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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7] 울트라하 S.O.L. #4
창작의 샘터/울트라하 | 2010. 7. 4. 22:37
 





“그러니까 이 일은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우리의 컴퓨터로 슬금슬금 숨어들어오는 바이러스 중 일부는 사실 지구인이 만든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럼 누가 만들었죠, 당신이 했나요, 마츠모토상?”

“난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미도리상. 지난번에 발표된 이 <초현상 저널>의 연구결과에도 나와 있듯이, 세계의 한다 하는 해커들이 주요 바이러스들의 전파 경로를 추적했는데도 종착점을 결코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은...”

“당신 헛소리를 믿느니 차라리 리처드 기어가 나방인간이란 얘길 믿겠네요.”

ICPO 니프티[日本] 지부의 쿠마바라[熊薔薇] 국장은 오늘도 끊이지 않는 A파일 요원 두사람의 티격태격을 들으며 묵묵히 아삼 티를 마시고 있었다. 정말이지 예전의 국제경찰은 희한한 사건들을 다루긴 했어도 이정도로 질이 떨어지지는 않았었는데 말이야... 타키[瀧], 난바라, 미즈키, 카네다, 버킨......

차차 백발로 변해가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뉴스패드를 넘기던 그녀의 눈에 어떤 기사가 들어왔다. 무심하게 훑어보던 국장의 미간에 가벼운 주름이 나타났다.

◎린디아 뉴젤리대학, 신형 교사[校舍] 종합통제 시스템에 바이러스 침투◎

‘컴퓨터 바이러스’일텐데 ‘사상자 30명’이라는 건 대체?





울트라하 외전 「SISTERS OF LIGHT」

제 4장 타키니스Takiniss





찬드라 아소카 교수는 웬만한 일에 대해서는 화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 위대한 마하트마 간디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그는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었고 그에 걸맞게 처신할 줄 알았다. 그리고 일이 꼬이더라도 되도록 좋은 방향으로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장점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일단 화가 나면 그는 갠드라스 강의 대홍수보다도 통제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런 때였다.

“그래서 자네는 그 흉물스런 시스템으로 이 교정을 뒤덮겠다 이 소린가!”

상대방은 학장이었지만 찬드라는 그런 것 따위는 이미 안중에 없었다. 학장 역시 그의 그런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정면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달래는 방향으로 나가려 했다. 그의 눈이 먹이를 달라고 조르는 너구리처럼 간사하게 빛난다.

“그건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떤 일류 대학이라도 꼭 하는 일일세. 보라구. 이 플랜대로 중앙에 커다란 중추신경망을 설치하고 각 교사의 채광, 보안, 온도, 습도, 방범, 청결, 수송 등을 제어하는 단말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여 관리하게 하는 거지. 뿐만 아니라 학사관리, 문제은행, 채점평가, 일정조절, 수강신청 등을 점차 자동화․전산화하여 불필요한 인력 낭비를 줄일 수도 있네. 물론 그 모든 것은 이 학장실에 연결된 장치로 모니터할 수가 있어서 고장이 생기면 즉각 대처하도록 지시를 내리지. 수리가 곤란할 때를 대비해 자가진단 및 자가수복 장치도 완비하고 있단 말일세.”

“결과적으로는 대학의 모든 것을 자네가 한손에 쥐고 흔들게 되는 건 아닌가? 난 자네가 단지 학생들의 복지나 교직원의 업무경감을 위해 이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나도 인간이니까 후세에 이름을 날리고 싶은 생각이야 왜 없겠냐만... 자네가 아무리 반대해도 그 뭐시냐, 자네들의 그 빈민가 구제 프로젝트에 예산을 돌릴 생각은 없네. 우린 구호시설이 아니라 교육기관이야. 그런 문제는 정부나 AOL에게 맡기고 우리는 내실을 다져야지, 안 그런가?”

“우리가 언제 테레사 수녀처럼 길거리로 나서서 캠프를 짓고 공짜로 식량배급을 한다고 했나? 빈민가에서 태어나 어렵게 살기 때문에 일자리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정보 교육을 시키자는 것일세! 고기가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주자는 얘기지. 내 기획서를 제대로 읽기는 했는가?”

학장은 이거 이대로 가면 끝이 없겠군, 이라 생각하고는 단호하게 말한다.

“분명히 읽었고 직원회의에서 검토도 끝냈네. 뜻은 훌륭하지만 우리로서는 아직 두 가지나 큰 사업을 벌일만큼 예산이 남아돌지는 않아. 정부 지원도 공짜로 나오는게 아닐세. 눈에 보이는 성과가 세상을 움직인다는 것 정도는 자네도 알지? 이미 우리가 초빙한 기술자들이 시스템의 기초작업을 완료했네. 이젠 전체를 연동시키는 것만 남았지. 이제와서 이 계획을 백지화한다면 관료들에게는, 그리도 투자자들에게는 뭐라고 할 셈인가? 자네도 자네 제자처럼 현실에 눈을 뜨길 바라네!”

찬드라 교수는 타지 마할이라도 뽑아들 기세로 학장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통로 여기저기에 못보던 케이블들이 뻗어가는 것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채...

‘아샨티 군, 내가 한 말은 건성으로 들은 건가? 유감스러운지고!’





“틀림없는 거야, 시타르?”

그 말에 대답하는 것은 노란 사리에 파란 어깨띠가 산뜻한 흑발의 소녀였다.

“나랑 타키가 골백번은 더 확인했을거다. 너희들 눈으로 직접 보라구.”

곱슬머리에 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인 지두 마하티르와 코안경을 끼고 듬직하게 생긴 코찬 세가람필라이가 모니터를 향해 얼굴을 기울였다. 모니터에는 세계의 각국을 표시한 지도와 그 사이를 어지럽게 넘나드는 대여섯가지 색깔의 라인이 표시되어 있었다. 각 라인들이 만나는 지점에는 컴퓨터의 IP 어드레스와 접속시간이 상세하게 표시되어 있는데, 시간대별로 각각의 선이 점멸하면서 서로서로를 연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이 마지막으로 도달한 지점은...

하늘 위였다.

약간 장신에다 가늘고 섬세한 손가락을 지닌 시타르 간디는 다소 피곤한 얼굴로 두 소년을 차례로 돌아보며 말했다.

“몇번을 해봐도 똑같은 결과였어. 3개월 전부터 계속 다른 경로를 통해 여러 번 해킹을 시도한 사례가 있었잖아? 그래서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몇몇 관계기관의 협력과 외국 대학의 상담을 받아서 전산센터의 자원을 풀가동해서 IP를 추적했거든. 그런데 모든 결과가 똑같이 이쪽에 집중되어 있다구!”

“하지만 이건 아메리고의 상업위성 아냐?”

마하티르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한다.

“그래, 4년 2개월 18일 16시간 8분 40초 전에 발사되어 고장 한번 없이 잘만 돌아가는 녀석이지. 참고로 이름은 SD-L482 스타도터StarDaughter랜다. 센스가 영 개판이야. 나같으면 좀더 웅대하고 시적[詩的]인 이름을...”

코찬이 짐짓 점잔빼는 태도로 안경을 고쳐쓰며 그녀의 말을 가로막는다.

“이름은 나중에 실컷 짓게 해줄게. 위성을 경유해서 지구의 누군가가 접속해온 건 아닐까? 반드시 우주에서 온 전파라고 확신할 수는...”

“그런데 위성에서 또 역추적을 하다 보니까...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도 소행성대 쪽에서 다중방향 무선으로 강제접속한 것 같더란 말야. 그쪽에는 아직 인류가 도달한 일이 없지? 안그래?”

시타르의 어조는 단호했다. 두 소년은 다시금 데이터를 검토하더니, 결국에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말하는 것이었다.

“이거 뭔가 큰걸 잘못 건드린 느낌인데.”

“수드라가 끌던 수레 같은 거?”

“말 조심해라. 같은 인간이라구.”

“생각이야 그렇지만 아무래도 실제 부딪혀보면.”

보다 못한 시타르가 끼어들었다.

“카스트에 대한 토론은 사회학 시간으로 넘기고, 지금 문제는 이 설명할 수 없는 결과를 어디에 먼저 보고할까 하는 거야. 좋은 생각 있는 사람?”

코찬이 손수건으로 안경을 닦으며 어렵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우리 말을 믿어 주겠냐?”

마하티르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우리는 교내 네트웍을 늘 망가뜨리는 걸로 소문난, 자칭 천재클럽, 타칭 악동클럽이니 말이야...이런 말 우리가 하긴 좀 그렇지만...” (;;;)

시타르는 몇백년간 공양받지 못해 화가 난 칼리 여신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일깨워줘서 대-단히 고맙구나.” (-_-)

이렇게 바쁠 때 하필 타키마저 조교에게 끌려가다니 난 운도 되게 없어......

“자업자득이라구. <시바>에 접속하는 건 역시 무리였다고 생각하는 게...”

마하티르는 다음 순간 칼리의 펀치를 맞고 하늘을 유영하고 있었다. 맥없이 날라오는 그의 몸뚱이를 엉겁결에 척 받아든 것은 바로 찬드라 교수였다.

“자네들 마침 자리에 있었군. 저번에 얘기했던 일, 도와줄 수 있겠나?”

“아 교수님이시군요! 준비는 다 끝냈습니다. 이쪽으로.”





아샨티 브라흐마나르는 자기 앞에 앉아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동그란 눈망울을 열심히 굴리는 갈색 피부의 교환학생을 한숨과 함께 바라보았다. 어째서 요즘 아이들은 대학에 들어와도 고교생일 때의 유치함을 벗지 못하는 걸까? 게다가 나는 왜 여기에서 이짓을 하고 있어야 하나?

“타키니스...라는 이름이었지? <시바>를 해킹하는 게 얼마나 중한 일인지 알고는 있었어?”

“그건 좀 교활한 질문이라고 여겨지는데요 조교선생님. 만약에 제가 몰랐다고 한다면 정말로 몰랐냐고 다그치실테고 알았다고 하면 그것 봐라, 너는 정말 못된 애로구나 하고 야단을 치실 수 있으니까요.”

“아샨티라고 불러도 돼. 그리고 질문을 받았을 때 한발 앞서서 따지고 들어가는 건 별로 현명하지 못하고 생각하는데. 그럼 다시 묻겠어. 시바를 해킹한 목적은 뭐지?”

소녀는 씨익 뻔뻔한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저도 그냥 타키라고 불러주세요, 샨. 이제야 말이 통하는군요. 역시 선인들이 ‘레몬이 없으면 시트론으로 만족해라, 하지만 시트론을 꿀에 재어두는 것을 잊지 마라‘라고 한 건 틀리지 않았다니까요.★”

아샨티는 멋대로 자기 이름이 축약된 것에 대한 당돌함과, 선문답같은 그녀의 대답에 대한 황당함으로 머리가 뒤죽박죽될 지경이었지만, 겨우 정신을 추스리고 조교다운 얼굴로 질문을 되풀이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라고.

“어째서 시바를 해킹했냐면요, 놀라지 마세요, 그애가 나쁜 옆집 고양이에게 홀렸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아주 나~쁜 고양이죠. 이야옹★”

옆집 고양이는 또 뭔가. 아샨티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하마터면 스승인 찬드라의 억양으로 벼락같은 호통을 칠 뻔 했다. 그러나 대신 그녀는 조용히 손을 내밀더니 주어진 권한을 초월하여 눈앞에 있는 소녀의 양볼을 꽉 잡아당겼다.

“장난은 집에 가서 하는게 어때?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교내문제를 떠나서 경찰에 넘길 수도 있어. 엄포라고 생각지 마.” (-_-)

“으하~ 아하오~ 스얀~ 마하게오~ 나저오~” (;;;;;;)

장난기를 완전히 벗어던진 타키가 뺨을 문지르며 털어놓은 말은 강렬했다.

“..................외계의 뭐라고?”

그러나 비현실적이어서 느낌이 제대로 오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외계의 어딘가로부터 항성간 다중방향 무선파를 이용해서 궤도상의 상업위성을 경유, 이리저리 맴을 돈 다음에 가장 적절해 보이는 네트웍에 숨어들어 중앙 컴퓨터를 손보는 짓을 누가 하고 있다~ 라는 말이죠. 단순한 장난으로 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대체 범인은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한 저희들은, 시바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죠. 얘, 그사람이 네게 무슨 짓을 했니? 설마 비슈누 신의 명을 어기고 길가에 있는 소를 잡아먹으라 한 건 아니겠지? 라던가, 뭐 그런거요.★”

“컴퓨터가 소를 잡아먹던가...?” (-_-)

“배고프면 먹을 수도 있죠 뭐. 하여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저희가 시바에 접속한 결과 아주 흥미로운 것을 찾아냈어요. 퀴즈 하나 낼게요 샨. 세포와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일정 조건이 되면 활동하기 시작해서, 스스로를 복제하여 퍼뜨리는 게 뭐죠?”

“그건.................”

갑자기 웬 퀴즈? 라고 생각하면서도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든 아샨티는 문제의 답을 생각해내고 흠칫했다. 설마?

“어머나, 기사 아저씨가 돌아왔어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이라도 가져왔나 보죠? 문은 제가 열게요.”

대학의 중앙 컴퓨터인 시바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브레인 룸에 들어갔던 전산센터 요원 바드 마하라바디야가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창백해서 마치 자와할랄 네루의 유령이 코끼리를 몰고 와서 파이프 담배를 피며 공중제비를 돌고 있는 광경이라도 본 듯 했다.

그는 타키는 본체만체하고 아샨티에게 곧바로 뭔가를 이야기했다.

“디지털 변이[變異] 알고리듬이라고? 확실해?”

“확실해요. 그것도 아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모체[母體] 프로그램이 단속적으로 신호를 보내어 기존 프로그램의 코딩을 통째로 변환시키고 있습니다. 결과물은 우리도 전혀 본적 없는 이상한 코딩이에요!”

“이제와서 이런 일이 생기다니, 각 동의 접속도 거의 끝났잖아? 감염된 블록만 차단해서 치료할 수는 없을까?”

“잊으셨어요? 시바는 하나의 생물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각 블록 중 하나만 떨어져나가도 제기능을 못해요. 이제와서 정지시키면 재조정하는데 수억 루피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저희 레벨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구요.”

이럴 수는 없었다. 은사인 찬드라 교수의 반대마저 물리치고 빈민가 지원 프로젝트를 포기한 뒤 어렵게 잡아낸 자리인데 이렇게 되다니 이건 해도 너무한다. 아샨티는 구내전화를 통해 학장을 불러냈지만 그는 상황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직원회의와 학생회를 소집하여 결정을 내려보겠다고 태평스럽게 말한 뒤 전화를 끊어버렸다. 젠장 이래서 관료물 먹은 것들은 좋은 말 해줄때는 엄청나게 좋아하다가도 문제가 생겼다면 꾸물거리기 시작한다는 거야.

그들은 브레인 룸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아샨티는 바드를 돌아보며 물었다.

“이상[異常] 코딩의 진행률과 가능한 대응 방법은?”

“진행률은... 속도가 너무 엄청나서... 불과 5시간 동안에 44%에서 85%로! 이대로라면... 대응방법은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상정한 백신은 만들어져 있지 않고, 문제의 코딩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회로 자체에까지 물리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요! 학장이 뭐래든 전원은 일단 꺼야 합니다!”

같이 뛰던 타키가 처음 보는 진지한 얼굴로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샨, 통로의 조명이 바뀌었다는 생각 안 드세요?”

“뭐?”

조명이 점차 어두워지더니 붉은 비상등으로 바뀌었다. 창문은 이중 셔터로 밀폐되고, 천장에서는 보안용으로 설치된 가스 스프레이와 스프링클러가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교정의 나무들은 저절로 쓰러져 사람들을 덮쳤고, 잔디밭에서는 평소보다 많은 살충제가 쏟아졌다. 통로와 통로 사이의 방호문이 저절로 닫혀서 사람들이 꼼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게다가 시스템 통합을 위해 곳곳에 뻗어있던 전선과 와이어들이 갑작스럽게 증식하여 촉수처럼 사람들을 휘감기 시작했다!

학장실에서도 회의차 모여서 잡담이나 하고 있던 몇몇 사람들이 당황하여 문을 두들겨대고 있었다. 내보내줘~

“말도 안돼! 이건 B급 공포 영화가 아니야!”

“그러게 제가 아주 나쁜 고양이랬잖아요. 속셈은 모르겠지만 건강에는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네요. 혹시 쥐덫 필요하세요?”

“아니, 됐어......” (-_-)

아샨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소녀의 태평함이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들은 무수한 장애물을 돌파하여 약 14분 22초만에 브레인 룸에 도달했다.





시바의 실체는 원래 새하얀 우유빛이 감도는, 곡선과 직선이 잘 조화된 반원형의 신경망 컴퓨터와, 반투명의 케이블로 복잡하게 연결된 각종 주변장치들, 그리고 나아가서는 전교에 걸쳐 있는 수십 가지 단말과 접속되어 있는, 완전히 독립된 네트웍 그 자체였다. 그러나 수수께끼의 변이 알고리듬에 의해 점령당한 지금은, 그 외관마저도 바뀌어 사악한 검은 빛의 심장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다.

시바의 외장은 형상기억형의 유체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특별한 위험이나 상태의 변화에 맞춰 그 색이나 형태가 미묘하게 변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이는 물론 수리를 맡은 기술자의 편의를 위한 설계였지만, 시바에 침투한 불청객은 그것마저도 전혀 엉뚱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간의 심장처럼 생긴 검은 빛의 주름진 물체는 기분나쁜 소리와 함께 맥동[脈動]하고 있었다.

“이게... 시바라구......?”

“아무래도 아잔타 본존불처럼 보이지는 않죠?” (*^^*)

“농담할 기분 아냐. 이건 완전 괴물이잖아. 바드, 이 엉킨 선들 좀 해체할 방법을 찾아봐. 어떻게든 메인 프로세서에 접속해서 정상으로 되돌려야 해. 원래의 코딩은 이 디스크 박스를 뒤지면 80% 정도는 백업본이 나올테니까...”

그러나 다음 순간, 바닥에서 차고 올라온 케이블의 촉수가 그녀의 손을 때려 디스크 박스를 놓치게 했다. 놀랄 새도 없이, 케이블은 능숙하게 박스를 들어올렸다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서 내용물이 산산조각나게 했다. 아샨티는 농락당한 기분에 못이겨 입술을 깨물었다. 그들의 뒤에서는 브레인 룸의 셔터가 닫히고, 안은 완전히 밀폐되었다.

“아~ 갇혔다 갇혔다. 뉴젤리에 처음 왔을때도 이런 기분이었죠. 전차는 느려터지고, 사람들은 무관심하고, 인력거는 비싼데다, 거리는 어찌나 숨막히는지! 그래도 살아갈 수 있었던 건 역시 갠드라스 강의 무한한 은총이 있어서였던거예요. 뭐 자세히 뜯어보면 시궁창 땟국물이지만 말이죠~ 냐옹★”

“말장난할 기운이 있으면 나갈 궁리를 좀 하라구! 바드! 이쪽을 잡아!”

“어쩌시려구요, 주임님?”

아샨티와 바드는 가장 본체와 가까운 비상용 캐비닛을 억지로 집어올려 본체를 향해 집어던졌다. 그러나 아까보다 더욱 굵고 촘촘하게 자라난 케이블 더미가 팔처럼 그것을 잡아채더니 두 사람을 향해 도로 집어던지는 것이었다!

“흐아아아아아~!!!”

그때 어디선가 많이 듣던 목소리가 그들의 귀에 들려왔다.

“때맞춰 왔군. 각도 140도, 에너지 출력 100%, 좌표 X34, Y52, Z61, 쏴!”

브레인 룸의 천장 환기구 뚜껑이 떨어지고, 위기일발의 순간에 두 명의 사람 그림자가 튀어내려와 위성수신용 접시안테나처럼 생긴 묘한 기구를 날아오는 캐비닛에 들이대고 오렌지색과 흰색이 섞인 눈부신 섬광을 발사했다. 그 섬광에 맞은 캐비닛은 본체 쪽으로 되튕겨져, 검은 심장에 정통으로 부딪혔다!

“마하티르! 시타르! 잘 와줬어! 용케도 제시간에 그걸 완성했네!”

“우릴 우습게 보면 곤란해! 게다가 타키, 이 중력 반발 광선은 네가 설계한 거였잖아. 괜히 우리가 천재클럽이 아니라구!”

“언제는 악동클럽이라더니?”

시타르의 딴지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하는 마하티르였다.

“너희들은 도대체...?”

아샨티와 바드가 멍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마하티르는 거드름을 피우며 과장된 몸짓으로 자기소개를 한다.

“재미나는 일이 있으면 어디든 가는 크리슈나의 아이들이죠.”

“정식 명칭은 딴거예요. 얘가 이럴 때마다 낯을 못들겠어.”

시타르의 시어머니같은 소리에 타키가 웃음짓는다.

“그런데 코찬과 교수님은? 함께 있지 않았어?”

“당연히 별도의 임무를 수행중이시지. 왜 그거 있잖아.”

“아, 알았다!”

“저어, 말하는데 죄송하지만 지금 이럴 때가...”

바드가 가리키는 곳을 돌아보자 아까보다 더욱 많아진 케이블들이 끝에서 방전[放電] 스파크까지 일으키면서 그들 쪽으로 슬금슬금 기어오고 있었다. 게다가 아까 들어온 환기구마저도 별도의 셔터에 의해 닫혀버렸다. 일행은 케이블의 기세에 몰려 브레인 룸 한쪽 구석에 몰리게 되었다. 시타르가 외쳤다.

“마하티르, 반발광선!”

“내가 말 안했던가? 아직 동력계 문제가 남아서 한번밖에 못 써. 망가졌다구.”

“뭐어야~ 너 여기서 나가기만 해봐. 갠드라스강과 키스하게 해줄테니!!!”

“너희들 모두 좋은 학점은 못 받을 줄 알아~~~~!”

거의 자포자기한 아샨티가 소리쳤다.

“모두 눈 감고 갖고있는 금속을 버려!”

타키가 품에서 작은 은단통같이 생긴 물체를 꺼내더니 스위치를 켜고 다가오는 케이블들을 향해 던졌다. 은단통에서는 순식간에 섬광과 함께 엄청난 자력선이 뻗어나와 케이블들을 마구 뒤엉키게 했다. 마하티르가 신이 나서 펄쩍 뛴다.

“야아~ 그거 지난 겨울에 학장의 자동차를 얼어붙게 했던 그거지?”

“이름하야 냉각 자력탄 제1호. 별명은 인디라의 미소.”

시타르가 엄숙하게 덧붙인다.

“이름이야 어쨌든, 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하잖아?”

아샨티의 말을 듣고, 타키는 들어왔던 문을 가리켰다.

“아, 지금쯤 시간 됐겠네. 가서 밀어보세요.”

“에에~?”

엄하게도 셔터와 문이 미는대로 열렸다. 전자록의 계기판에는 아까와 똑같은 자력탄이 하나 더 붙어 있었다.

“자물쇠가 잠기지 않게, 들어오기 전에 하나 붙여뒀거든요.”

아샨티는 이 얼토당토않은 아이들이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미쳐 날뛰던 교내의 시스템이 잠잠해졌다. 그틈을 타서 청원경찰과 지방 기동대가 돌입하여 가스에 중독되거나 케이블에 묶이거나 기타등등의 이유로 부상당한 사람들을 구출해냈다. 시타르가 PRT[개인용 통신기]를 통하여 어딘가와 연락을 취하더니 기쁜 얼굴로 보고했다.

“교수님이 해냈어! 코찬이 교수님을 모시고 일찌감치 밖으로 대피해 있었거든. 우리는 환기구를 통해 여기로 오는 동안 복도의 연결망을 가능한한 못쓰게 만들었고. 그 사이에 교수님은 경찰에 이 일을 알리시고, 빈민가에 설치했었던 PC캠프로 달려가셔서 낡은 전용회선을 통해 시바의 뒤통수에 한방 먹이신 거라구!”

아샨티는 허탈감에 거의 주저앉을 뻔 했다. 그녀가 중얼거린다.

“그럴리가... 말도 안돼... 분명히 구식 회선은 모두 철거하고 완전히 다른 대역[帶域]의 주파수로 교체했을텐데... 게다가 그런 허름한 시설을 가지고...”

타키는 재미있어 죽겠다는 얼굴로 이야기한다.

“옛날에 왕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성을 쌓고 그 속에서 모든 것을 누리는 게 꿈이었다죠. 그래서 몇년간 열심히 노력해서 꿈꾸던 성을 쌓고 안도하고 있었는데~ 아니아니 글쎄 세~상에, 바로 그날밤 성벽이 무너지고 왕자는 깔려 죽었더래요! 아시나요 아시나요 어째선지 아시나요? 그건 바로 어미쥐가 새끼쥐를 찾기 위해 성벽에 파고 있었던 쥐구멍 때문이었다나요!★”

“꿈............”

아샨티는 망연자실하여 중얼거렸다.

“내 꿈은 ... 틀렸던 걸까.....”

그런데 바로 그때, 시바의 검은 ‘심장’이 붉게 빛나기 시작하더니 다시 형태를 바꾸어가는 것이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에너지의 파동이 중앙 컴퓨터의 주위를 둘러싸고 세찬 비바람과도 같은 풍압[風壓]이 밖으로 나가려 하는 타키 일행을 내리눌렀다. 이미 지구상의 것이 아닌 기계로 바뀌어버린 그 존재로부터, 뭔가 2진법의 연산을 뛰어넘은 악의[惡意]에 가득한 신음소리 같은 것이, 아샨티의 귀에 들려왔다. 대체 무엇을 하려고?

타키는 여전히 소풍와서 비를 만난 듯한 얼굴로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고양이가 화가 났어요. 빨리 도망치는게 좋겠는데요. 아마 다음다음 복도까지만 가면 구조하러 온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자, 어서 뜁시다 깡총!★”

“뜁시다 깡총...이라니... 넌 대체......” (;;;;;;)

아샨티의 맥빠진 얼굴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은 다들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나 급한 나머지 타키가 자기들을 따라오는 척 하다가 다시 브레인 룸으로 돌아간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바드... 그 애는 어디......?”

“예? 같이 오지 않았던가요? 저는 주임님이 데려오시는줄 알고...!”

이미 현관까지 달려나와 교정에 선 아샨티는, 불안한 얼굴로 전산센터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서는......!





타키니스는 변이를 계속하고 있는 시바의 본체 앞에 섰다. 몇 개인가의 케이블이 문어발처럼 그녀를 향해 위협적으로 뻗어왔지만 그녀의 주변에 둘러쳐진 보이지 않는 힘이 그것들을 튕겨내었다. 타키는 품에서 브로치처럼 생긴, 갈색의 보석이 박힌 장식물을 꺼내어 결의에 찬 표정으로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그리고 오색의 빛이 주위를 감싸고, 덮쳐오던 케이블들이 분자 레벨로 분해되어 사그라든다.

빛 속에서 나타난 것은, 붉은 빛이 감도는 브라운과 실버의 컬러링이 눈부신, 울트라하와 같은 종족의 전사였다. 그녀는 사방을 둘러보더니 시바의 주변을 향해 손에서 푸른 빛의 광선을 발사했다. 기괴한 생물처럼 계속해서 변하고 있었던 중앙 컴퓨터의 본체와 주변기기가 차차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외부에서 시바의 상황을 모니터하던 찬드라 교수와 뒤늦게 달려온 아샨티 일행은 변질되었던 프로그램의 코딩들이 차차 원래대로 복원되는 것을 확인하고 의아해한다.

전사의 모습이 된 타키는 시바에게 데이터를 입력하는 인풋 패드 앞에 서더니, 갈색의 빛살 몇줄기로 변하여 디스플레이 화면 속으로 뛰어들었다. 스스로를 전자적[電子的]인 데이터의 흐름으로 바꾸어 시바의 메인 프로세서와 접속을 시도한 것이다. 빛의 흐름이 쉴새없이 이어지는 회로[回路]의 숲을 지나 모든 데이터가 한 곳으로 모이고 다시 빠져나가는 거대한 디지털의 광장[廣場]으로 타키는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그녀가 찾던 것이 있었다.

광장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반투명의 거대한 파이프와도 같은 구조물. 그것을 끈질기게 감싸안고 어떻게든 밀려들어오는 정보를 정리하고, 바깥의 회로와 프로그램 코딩을 자신의 방식대로 변조하려고 애를 쓰는, 크리스탈상[狀]의 해파리와도 같은 정보 생명체[情報生命體]. 녀석은 수 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서서히 자신을 분해하고 전송하고 복제, 재조립하여, 뉴젤리 대학의 교사를 자기의 새로운 수족으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시바는 그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보라빛과 하늘빛이 교대로 떠오르는 해파리형의 생명은 아름다운 색채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려 했다. 그것은 초보적이지만 알아들을 수는 있는 ‘마음의 언어’로 변환되어 타키니스의 초감각 중추에 직접 전달되었다.

/// 미안, 본의, 아니었어. 다른 생물, 몰랐어, 정말로. ///

/// 혼자니? 어디서 왔어? ///

/// 고향, 옛날, 잃었어. 새로, 살곳, 필요해. ///

/// 그래서 계속 전파 상태로 우주를 떠돌다가 여길 찾아냈구나? ///

/// 내가, 한 일, 부적절. 원주민, 놀랐어. 다른 방법, 원해. ///

/// 글쎄... 이대로 두면 저들이 너를 찾아내어 소거할거야. 그렇다고 네가 저들에게 해를 끼치게 둘 수도 없고... 어쩌는게 좋을까. 이거 고민되네. ///

완전히 악한 생물이라면 (생물이라 부를수 있을까?) 흔적도 없이 제거하려고 직접 시바의 심장부까지 찾아온 타키는 의외로 여리고 불쌍한 디지털 괴수의 실체를 알게 되자 망설이게 된 것이었다. 고민하는 그녀의 뇌리에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 어머나, 이런 곳에서 또 다른 울트라인을 만나게 될줄은 몰랐군요! ///

/// 누구죠??? ///

/// 아참, 모르시겠군요. 저는 우주 스테이션 ANC-98의 콘트롤 AI입니다. 이름은 안시[A.N.S.I.]라고 하죠. 당신의 동족 라하세르와는 구면이랍니다♡ ///

타키의 눈 앞에는 처음 보는 장난기어린 소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녀는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두터운 겨울옷과 목도리를 하고 벙어리 장갑마저 끼고 있었다.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이 너무 리얼해서 타키는 순간적으로 현기증마저 느꼈다. 타키는 찬드라 교수가 말도 안되는 설비로 시바의 파이어월을 뚫고 들어온 진짜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이 소녀, 아니 이 AI가 뭔가 관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편지는 주고받지만, 당신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요. ///

/// 당연하죠. 저의 존재는 비밀이거든요. 라하세르의 정체를 제가 숨겨주는 조건으로 저의 존재를 그분이 숨겨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

/// 그렇다면 당신은 지구인조차도 모르는 진화형 AI라는 거죠? 혹시 이 아이를 도와주실 수는 없을까요? 머나먼 곳에서 와서 집을 찾고 있다는데. ///

안시는 애처롭다는 얼굴로 해파리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 이 아이는 우리와는 달리 증식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서, 상당히 위험한 잠재능력을 지니고 있어요. 아무리 불쌍해도 이런 애는 우리와는 공존할 수 없겠네요. 자칫하면 우리까지 흡수당할 수도 있거든요. ///

/// 그거라면 제가 해결할게요. ///

아직도 영문을 몰라 벌벌 떨고 있는 해파리를 향해, 타키는 기도하듯이 두 손을 모으고 선 다음, 모여 있던 두 손바닥을 양 옆으로 펼쳐 잠시 교차시켰다가 원 모양을 만들며 앞으로 뻗쳤다. 거기서 나온 엄청난 양의 섬광은 해파리를 완벽하게 둘러싸더니 생명의 빛이 반짝이는 그 중추핵[中樞核]만을 남기고 나머지 데이터를 흔적도 없이 소거해버렸다. 그리고 눈부신 에메랄드빛 캡슐에 둘러싸인 그 중추핵은 약간씩 부풀어오르더니 주위로부터 모은 전자와 양전자를 가지고 전혀 다른 데이터의 몸체를 구성, 마침내 완전한 형체로 되살아났다.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은 맑은 보랏빛 눈동자를 지닌 페르시아 고양이였다!

/// 와우. ///

안시는 진심에서 우러난 감탄사를 중얼거렸다.

/// 이로써 이 아이의 ‘마음’을 제외한 모든 부차적인 데이터는 제거되고 재구성되었어요. 기억도 성격도 예전 그대로지만 전파상태로 돌아다니거나 기계를 흡수, 조작하는 능력은 제외시켜 버렸죠. 고양이로 만든건 순전히 취향 때문이지만 당신 마음에 맞으면 좋겠네요. ///

/// 아주 마음에 드는걸요. 이렇게까지 해준다면... 데려가야겠죠? /// (&^^&)

그리고 그 순간, 시바의 메인 프로세서는 완벽하게 해파리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본래의 빛으로 깜빡이기 시작했다. 손상된 데이터와 덧씌워진 코딩은 99% 이상이 정상으로 복귀했다. 뉴젤리 대학의 위기는 지나간 것이다.

/// 라하세르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언젠가 또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라하세르 이외의 사람에겐 물론 제 얘긴 비밀입니다. ///

/// 약속할게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는군요. 이거 아세요? 옛날에 코끼리와 아주 사이가 좋은 총각이 살았는데... ///

사건이 해결되자마자 평소의 수다벽이 튀어나오는 타키였다......;-)





“그러니까 그때 도대체 어딜 가 있었냐구.”

시타르는 타키의 볼을 꼬집으며 계속 캐물었다.

“글쎄, 그게 그렇게 중요할까나? 어쨌든 시바는 말끔히 고쳐졌고 학교도 제대로 돌아왔고, 샨도 마음을 돌려 찬드라 교수님의 구호계획에 협조하기로 했다니 잘 된거 아니니? 당분간은 이상한 일도 없을테니 학점에나 신경쓰자고~ 응?♥”

“네가 학점에 신경쓰자는 것만큼이나 못 믿을 소리도 없지~에에잇!” (*^^*)

“아흐~ 이하으~ 아흐아이아~ 으안 아아앙여~;;;;;;”

타키보다 인기 좋은 타키의 볼살...... (뭐시라?)

“야! 둘이서만 뭐가 그리 즐겁냐? 이걸 좀 봐라!”

마하티르가 교정 저편으로부터 커다란 파일을 들고 달려온다.

“진짜 중요한 거야 이번에는. 귀신들린 학교 따위는 비할 바가 못 돼!”

코찬도 상기된 얼굴로 안경을 들썩거리며 같이 달려왔다.

“그러니까 무슨 사건이냐 하면...........”

타키와 시타르는 장난스레 혀를 쏙 내밀어 주고는...

기숙사를 향해 서로 손을 잡고 정답게 달리기 시작했다! *^^*






Chapter 4.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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