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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22] 울트라하 : 외전 '英雄時代'
창작의 샘터/울트라하 | 2010. 7. 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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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하 외전

ウルトラハ外傳

~ THE  EPOCH  OF  HEROES ~

(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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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캄캄한 밤이다.

안경을 낀 젊은 사내가 날렵한 몸놀림으로 어느 대저택의 높고 높은 벽돌담을 넘어 바깥쪽 길바닥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갑작스럽게 도약을 해서인지 몹시 숨을 헐떡였지만 몇번의 깊은 심호흡으로 겨우 진정시키고 재빨리 일어서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일단 저택을 빠져 나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곳은 1차 방어선에 불과했다. 그가 내려선 곳과 외부 차도 사이에는 아직도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넓은 사유지가 펼쳐져 있어서, 그 중간에는 첨단 전자 감시망과 사냥개들, 그리고 뛰어난 밀렵꾼의 솜씨를 이용한 각종 덫이 거미줄처럼 깔려 있었다. 거기에다 잠깐이라도 지체했다가는 뒤에서부터 몰려나오는 검은 옷의 패거리들에게 붙잡힐 염려도 있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둠 속을 향해 냅다 뛰었다.



겹겹이 펼쳐져 있는 감시망은 그럭저럭 따돌렸다. 이제 몇 미터만 더 가면 차도가 나오고 미리 대기시켜 놓은 차가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만약 저들이 그것까지 내다보고 손을 써 두지 않았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서였지만. 그는 적외선 고글을 이용하여 갈대숲 사이에 펼쳐져 있는 가느다란 빛줄기들을 감지하고는 준비해 둔 도구를 재빠른 손놀림으로 조작하여 그 곳을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로프를 잡아걸고 타잔처럼 잽싸게 줄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뒤쪽에서는 쉴 새 없이 쫓아오는 추격자들의 외침과 고함 소리가 들려 오고 있었다. 운이 없어서 자기네 편이 놓은 덫에 걸린 녀석도 있는 듯 했다. 저 쪽에 파 놓았던 함정 안에는 마비증세를 일으키는 독액이 잔뜩 풀려 있던데 그쪽에나 좀 빠질 것이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겨가는 동안, 그의 뇌리에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마음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사내는 마침내 차를 대기시켜 둔 곳에 이르렀다. 그는 조심스럽게 사방을 살피고는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차 앞좌석으로 살그머니 들어가서 열쇠를 꺼내어 꽂고 시동을 걸려고 했다. 그 순간, 그는 차 안에 뭔가 낯선 냄새가 희미하게 퍼져 있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비호같이 차 밖으로 뛰쳐나와 옆에 있는 숲 속으로 거의 구르다시피 해서 달려갔다.

그 순간, 요란한 폭음과 함께 사방으로 금속과 플래스틱이 날아올랐다.

‘쳇, 가솔린 탱크 안에 액체 폭약을 들이부어 놓았나......?’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분명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나무숲 속에서 스무 명 가량의 시꺼먼 복장을 한 자들이 원숭이같이 부드러운 몸짓으로 튀어나와 그의 주변을 둘러쌌다. 그들의 얼굴은 표정없는 칠흑의 가면으로 뒤덮여 있었고 그들의 허리에는 각자 저마다 다른 무기를 휴대하고 있었다. 그들의 동작에 군더더기는 하나도 없었으며, 그들의 팀웍은 완벽하게 짜여져 있었다. 그 어둠의 사자(使者)들이 서 있는 뒤편에서 유일하게 정장을 입은 사람 하나가 침착한 걸음으로 걸어나와 사내를 비웃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그 앞에 멈춰 섰다. 그를 맞이하는 복면들의 태도로 보아 우두머리임이 틀림 없었다.

“이런 이런, 주인 나으리께서 몸소 이 미천한 몸을 맞이하러 나와주시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군요. 생신인줄 미처 모르고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으니 어쩐다?”

사내는 다소 긴장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냉정을 잃지 않고 농담을 걸고 있다.

“아니오 아니오, 오히려 이렇게 찾아주시니 제가 영광이지요. 선물은 전혀 필요 없습니다. 대신에 당신이 저희들에게서 빌려가고자 하셨던 것만 도로 내놓으시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테니까요.”

쌀집 둘째아들처럼 생긴 인상 좋은 남자는 보기와는 달리 꽤 수완가인 듯했다. 그도 역시 냉정을 잃지 않고 정중하게 젊은 사내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었다.

“그건 곤란합니다. 제게는 의무라는 것이 있어서 말이지요.”

“그거 유감이군요. 하지만 우리에게도 우리의 의무가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계속 거절하신다면 도리없이...”

“...실력행사로 나갈 것이라는 말씀입니까?”

“잘 알고 계시는군요. 그럼 어쩌시겠습니까?”

“그런 얘기까지 듣고 나니, 더더욱 안되겠는데요.”

“좋습니다. ... 여보게들, 손님을 잘 대접해 드리도록! 어쩔 수 없을 경우에는 장례를 치르게 되어도 상관없다!”

정장의 남자는 희미한 조소(嘲笑)를 보일 듯 말 듯하게 흘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와 동시에, 복면의 패거리들이 침입자를 향해 질서정연하고도 빈틈없는 움직임으로 달려들어, 그를 쓰러뜨리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침입자는 연약해 보이던 몸을 이끌고 공중으로 박차오르며 속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습격해 오는 무리들을 향해 한 치도 어긋남이 없는 페이스로 일격을 가하는 것이었다.

“촌.철.살.인.(寸鐵殺人)!”

“흐어어어억!”

그가 던진 날카로운 백금 펜촉들은 정확히 습격자들의 손발이나 허리를 찌름으로써 그들의 움직임을 둔화시켰고, 아직 공중에 머물러 있던 남자는 그 틈을 타서 재빠른 황소앞뒷발차기와 달걀다리사이에넣고 으깨기(...) 기술을 펼쳐 그들 중 다섯 명을 순식간에 일소(一掃)했다. 곧 나머지 패거리들이 가세하여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고, 남자는 현란한 파티마식 격투술로 그들의 허점을 찔러 위기를 벗어나려 하였다. 그러나 저택에서 또 다른 패거리가 세 번에 걸쳐 지원병으로 달려왔기 때문에, 쓰러뜨려야 할 적의 수는 갈수록 늘어났고 남자의 체력에는 한계가 닥쳐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복면의 닌자들은 죽창과 단검을 꺼내들고 남자의 주위를 서서히 조여 오기 시작했다. 펜촉을 다 써버린 남자는 제 자리에 서서 니힐한 웃음을 애써 지어보이며 다가오는 적들을 힘빠진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격투 중에 입은 이마의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 것도 모른 채.

‘내 행운도 결국 다한건가? 李家의 닌자단이 이렇게나 많을 줄은......’

쌀집 둘째아들처럼 수더분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들의 두목은 양복 윗주머니에서 담배 한 가치를 꺼내 물고는 느긋하게 이 싸움을 관전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자아, 파티를 시작합시다!!!”

이런 기괴한 외침과 함께 어디서 날아왔는지도 알 수 없는 몇 개의 섬광탄(閃光彈)이 포위당한 남자의 발치로 데구르르 굴러들어와서는 파지직 대폭발을 일으켰다. 남자의 주변은 수백와트짜리 섬광으로 둘러싸여 대낮처럼 환해졌고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한 복면들은 섬광에 눈이 부셔 본능적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숨쉴 사이도 주지 않고 오색 연기를 내뿜는 연막탄이 터져 나와, 그들은 남자의 모습을 완전히 놓치고 말았다.

“어디있지! 놓치면 안돼!! 연막을 걷어! 열 감지기를, 빨리!!!”

그들못지 않게 황당한 표정을 짓고 얼어붙어 있던 젊은 남자는 옆에서 누군가의 다급한 손이 자기 팔을 붙잡고 끌어당기는 것을 느꼈다. 남자는 처음에는 그것을 뿌리치려다가, 그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아보고는 재빨리 그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주변에 모여들어 있던 복면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지켜보던 우두머리까지도 얼이 빠진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들이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미 남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면목이 없습니다. 당주(當主). 다 잡은 거라 생각하고 방심한 탓에... 조금만 더 주의했었더라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자네들은 최선을 다했으니까 너무 민망해 할 건 없어.”

평범한 듯하면서도 비범한 인상을 풍기는 이 남자는 물고 있던 담배를 가만히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는 알맹이가 튀어나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으스러뜨렸다. 그 정도로 그의 자제력은 대단했다.

“...그보다도 사후 수습이 중요하다. 빨리 돌아가서 계획을 재검토하는 게 좋겠지. 이만 철수하자!”

“옛!”

복면들은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난 뒤, 귀환을 서둘렀다. 크게 다치지 않은 자들은 부상당한 동료를 저택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현재 리가의 당주, 리 샤오밍(利小民)은 밤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라케시스 토마토니언, 운이 좋은 남자로군......’



그들이 탄 조그마한 자동차는 교외의 어느 클럽하우스에서 멈추었다.

또 한 사람의 남자와 함께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있던 억센 얼굴의 사나이, 라케시스 토마토니언은 도어를 열고 건물 앞에 내려섰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에다 피로도 장난이 아니다. 빨리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위험에서 발을 뺄 수 있도록 구해준 이들에게 사례는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는 차 안에서 미소짓고 있는 소년에게 말했다.

“덕분에 살았다. 뭐라고 감사해야 좋을지 모르겠군. 내 평생에 연수생에게 도움을 받아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말이지...”

티없는 얼굴을 하고 지성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그 소년은 예의 바르게 대꾸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 말씀만으로도 정말 영광인데요.”

라케시스는 약간 눈쌀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긴장이 풀리니까 아까 입은 상처가 더 쑤셔 오는 듯 하군. 제기랄.

“자네들은 어떻게 할 건가? 연수기간은 내일까지일텐데...”

“말씀대로입니다. 내일 아침 일찍 나우민국으로 출발합니다.”

“자네들이 하루만 더 일찍 떠났더라면 난 살아남지도 못했겠군.”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생각할수록 오싹한 건 사실이었다.

“역시 대령님의 행운은 다하는 법이 없나보군요. 그럼 저희들은 이만.”

소년의 정중하지만 무게있는 인사에 라케시스도 경례로 답했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우람하고 사람좋게 생긴 소년도 뒤쪽을 돌아다보고 인사를 했다. 라케시스는 무심결에 두 사람이 꽤 친한 친구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운전석의 소년이 동료 쪽을 돌아다보았고 뒷좌석의 소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는 털털거리는 소리를 내며 출발했다.

라케시스는 조용히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차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자 건물로 들어갔다. 누군가가 기쁘게 반겨 주는 소리가 들린다.



차는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 도시로 접어들었다.

운전에 몰두해 있던 앞좌석의 소년이 갑자기 생각난 것처럼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숙소를 몰래 빠져나간 건 어떻게 설명할 셈이지?”

“문제없어. 우리 방에는 잠금장치를 단단히 걸어 놓았고, 밖에서 감시당할 때를 대비해서 스탠드업(*사람의 형상을 따서 실제 인물 크기로 만들어진 간판)도 몇 개 세워두었으니까. 미리 장치해 둔 녹음기는 우리들의 가짜 대화를 열다섯 시간 동안 계속 리피트하게 되어 있지. 게다가 누가 강제로 열고 들어오기라도 하면 곧 이걸로 알 수 있다구.”

소년은 호주머니에서 비이퍼를 닮은 정밀기기를 꺼내 보여주었다. 운전석의 소년은 앞차가 갑자기 차선에 끼어든 것을 재치있게 피해나가면서 웃어 보였다.

“하여간 자넨 정말 못말리는 친구야. 어메군.”

무표정하게 바깥의 불빛만 쳐다보고 있던 뒷좌석의 소년도 미소를 지었다.

“그러는 자넨 어째서 나를 따라온 거지? 하이아군.”

“...그야, 일생에 몇 번 없는 연수기간을 훈련과 교육으로만 보내기에는 너무 따분했으니까... 게다가 자네하고 같이 다니면 뭔가 꼭 재미있는 일이 생기더란 말이지. 안 그래?”

“...틀린 말은 아닌걸.”

둘은 뭐가 우스운지 장난꾸러기처럼 킥킥거리며 웃었다.

차는 코스모 72번가(街)를 넘어서 휘리아드 공항을 지나 아스테리스 류지 기념 박물관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희미하게 아침 햇살이 비쳐 오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한통 합중국에서 있었던 작은 사건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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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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