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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0-09] 울트라하 : 외전 '의료문제'
창작의 샘터/울트라하 | 2010. 7. 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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ウルトラハ外傳

 ̄ THE  MEDICAL  PROBL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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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되는거야! 벌써 세시간동안 여기 있었다구!”

“아저씨, 새치기하지 말아요! 아실만한 분이 왜그래?”

“총각, 내가 눈이 안 보여서 그러는데 이 영수증 좀 써주려우?”

“에... 그러니까 성함이... 지 옥자(字), 섬자(字) 되신다고요...?”

“엄마 어디갔어~ 아아앙~~~”

“차례대로 줄을 서 주세요! 차가 지나가니까 옆으로 비켜서세요!”

“번호표 여기서 주는 거 맞수?”

“저쪽 카운터로 가셔야 하는데요.”

“거기 가니까 이리로 가라고 해서 그러우!!!”

“예, 문의해 보겠습니다... ... ...뭘하길래 아직도 통화중인거야...”

“애초에 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글러먹었다구! 내말좀 들어보라니까!”

“죄송합니다. 저희 구청에서는 백신이 다 떨어졌습니다. 가장 가까운 수리구청으로 가시면 아직...”

“내가 수리구에 사는데 여기가 더 가까워서 온 거라구! 이제와서 그게 뭔 소리래!”

“언제나 이 소동이 끝날까요?”

“앞으로 한달은 계속된다는데...”

“...그래서 동사무소별로 나누어서 일정 연령대 이상만 하는 식으로 그렇게 해야지 이렇게 한데 몰아놓고 약이 없다고 하면 폭동밖에 더 되나!”

“아저씨, 건의함은 저쪽입니다...”

보건소가 가까이 붙어있는 앙끄시의 거의 모든 관공서에서 이런 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체 어찌된 일인가?



모든 것의 발단은 수일 전에 앙끄시 근교의 종합화학단지에 나타나 난동을 부리다가 밥벌레 공무원집단(?) PETS와 불법밀입국 우주괴인(?) 울트라하의 활약에 의해 격퇴된 화학괴수 알케미돈의 시체 처리 문제에서 비롯되었다. 특유의 산성 분비액을 이리저리 뿌려대며 방위군의 대괴수 전자그물과 PETS의 항공전력을 마비시킨 알케미돈은 화학공장의 저장탱크를 차례로 두들겨부숴 가며 아황산칼륨과 황화수소와 그외 몇몇 구별이 잘 안가는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염색용 혼합액을 벌컥벌컥 들이마시고는 공장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일산화탄소 연기로 입가심을 한 뒤에 앙끄시 중심가를 향하여 힘차게 날아올랐던 것이었다. 바로 그때, 찬란한 빛과 함께 나타난 울트라하가 괴수의 세 갈래로 나뉘어진 고탄력성 꼬리를 붙들고 늘어졌지만 괴수는 그 하중(荷重)을 그대로 매단 채 하늘로 날아올라 구름 위로 사라졌다. 지원차 구름 위로 용감히 날아올라간 펫츠이글 α호와 취재차 구름 위로 결연히 날아올라간 금지해 기자의 ACN 보도헬기가 지켜보는 가운데 거인과 괴수는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공중전을 벌였고, 마침내 울트라하가 모든 에너지를 발 끝에 집중하여 필살의 퀸 섬머솔트킥을 날려, 괴수는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공중에서 대폭발을 일으켰다.

“잘했어, 울트라하! 최고닷!”

“금기자님... 지금 방송 중인데...”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현장의 불타는 열기를 몸소 전하는거야!”

“...그런가요?”

“...그런거지.”



거기까지는 좋았으나, 그 뒤가 문제였던 것이다.

라하세르의 엄청난 광(光)에너지를 실은 혼신의 킥을 맞은 괴수는 전신에서 격렬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폭발, 분자 수준의 아주 작은 파편들로 갈라져 전 앙끄시 상공으로 흩어지고 말았다. 그 파편들은 약간의 오염에 시달리긴 했어도 그나마 다른 대도시들보다는 비교적 청정하였던 앙끄시의 대기를 순식간에 오염시켜, 앙끄시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 특히 면역력이 약하고 체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아이들이 이후 수주일 동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생활에는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한 호흡곤란과 만성 기침에 시달리게 했던 것이다. 게다가 일부 환자에게서는 피부질환과 뇌장해 등 상당히 심한 합병증의 징후까지 나타나고 있었다. 이중에서도 가장 심한 증세를 보인 사람은 이 스토리가 시작할 때 수감되어, 그 흔한 특별사면의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지금까지도 갇혀있었던 화이트핸드의 지도자 김전욱 씨였다고 한다.

“나는 화이트핸드를 그만 두겠다!”

...그는 이 말을 내뱉은 직후 겁에 질린 간수들에 의해 그 유명한 뻐꾸기둥지 정신병원으로 비밀리에 옮겨졌다고 전해진다.

앙끄시의 일인자인 그레이스 써니박 시장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시립 연구소의 이시영 박사가 급거 개발한 대기정화시스템 A.N.C.(Air Neutral Cleaner;대기중성정화기)-2000을 투입하려 하지만, 이는 시스템의 내부에 숨어든 의문의 초소형 스파이머신의 공작으로 인해 보기좋게 실패하고 만다.

“중장님. 지시하신 오퍼레이션 사보타지는 문제없이 성공했습니다.”

“수고 많았다. 이제 이걸로 저 귀찮은 PETS에 대한 신용도가 더욱 떨어지겠지. 더불어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불청객 아가씨의 평판도.”

그 배후에는 방위군의 전력증강을 주창하는 청운중장의 공작이 있었다...

(이들이 누군지 모르신다면 지나간 에피소드를 다시 읽어 보시길)

이런 속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지방정부 보건청은 무휼박사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진을 총동원하여 괴수의 파편으로 인한 괴질을 진압하려 한 끝에, 인체에 침투한 문제의 이물질을 자연적으로 분해, 비활성화시켜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바꾸는 경이의 치료제 ‘가면라이더 V3백신’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누구야? 저런 이름을 붙여야 효과가 난다고 말한 게!”

“시끄러! 모든 것은 세가타 산시로님의 뜻이다!”

무휼박사가 다소 시대착오적인 사람이란 건 이미 다들 아실 터이다.

그러나 이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때마침 격화되고 있었던 의약분업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병원과 약국에서 이 백신의 공급이나 접종을 거부했다. 게다가 의약분업을 둘러싼 투쟁에 은밀히 관련되어 있었던 대규모 제약회사들이 시의회를 상대로 벌인 로비가 빛을 발하여, 시 정부는 본 약품의 생산권을 독점하는 대신 그 공급량을 기존 업체들의 이익을 크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로 한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던 것이다.

“그 의원들은 백신을 어떻게 맞으려고 그랬을까요?”

“뻔하지 뭐! 벌써 제약회사에서 뇌물 대신 접종을 미리 해준걸게야!”

별별 직업을 다 겪은 뒤 마침내 구청 공공근로에까지 흘러온 조필성씨는 마침 같은 구청의 구내식당에서 일하게 된 수진과 알게 되어 자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이 누군지 모르신다면 지나간 에피소드를 다시 읽어 보시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장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 정부가 일정 기간동안만 각 구청에 설치된 보건소에서 집중적으로 주민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식으로 계획을 짠 나머지, 엄청난 인파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모여들어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이다.

특히 시청 근처에 위치한 중앙보건원의 경우는 정도가 더욱 심해서, 백신 접종을 기다리느라 건물을 두 번씩이나 빙 둘러싸면서 줄줄이 늘어선 시민들은 물론, 의약분업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답변을 요구하는 의사협, 약사협, 제약업계 대표들, 기타 의료종사자들의 여러 파로 나누어진 치열한 시위로 인해,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를 달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어째서 우리까지 경비를 서야 하는거야?”

유태대원이 힘빠진 목소리로 인큐버스 아이스바를 입에 털어넣으며 투덜거렸다. PETS 또한 표면상으로는 방위군에 소속된 조직이므로, 이런 경비업무에 동원되는 일은 종종 있다. 뒤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던 어메장관이 우주전함 거북선 담배를 한 가치 빼물며 냉정한척 이야기한다.

“높으신 분들의 정치적 전술이지. 아무리 실수라고는 해도 괴수가 앙끄시 상공으로 접근하는 것을 저지하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되도록 방치한 것은 우리들의 책임이라는 거야. 그로 인한 비난이 시 정부와 방위군에게까지 돌아가지 않도록 우리를 전면에 내세워 방패막이가 되도록 하려는 거지.”

“장관님은 억울하지도 않습니까? 그렇게까지 꿰뚫어보면서...”

더위에도 불구하고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하라대원이 쿡 찌른다.

“난 상관 안해. 내일부터 휴가니까. 내가 없는 동안 잘들 부탁하네.”

“앗 비겁하다~~~ 그런게 어디 있어요!”

‘소년’의 비통한 절규를 전혀 못들은척 씹으며 장관은 마침 뒤쪽에 주차시켜 둔 비이클에서 걸어나온 유성대장에게 은밀히 속삭인다.

“그러니까 내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 그래 그렇게 해주게. 이건 중요한 일이야. 어쩌면 ‘푸른 구름’의 의도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알겠습니다. 걱정마시고 다녀오십시오.”

물론 두 사람은 근처 자판기에서 캔음료를 사들고 오던 피요대원이 그 대화를 우연히 엿들은 것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물론 피요대원 본인도 그 대화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느덧 주사로 시작하여 주사로 끝나는 보건원의 하루도 저물어 가고, 하늘에는 아름다운 석양이 깔리기 시작한다.

그런만큼 대장의 제안은 매우 분위기를 잘 탄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때, 기분도 축축한데 노래방이나 한 판 때리지?”


  (이들이 누군지 모르신다면 지나간 에피소드를 다시... 아니 잠깐만, 당신, 정말로 이들이 누군지 모르는 거야?!)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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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TUDIO ASTRONUTS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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