리는 언론의 쓸데없는 취재 경쟁으로 인해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 된 그들은 자기들이 본 광경과 그에 대한 심정을 장문(長文)의 글로 표현하여 학교신문에 실었고, 그 소식은 금새 전교생에게 퍼져 나갔다. 이상스럽게도 그런 뒤에는 그 증상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문제는, 그 글이 발표된 이후, 그것을 읽은 다른 학생들이 다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해 오기 시작하더라는 것이었다. 이 희한한 사건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한 언론 기관들은 그 기사의 사본(寫本)을 앞다투어 자기네 매체에 게재하였고 그 증상 또한 기사를 읽은 앙끄시 전역의 주민들에게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미친 듯이 그 이야기를 옮겨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기에 몰두했다. 그러지 않으면 평생 동안 그 증상을 안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일단 한 번 그 마력에 걸렸다가 다른 이에게 이야기를 정확히 옮겨 주면 증상이 사라지기는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대신 그 마력을 떠맡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 이상스런 이야기는 급기야 울트라누리, 버그텔(BugTel), 만리안(萬里眼), 유비텔(流蜚Tel) 등등 유수한 PC통신망의 게시판에까지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 피해는 날로 커져만 갔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PETS대원들마저도 막간을 이용한 게시판 검색 중에 이 이야기를 접하게 된 것이다. 신기한 이야깃거리를 찾아 정처 없이 돌아다니던 ‘소년’이 이 문서를 발견한 즉시, 그 내용은 ‘소년’의 멈출 줄 모르는 수다를 통하여 전 대원들에게 전해지고 말았다. 그러나 ‘소년’은 단지 그 이야기가 흥미 있다고 여겨서 그런 것일 뿐, 그 저주가 정말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밤......!




#1. 캐사모스톤 지구, 동거녀의 비좁은 자취방



하루 동안의 고된 일과를 마치고 멋대로 대충대충 깔아 놓은 이부자리에 풀썩 쓰러진 동거녀는 금새 꿈나라를 향한 긴 여행길에 올랐다. 그녀의 엄청난 코골이는 그러잖아도 12시 넘어서 아무것도 못 먹은 채 무심한 주인을 원망하며 한구석에 쭈그리고 누워 있던 애완용 고양이 아롱이를 뜬눈으로 지새게 만들었다.

이변은 바로 그때 일어났다.

갑자기 방 한구석에 놓아둔 허브 화분이 흔들거리고 방 창문과 천장 위의 형광등이 마구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기온은 서리가 내릴 정도로 급강하하였고 창문밖에는 때아닌 벼락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상한 기미를 느낀 아롱이는 온몸의 털을 바짝 곤두세우고 방바닥을 발톱으로 슥슥 긁어 대며 그르렁거리는 중이었다. 물론 천장에는 얼굴의 오른쪽 반이 없는 해괴한 몰골의 여고생 유령이 둥둥 떠올라 재수없이 걸린 영혼을 겁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미세한 떨림 정도이던 방의 진동은 더욱 심해져서 의자가 쓰러지고 책상 위의 액자에 금이 갈 지경이 되었다. 으스스한 기운은 더욱 심해져서 어떤 요기(妖氣)마저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소란에도 불구하고 거녀는 전혀 눈을 뜨지 않고 그 자리에 누워서 드르렁쿨쿨냠냠쩝쩝 입맛을 다시고 코를 골며 잘도 자고 있었다.

아무리 소동을 벌여도 자기 아래의 인간이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지쳐 버린 유령은 스르륵 그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아직 목표는 많이 남아 있으니까 손해될 것은 없었다.

...적어도 유령 쪽의 생각은 그러했다.




#2. H. O. 아뜰리에, 하라대원의 우아한 작업실



하라대원은 주변의 공기가 이상해지는 것을 감지하고 천천히 눈을 떠보았다. 그녀의 머리 위에는 그 소문의 전학생...이 아니라 여고생 유령이 둥둥 떠서 그녀를 위협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라대원은 몇 초 동안 감정 없는 눈으로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더니, 침대 옆으로 팔을 뻗쳐 뭔가를 집어들었다. 다음 순간, 뭔가 반짝하는 것도 잠시, 유령의 머리와 가슴, 배에는 면도날같이 날카롭게 연마된 아트나이프 3개가 가지런히 꽂혀 있었다. 불의의 기습을 받은 유령은 물에 용해되는 소금처럼 스르르 사라져 갔다.

하라대원은 이불을 끌어당겨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잖아도 ××같은 욕메일 때문에 기분 더러워 죽겠는데 별게 다 나타나서 지랄이야. 얼어죽을!”

...그녀는, 차에 치여 죽었다네.




#3. 아름동 28번지, 유태대원의 독신자 아파트



유태대원은 갑자기 서늘한 공기의 흐름이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그의 머리 위에는 교복차림의 얼굴 반쪽을 잃어버린 소녀가 시퍼런 요기를 내뿜으며 떠 있었다.

유태대원은 비교적 건실하고 우직한 사람인지라 처음 순간에는 약간 놀라서 눈썹을 치켜 떴지만, 다음 순간 평정을 되찾고 생각에 잠기는 것이었다. 마침내 해답을 발견한 그는 이부자리 옆으로 손을 뻗쳐 늘 준비해 두고 있었던 길쭉한 금속제 통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신속히 누운 채로 사격자세를 취하고 그것을 유령에게 겨눈 다음 꼭대기의 단추를 눌렀다.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분무(噴霧)가 발사되어 유령의 머리를 뒤덮었다. 유령은 기침을 애써 참으며 사라졌다.

유태대원은 「당신의 머리맡을 지켜 주는 강력 살충제, 로치로치 슬레이어!」라는 레이블이 붙어 있는 그 통을 제자리에 놓고는 다시 잠을 청했다.

“으음, 요즘은 파리들도 교복을 입고 다니나 보군.”

...신장 160cm짜리 파리도 있는가!




#4. 신천지 특별지구, 피요대원의 아담한 하숙집



갑자기 밀려오는 한기에 문득 잠이 깬 피요대원은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곳에 떠 있는 유령의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신속히 그 좌표를 어림짐작으로 산출한 뒤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양 볼을 꼬집고 냉수를 한 사발 마시고 어푸어푸 세수를 함으로써 자기 정신이 맑음을 확인한 다음, 공업용 계산기, 노트북 컴퓨터, 각종 줄자와 각도기, 디지털 카메라, 18시간 연속 작동이 가능한 휴대용 녹음기, 시험관과 비커 세트 등을 쫘르륵 펼쳐 놓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일단 유령의 출현 사실, 상태, 성질,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 치수(?) 등을 침착하게 기록한 피요대원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핏방울을 시험관으로 잽싸게 캐치하여 그 성분을 분석하고 증거가 될 만한 심령 사진을 스무 통 가량 찍은 뒤에 사다리를 타고 유령에게 다가가서 마이크를 들이대고 여러 가지 궁금한 점에 대해 인터뷰를 시도한 다음, 유령 주변의 방사능 계측, 공간 왜곡도 측정, 자외선 및 적외선 촬영 등을 쉬지 않고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 너무나도 학구적인 반응에 놀란 유령은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또 다시 사라져 버렸다.

“어머나, 가 버렸네. 아직 해부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개구리가 아니야.




#5. 역시 신천지 특별지구, 유성대장의 불타오르는 하숙집



이상한 흐느낌 소리를 듣고 어렴풋이 잠이 깬 유성대장은 천장에 이상한 물체가 떠올라 있는 것을 알아채고는 잠시 동안 열혈에 불타는 눈동자로 상황을 목도한 다음 뭔가 큰 결심이라도 한 것처럼 침대에서 서서히 몸을 일으키더니 다음 순간 비호같은 몸짓으로 침대를 박차고 튀어 올라 떨어지는 핏방울을 유유히 피하며 서커스단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3단 공중 대회전을 보여주면서 방 한구석에 사뿐히 내려섰다. 이미 그의 복장은 마루치 아라치가 입다가 물려준 태권 도복과 영광에 빛나는 검은 띠, 그리고 머리에 질끈 동여맨 머리띠가 특징적인 대련 복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무지개 색으로 번뜩이는 그 머리띠의 가운데에는 鬪魂이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서예 붓으로 갈겨써져 있었다.

늠름한 모습의 유성대장은 바닥을 박차고 뛰어올라 유령의 아래턱에 이단 옆차기를 날리기 시작했다.

“사랑과 정의의 데라씨네 울트라매그넘하이퍼골든스페셜앱솔루트피니쉬 킥!!! 너의 인생을 바꿔주마!!!”

유령은 뜻밖의 공격에 당황한 나머지 담배 연기처럼 형체를 감추었다.

“평화를 위협하는 무리들은 내가 처단한다! 자아, 언제든 올 테면 와라!”

...벌써 갔다오.




#6. 이파리(草葉) 연립주택, ‘소년’의 위험한 숙소



“와앗♥ 교복이야 교복♥ 루즈삭스야 루즈삭스♥ 짧은치마야 짧은치마♥ 이건 신이 내게 내려 주신 절호의 기회야!”

오늘밤도 어김없이 폐인이 될 위험을 무릅쓰고 밤늦도록 연애시뮬에 매진하고 있었던 난파 전문가 ‘소년’은 난데없이 천장에 떠오른 유령의 존재를 알아차린 즉시 물 만난 고기처럼 야단법석을 떨기 시작했다. 2D의 여인들에게 진력이 난 그의 눈에는 유령의 반쪽난 얼굴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오직 그녀가 입고 있는 교복과 쭉쭉 빵빵 호리호리한 프로포션만이 문제였다.

‘소년’은 방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주변 고등학교들의 졸업 앨범을 면밀히 조사하여 유령의 출신교를 추정해 낸 다음 책꽂이에 어지럽게 꽂혀 있던 게임 공략본들을 참고하여 효과적으로 여자친구를 사귀는 방법에 대한 십계명과 수개월 분의 재미나는 일정표 짜기에 대한 전략을 마스터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리고는 즉시 부엌으로 달려가서 상큼한 향기가 감도는 홍차를 타 오고 덤으로 하트 모양의 초콜렛도 한아름 들고 와 탁자 위를 장식하였다. 그 다음에는 물론 감미로운 최신 유행의 음악을 틀어 놓고 수첩을 꺼내어 관심을 가질 만한 화제를 골라낸 다음 평소의 입담을 살려서 천장을 향하여 별별 기찬 이야기들을 떠들어대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 너무나 상냥한 대접에 정신이 나가 버린 유령은 자기도 모르게 바닥으로 내려와 ‘소년’의 옆에 멈춰 섰다.

그 순간, ‘소년’이 살그머니 그녀에게로 다가서서 교복 단추에 손을 갖다 대고는 부드럽게 유령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네가 싫다고 하면 그만 두겠어♥”

너무 순진한 나머지 난파의 도(道)를 체득한 이 기괴한 사내를 이해하지 못한 유령은 혼비백산하여 허공을 향해 달아나고 말았다.

“...이, 이봐! 이름은 가르쳐 주고 가야지!”

...이것이 少年의 로망♥




#7. 치매동 33번지, 무휼박사의 딱딱한 연구실



잠이 깬 무휼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한참 비비고는 사방을 둘러보더니 천장에 떠 있는 유령을 발견했다. 그는 유령의 반쪽난 얼굴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고는 카르테를 작성한 다음 조제실로 가서 알맞은 약 몇 가지를 조제한 다음 친절한 설명으로 가득한 처방전을 작성해서 약과 함께 봉지에 넣어 사다리를 타고 유령의 곁에 다가간 다음 봉지를 그녀의 손에 쥐어 주었다.

“출혈 과다, 영양 상태도 불량, 게다가 상처는 지금 당장 치료하기에는 너무 깊군. 하지만 응급 처치는 해줄 수 있겠지.”

그는 연장을 챙겨 들고 와서 황당한 나머지 제자리에 얼어붙어 버린 유령을 천장으로부터 억지로 떼어 내어 바닥으로 끌어내린 다음 침대에 눕히고 간단한 지혈 치료를 해준 다음 흉한 부분에 약을 바르고 붕대로 감아 주었다. 그리고는 자기가 잘 아는 명의(名醫)의 주소와 호출기 번호를 적은 명함을 건네주며 말하는 것이었다.

“치매동 46번지로 가서 풍림잭을 찾게나. 내가 보냈다고 하면 틀림없이 잘해 줄 게야.”

무휼박사는 여전히 황당해 하는 유령의 어깨를 기운차게 두드려 주며 그녀를 문밖으로 배웅하는 것이었다. 멀어지는 유령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혼잣말을 뇌까린다.

“...저런 절망적인 환자를 볼 때면 의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회의를 느끼곤 하지. 그러나 나는 믿고 있다네. 자네라면 꼭 저 애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안 그런가? 태환군...”

...이것이 醫師의 로망...?




#8. 앙끄시 교외, PETS본부 중앙통제실, 어메장관의 임시숙소



어메장관은 부스스한 머리를 가다듬고 눈을 떴다.

그도 물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눈을 뜨자마자 유령을 발견하였다. 그의 터미네이터만큼이나 예리하고 독수리만큼이나 날카로운 눈은 유령의 전신을 쓰윽 훑어보더니 순식간에 중요한 사항을 파악했다.

“...으음, 80-58-87...인가♥ 나이는 한 17쯤 되어 보이는군.”

...바로 유령의 스리사이즈를. (...)

장관은 은근히 남모를 중년의 기쁨에 젖은 나머지 숨을 가다듬고는 저스티 우에키 타이라가 아자린 여왕에게 그랬던 것처럼 너무나 엉성하고 빈틈으로 가득한 듯이 보이면서도 한없이 다정하고 푸근하며 자애로운 그 미소를 (...) 유령을 향해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붉디붉은 피를 살짝 핥으며 중얼거린다. 그에게는 이미 유령의 반쪽난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다.

“오오, 이것이 바로 處女의 피......♥”

왠지 위험한 기색을 느낀 유령은 도망갈까 말까 생각하기 시작하지만, 그 순간 장관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동작을 취한다. 그 동작이란 대원들이 사준 새 침대 한편에 장치된 버튼을 살짝 누르는 것에 불과했지만, 그 결과 유령이 붙어 있던 천장 가운데에는 그 어떤 생물이나 에너지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역장(力場) 그물이 둘러쳐졌고 그와 동시에 장관이 누워 있던 침대가 천장을 향해 빠른 속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천장의 보수나 전구 갈아 끼우기 등등 잡다한 작업을 위해 용수철 장치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장관 자신조차도, 그런 것이 이런 용도에 쓰일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만.

천장으로 다가오는 침대 위에서 행복에 겨운 어메장관은 근엄한 얼굴로 두 팔을 한껏 벌리며 외쳤다!

“좋았어 Baby, 나의 하트에 불을 붙였다제♥”

그날 밤, PETS 본부의 반경 30km 이내의 공간에는 이제까지 그 누구도 들어보지 못했던 소녀의 날카로운 비명이 메아리쳤다고 전해진다.

...이것은 中年의 로망.




#9. 終  章



그 이후, 앙끄시에서 그 유령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전해진다. 소문에 의하면 스스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일에 싫증이 나서 그만 둔 것이라고도 하고, 또는 어떤 고약한 인간의 만행으로 인해 순진 무구하던 시절을 마감했기에 구천(九泉)으로 떠나 버린 것이라고도 하지만, 그 진상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리고 우리의 용감한 PETS대원들 역시, 자기들의 체험을 단순한 꿈으로만 여겼기에 서로에게 이야기하지 않은 채 잊어버렸고, 그리하여 이 사건은 그대로 세월 속에 묻혀 버린 옛 이야기로만 남고 말았다. 다만, ‘소년’은 그날의 경험을 잊지 못한 나머지, 유령과의 사랑을 소재로 한 신감각 연애시뮬의 아이디어를 끄적여 두었다가, 모 게임 업체의 사용자 아이디어 컨테스트에 제출하여 일등상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앙끄시란, 바로 그런 곳이기에 재미있는 것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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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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