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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19] 울트라하 : 외전 '그날밤에 생긴 일'
창작의 샘터/울트라하 | 2010. 7. 4.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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ウルトラハ外傳

~  POWER FAILURE! ~

(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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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아직도 바깥으로 연락이 안되나?”

마지막 남은 담배 한 가치를 방금 다 피운 어메장관이, 상당히 울적한 목소리로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물어보았다.

“안됩니다. 일반통신은 물론이고 군용 긴급회선까지도 완전히 불통입니다. 아무래도 어제의 태양 흑점 폭발 때문에 전파 송수신에 혼란이...”

본부 주임 오퍼레이터인 젤러스 정이 급박하게 보고한다.

“유선으로는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시내전화는?”

“그것이 마침 그저께 근처 도로포장 중에 전화선이 파손되는 사고가 일어나 복구 중이었다는데... 아직 다 고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PETS본부는 앙끄시 교외의 외딴 곳에 처박혀있는 판국이므로 반경 6km 이내에는 도움을 청할 만한 곳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통신이 끊어졌다는 것은 상황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뜻이었다.

“정떨어지는군. 노후에 은퇴하면 이민이라도 가야겠어. 내부상황은 어때?”

젤러스 정은 보조 동력으로 간신히 움직이는 콘솔을 두들겨 상황을 파악한다.

“거의 모든 블록이 방벽으로 차단되었고 각 블록 간의 연락이 철저히 두절되었습니다. 내부 감지기의 관측 결과, 다행히도 화재나 그 비슷한 재해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연락이 안되는 관계로 각 부서의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습니다.”

어메장관은 어이 없다는 얼굴로 황망하게 중얼거렸다.

“이놈의 영감태기 만나기만 해봐라. 이따위 걸 보안시스템이라고...”<-_->

지금은 거의 모든 생물이 잠들었을 새벽 2시. PETS 본부는 때아닌 정전으로 인해 마리아나 해구보다도 깊은 어둠에 빠져 있었다. 평소때같으면 그냥 일부 부서의 가벼운 혼란과 당직 근무자들의 불평으로 끝났을 일이, 오늘은 상당히 크게 번지고 말았다. 방위군 과학부의 괴짜 백준박사가 (자기딴에는) 심혈을 기울여 설치해준 새 보안시스템이 (때마침) 정전으로 인해 오작동을 일으켜, 본부 내의 모든 블록이 (완벽하게) 격벽으로 폐쇄되어버리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게다가 본부 내에는 며칠 뒤로 다가온 앙끄시청주최 춘계공무원체육대회 출전을 준비하기 위해 평소보다 2배가 넘는 인원이 깊은 밤까지 남아 있었기 때문에 혼란은 더 커져만 갔다.

콘솔 옆에 서 있던 장관은 오퍼레이터들에게 감시를 늦추지 말라는 당부를 남긴 뒤, 침침한 불빛을 의지하여 몇 발짝 걸어간 다음, 구석의 회전의자에 철푸덕 주저앉으며 잠깐동안 긴장을 풀었다.

“...으음, 담배가, 담배가, 눈앞에 어른거리는걸. 나도 이젠 늙었나.”

“오! 담배가 필요하십니까?”

“으헉! 뭐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방 안에 없었던 ‘소년’이 일부러 얼굴 위로 손전등을 비춰가며 과장된 몸짓으로 장관의 앞에 나타나 우주전함거북선 한 보루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그의 두 어깨에는 그밖에도 별별 애매한 비품들로 가득한 커다란 스포츠백이 걸쳐져 있었다.

“자네는 전략분석실에 피요대원이랑 같이 있지 않았었나? 어떻게 여기를?”

“공기정화기가 멈췄길래 바람 좀 쐬려고 환기구로 비집고 들어가서 돌아다니다보니 여기로 통하던데요? 한 보루에 특별가 5만원입니다.”

“뭣이라?? 그건 폭리다!”

“장관님이니까 그나마 싸게 드리는 거라구요. 싫으시면 말구.”

‘소년’의 약올리는듯한 상술에 짜증을 내던 장관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카드 할부도 받나?”




“그래서 이런 어두운 밤만 되면 말이지,”

유성대장이 자기 앞에서 점점 꺼져들어가는 몽당촛불을 스리슬쩍 손으로 가리며 말을 이었다. 그들은 트레이닝실에 갇혀 있었다.

“...억울하게 세관에 걸려 죽음을 당한 보따리장수의 유령이 못다 판 물건들을 짊어지고 국립묘지를 돌아다니며 귀머거리 경비원을...”

둘러앉아 그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던 전투반의 유태대원, 의무반의 선림대원, 정비반의 함경대원은 갑자기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대장의 뒤편을 손으로 가리키며 혼비백산한다.

“으엑, 나, 나, 나왔다!!!”

“와악---------!”

“정말로 보따리장수가--------!”

“이친구들 왜 이래? 아직 클라이막스는 멀었...”

‘소년’이 대장의 뒤통수로부터 스르륵 나타나서 길다란 상자를 내민다.

“촛불이 꺼져가는군요! 어허 그래서는 안되죠!”

“이런! 사람 놀라게 하지마!”

‘소년’은 무심한 얼굴로 가방을 열고 별별 것을 다 꺼낸다.

“양초 한상자에 5천원, 손전등은 건전지 포함 7천원 되겠습니다. 적적한 밤을 보내기 위한 심심풀이로 화투패와 트럼프카드, 휴대용 게임기와 핀볼 기계, 그리고 스포츠음료 한상자도 염가에 드립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자 골라 골라.”

“바가지 씌울 생각 마! 이 손전등만 해도, 지하철 노점상에서 단돈 천원에 파는 싸구려잖아!”

‘소년’은 쯧쯧 혀를 차며 손가락을 흔들어 보이고는 짐짓 날카로운 얼굴로 유태대원에게 대꾸한다.

“노점상하고 비교하시면 안되죠. 제겐 확실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뭔 메리트?”

“품질보증서 재증, 1년간 애프터서비스 보장, 그리고 여기 나눠드리는 복권을 긁어서 당첨되시면 식민지여행사가 주최하는 세계일주여행의 행운을 드립니다! 어때요?”

네 사람은 질린 얼굴로 방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엘리베이터는 벌써 3시간 40분동안 멈춰 있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어둠 속에서 네 명의 여성이 불안스런 분위기 속에 정적을 유지하며 서 있었다. 아무리 기도를 하고 굿을 해도 눈 앞의 숫자판에 다시 불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하필이면 복도에서 서로를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오는 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비상벨도 전원이 나가서 소용없고, 외부 통화 스피커도 먹통, 공기정화기는 오래 전에 멈춰버려서, 그러잖아도 좁은 실내는 답답한 숨결과 서로의 체취로 가득하여 죽을 지경. 강제로 문을 열고 나가려 해도 마침 두 층의 중간 지점에 낀 상태라서 어떻게 내려갈지가 문제였다.

무서움과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떨기 시작한 수다도 이미 바닥이 나 버렸다.

‘이건 어쩌면... 좋은 기회일지도 몰라. 바로 지금...’

어둠 속에서 버티느라 약간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 넷 중에 가장 어린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떠올렸고 정확히 5초 후 그것을 실천에 옮겼다.

그로 인해 다른 두 사람이 당황하고 한 사람만 그것을 알지 못한 채 유유자적.

하늘의 도우심인지 그로부터 약 3분 뒤에 전기불이 다시 들어오고 엘리베이터는 1층에 멈춰서서 문을 열고 네 사람을 귀찮은 듯이 토해냈다.

네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거나 기지개를 켜거나 손거울로 얼굴을 살피거나 가벼운 체조를 해 가면서 달 밝은 새벽 하늘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걸어갔다.

피요대원은 장난스런 미소를 애써 감추면서 종종걸음으로 걸어갔다.

‘...정말로 스릴 만점이었어. 언제 불이 다시 들어올까봐 조마조마했었는데... 발돋움을 하느라 다리가 아프긴 했지만, 그럴만한 보람은 있었잖아? 그나저나 전에는 몰랐는데 선배에게도 입냄새가... 언제 구강청정제라도 선물해야겠어... 우후♥’

동거녀는 남몰래 얼굴을 가만히 붉히며 살금살금 걷고 있었다.

‘...세상에 맙소사, 어쩌면 좋아? 난데없이 키스라니. 게다가 남도 아닌 하라선배가... 아아 마음이 흔들리고 있어. 하지만 내겐 이미 히메가 있잖아. 정말 어쩌면 좋지? 흥분돼서 잠이 안 올 것만 같애!♥♥’

하라대원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차분한 표정으로 기운차게 걷고 있었다.

‘...하필이면 그런 때 신발끈이 풀어지다니, 모르고 놔뒀으면 걸려넘어질 뻔 했잖아. 어두운 데서 다시 고쳐매는것도 참 장난 아닌걸. 그나저나 왜 이 두사람은 내 옆에서 자꾸만 킥킥거리고 있는 거야?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밤눈이 밝아서 모든 것을 지켜본 미나대원은 벙 찐 얼굴로 그들을 지켜보며 보조를 맞추어 걷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몰아넣다니... 작가는 변태가 아닐까...???’




저마다의 생각을 싣고,

시간은 다음날 아침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엘레강트하게.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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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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