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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03] 테카맨 블레이드 전격 대탐구
감상과 연구/애니관련 | 2010. 7. 11.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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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KKAMAN BLADE : THE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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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 대조표

    <원판>                            <SBS>

 테카맨 블레이드                   테카맨 번개검
   /가칭 : D보이                            /가칭 : 야생마
   /본명 : 아이바 타카야                    /본명 : 신태수
 테카맨 에빌                       테카맨 천둥검
   /아이바 신야 (弟)                 /신태희 (友)
 테카맨 대거 [= 단검]              테카맨 우뢰검
   /프리츠                           /프리츠
 테카맨 레이피아 [= 실검]          테카맨 바람검
   /아이바 미유키                    /신하늬
 테카맨 오메가                     테카맨 어둠검
   /아이바 켄고                      /신태민
 테카맨 액스 [= 도끼]              테카맨 폭풍검
   /고다드                           /현재 불명
 테카맨 랜스 [=  창]               테카맨 태풍검
  /몰로토프                          /현재 불명
 테카맨 소드 [= 장검]              테카맨 파도검
  /폰 리                             /현재 불명
 아키                              애니
 노알                              노엘
 미리                              마리
 혼다                              브루스
 레빈                              레빈
 하인리히 폰 프리만                하인리히 폰 프리맨
 페가스                            페가수스
 콜벳트 준장                       골베트 준장
 발자크 아시모프 소령              발자크 아시모프 소령
 말로 박사                         마일로 박사
 솔 테카맨                         전사 테카맨
 아이바 타카미? [相羽孝三] 박사    신박사
 테크셋터!                         우주의 힘을 하나로!
 테크세트 IN!                      [上同]
 볼테카                            철벽 레이저포
 PSY볼테카                         흡수 레이저포
 하이코트 볼테카                   파동 레이저포
 스페이스나이츠                    우주기사대
 외우주개발기구                    우주개발기구
 블루어스호                        푸른지구호
 오비탈 링 시스템 (ORS)            궤도위성기지
 아르고스호                        한라호
 테크 시스템                       테카맨 시스템


[2] SBS판 성우진

 <크레딧에서 확인>

 야생마    김  준
 애니      홍영란
 노엘      양희문
 프리맨    이호인
 마리      김희선
 브루스    조동희
 레빈      한호웅
 천둥검    김수중
 바람검    강수진 (*남자성우 강수진씨 아님)
 우뢰검    서문석
 어둠검    한상혁
 골베트    문영래
 발자크    조경모
 신박사    한상혁
 폭풍검    조동희


 <필자의 짐작>

 내레이션  조동희
 예고편    김  준
 페가수스  김수중

 ...그외, 여러 엑스트라나 단역들은 레귤러 성우진들이나 가끔 출연하는 분
 들이 분담하여 그때그때마다 해치우고(말이 이상하군) 있음.


[3] 멋대로 쓴 감상 포인트


*스페이스나이츠의 의미


한때는 연합방위군 장교였다가 어떤 사연으로인지는 몰라도 하여간 뛰쳐나와
좀더 자유로운 외우주개발기구로 옮겨온 프리만, 완고한 군인이었던  아버지
의 뜻을 따라 사관학교에 들어갔으나 틀에 박힌 생활이 싫어서 프리만을  따
라간 노알, 남자면서도 집안일을 잘하고 섬세한 성격에다 하는  짓도 닭살돋
는 호모기질의 남정네 레빈, 직장일에는 능하지만 요리나 가사에는 별로  자
신이 없어 고민하는 아키, 그리고 쓰라린 과거를 가지고 흘러들어온  마음을
닫은 청년 D보이. 이들은 모두 자기가 소속된 (또는 한때 소속되었던)  사회
로부터 버림받았거나 자기 스스로가 그곳을 박차고 나왔거나 또는 버림을 받
지는 않았지만 알게모르게 배척당할 가능성이 있는 아웃사이더로서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그나마 주요멤버 중에서  가장 정상인에
가까운 미리와 (하지만 컴퓨터 천재다) 혼다의 (하지만 메카닉의 천재다) 경
우에도, '어린 소녀'와 '나이든 중년'이라는 일종의  생물학적인 제약요소가
눈에 띈다. 연합방위군같이 통뼈들만 모여 있는 조직에서라면 절대 살아남지
못할 그런 사람들이다. 결국 외우주개발기구 자체는 그냥 평범한 민간과학조
직(이라고는 하지만 군과 협력관계라는 미묘한 점이 있다)으로서 대부분의 (
화면에 안 나오는) 멤버들은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그 중핵을 이루는 독립부
대 스페이스나이츠는 결코 평범한 사람들의 집단이 아니다. 아주 개성이  풍
부하고 재능도 갖춘 이질적인 사람들의 모임인 것이다.  (그러니까 주인공격
이 되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생각해 볼 때, 스페이스나이츠가 보여주는 집단
으로서의 연대의식과 동료애는, 단순히 작품 자체에서 그렇게 설정되었기 때
문이라기 보다는, 그곳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서는  적응할 수 없는 (또는
적응을 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는) 그런 아웃사이더들이 모여 있
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현된, 어떤 종류의 의사(疑似)가족애와 유사한 것은
아닐까. 집단으로서, 조직으로서 꽉 짜여진 세계 속에서 그냥 부품에 불과한
삶을 반복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있어서는, 스페이스나이츠는  하나의
이상적인 소속집단으로서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게 본
다면 그 반대편의 극단에 서 있는 연합방위군은 바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로서의 이미지에 다름아닐 것이다. (비록 2기부터는  방위군이 소멸하
고 주인공들은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는 바람에  이러한 대칭관계의 의미가
많이 약해졌지만 말이다)

...어쩐지 쓰다보니 패트레이버의 특차2과 얘기처럼 되어 버렸다 ;;;;;;


*레빈의 철학


31화에서 스페이스나이츠 일행은 어느 황량한 거리에 들어섰다가 그곳의  술
집을 기지로 삼고 흥청망청 노는것처럼 위장한뒤에 라담을  유인하여 복수전
을 펼치려고 하는 서슬 시퍼런 연합방위군의 군인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대장은 안나라고 하는 보이쉬한 여성으로 (본래 군인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만) 이전에 있었던 테카맨 액스의 공격으로 인해 역시 군인이었던 자기의 애
인이 죽은 것을 설욕하기 위해 지하에 감춰진 중성자포대를 은밀히 수리해두
고 라담이 몰려오기만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가 잘생긴 남자인줄 알고  은근
히 좋아했던 (;;; 남잔줄 알고 얼굴을 붉혔단말이냐 인간아 ;;;) 레빈은  안
나의 사연을 듣고 어처구니없어하지만 안나는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왜 남자
가 여자처럼 굴지?"라는 가시돋힌 말로 맞받아친다. 그러한 안나에게 레빈은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자신은 어릴때부터 요리하고 세탁하는걸  좋아해
서 성격도 그렇게 되었지만 단 한번도 남들이 남자답다고 하는 기준에  맞추
려고 일부러 노력하지는 않았다고. 자기의 개성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신념을 가지고 사는 것일 뿐이라고. (이걸 "나답게"라고 해야 하나 "나대로"
라고 해야 하나...? ;;;;;;) 문제는 단순히 남성이 여성을 흉내낸다던가  또
는 그 반대로 한다던가 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가 아니다. 얼마나 자신에게
충실하게 자기가 살고 싶은대로 살아가느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고난
성격대로 여자같이 사는 레빈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외부적인 상황과 이
유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택한 안나는 '부자연스러운' 것이 되는 것
일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좀 궤변같지만 단순한 흑백논리를 벗어나 다
른 시각으로 사물을 보려는 시도라고 한다면 어떨지 모르겠다. 라고는  하지
만 이건 역시 머리 아프군 ;;;;;;) 레빈이 역설한 또 하나의  가르침은 물론
"복수할 기회는 살아있는 동안에 얼마든지 있으니까 당신들은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건 다른 작품에서도 흔하게
다루어진 이야기니까 깊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에피소드의 원제
는 '복수의 거리'이지만 SBS판은 훨씬 의미깊은 '살기 위한 싸움'으로  바뀌
어 있다. 아아 제목붙이기의 로망 ;;;;;;)

...뭐 아무튼간에 레빈이란 인물도, 오래 보다보면 닭살돋기는 해도 꽤나 의
미있는 캐릭터인데, 현실에서든 창작의 세계에서든 소외되기  쉬운 인물형을
이런 메이저 작품에서 레귤러로 등장시키고 있다는 것부터가 그러하다.  (물
론 이런 '여자같은 사내'와 '동성애자'라는 키워드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
으며 레빈의 경우도 하는 짓이 간지럽다뿐이지 그다지 동성애와는 인연이 없
어 보이기도 하는... 그러나 그 대신에 더욱 위험한 존재인 메카페치라는 사
실은 부인 못한다. 변신전의 D보이보다 변신후의 블레이드를 더 좋아하는 놈
은 이놈밖에 없다. ;;;;;;)

참고로, 이러한 여장사내(뉴하프라고 섬나라에서는 그러던데 뭔 뜻인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의 전통은 이미 80년대의 타쯔노코 작품인 '기갑창세기  모
스피다'의 인기만점 캐릭터 옐로우 벨몬드에게서 이어진 것이다. (다만 이놈
의 경우는 여장이 단순히 '숨어다니기 위한 위장'에 그치고 남성으로서의 아
이덴터티는 본래대로 남아있지만, 레빈의 경우는 여장 [이라기보다는 중성적
인 모습] 그 자체가 타고난 개성이며 본질인 것이다. 참 많이 발전했다. ;;)

...아아 그러나 31화의 가장 아쉬운 점은, 차라리 레빈이 남장여인 취향이었
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다. (여자란걸 알아차리자마자 아키나  미
리에게 대하듯 그냥 편한 태도로 대해버리니 이번에도 틀렸구나 라는 예감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 대체 뭐가 틀렸다는 것이냐 그런데? ;;;;;;)


*빛과 어둠의 대결!


오랜 옛적부터 이어져온 여러가지 보편적이고 세계지향적이며 전파용이한 테
마 중 하나가 바로 '선악의 대결'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선과 악이 대등한 위치에 서서 팽팽한 긴장 속에 예측할 수 없는 박진
감 있는 싸움을 멋지게 벌이는 것'이 되리라고 본다. (어이, 그렇지 않은 것
도 있었냐? ;-_-) 특히나 그 대결의 장본인인 두 캐릭터가 비슷한 용모와 능
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지향하는 바와 성격이 서로  틀리고 그러한  이유로
대립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대립이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생명을 건 레벨의
싸움으로 이어져서 불꽃을 튀기게 된다면? (뭐냐 이 창작력 부족한 표현은!)
블레이드와 에빌의 대결은 바로 그러한 점에서 재미있다. 형제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것은 카인과 아벨의 변주곡이고, (라고는 하지만 카인과 아벨은 대
결한게 아니라 일방적인 살인사건 아니었던가 말이다. 역시 무식이 드러나고
있다) 쌍둥이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것은 그리스도와 적그리스도의  대립과
도 통하는 것이며, 세계의 운명을 건 웅장하고 장엄한 대결이라는 점에서 이
것은 비장미 가득한 고대 영웅신화의 흔적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
다. (사실은 안 보인다 ;;;) 원래는 명랑하고 밝은  성격에 따뜻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으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서  가족을 죽여야  하는 비정한 운명을
짊어지고 세파에 닳아빠진 한마리 외로운 늑대로 변한 타카야, 그리고  항상
자기를 앞서가는 형에 대한 남모르는 열등감과 적개심을 누르고 있다가 라담
의 손에 의해 조작당하여 그러한 감정을 과잉이다싶을 정도로 전면에 표출하
여 폭발시키는 신야. 그들은 모두 차가운 것 같지만 사실은 불타오르며 냉철
한 것 같지만 사실은 동요하기 쉽고 철갑에 싸여 있지만 본래는 인간인 자들
이다. 서로 완전히 다른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같은 자들. 서로 똑같은 듯하
면서도 실은 정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자들.

바로 이런 두 사람이 부딪히는  구도가 있기에 블레이드의  싸움은 평범하지
않은 것이다. 피를 나눈 육친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비극성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갈등들. 서로 꼭 닮은 (이라고는 하지만 시청자의 편의를  위
해 100% 닮은 얼굴은 아니게 설정했다. ...어이, 진짜 그런 이유였냐?  ;;;)
두 개의 얼굴이 서로를 마주보며 칼을 들이댈 때의, 마치 거울 속에 비친 또
하나의 자기 자신을 노리는 것과도 같은 그 상황에 따르는 묘한 긴장감. (이
라고는 하지만 사실 에빌은 맨얼굴로는 별로 안  나오는데 누가 이런 것까지
생각한단 말이냐 임마 ;;;;;;) 그것은 바로 에드거 앨런 포의 '윌리엄 윌슨'
에서 맛보는 부조리한 쾌감과도 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잘 나가다가 갑자기
웬 헛소리? ;;;;;;)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이러한 쌍둥이의 대결이라는 구도는 사실
이 작품이 처음은 아니고, 80년대의 수작이라고 불리는 (것 같지는 않은)'육
신합체 갓마즈'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마즈의 형  마그
는 자의가 아닌 타의로 동생을 공격해왔고 시리즈 중간에 죽어버리지만서도.
완전한 개념상의 쌍둥이에 국한시키지 않고 '뭔가 서로 닮은 것들끼리의  대
결' 또는 '주인공을 빼닮은 최강의 적'이라는 컨셉에까지 범위를  확장해 본
다면, 건담 0083에서의 두 대의 건담, GP01과 GP02A의 대결이라던가, 큐티허
니 F에서의 큐티허니와 미스티허니의 대결이라던가, 울트라맨 제아스  2에서
의 울트라맨 제아스와 울트라맨 섀도우의 대결이라던가 (다만 이 경우는  다
른 외계인이 울트라맨을 사칭한 것이었으므로 완전히 같은  컨셉은 아니지만
적어도 흉내를 내고 있기는 하다는  점에 주목) 여러가지  예가 나타나는데,
이것도 다시 한번 더 뒤로 거슬러 올라가본다면,  고전만화에서 정통적인 패
턴으로 끼어 나오는 '니세모노[가짜] 패턴'과 '라이벌[맞수] 패턴'의 혼합에
다름아닌 것이다. 니세모노라는 것은 분명 주역을 흉내내어 따라하고 주역의
자리를 위협하는 존재이지만 그 자체로서의 독자적인  개성을 가지지 못하고
1회성 캐릭터로서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메카고지라는 예외
지만 ;;;;;;) 라이벌은 주인공과 대립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이유와 행동원리
와 개성을 갖춘 준주연급의 캐릭터가 되기 마련이지만 주인공과 반드시 같을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주역과 정반대의 스타일로 구현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이 둘을 합친다면 과연 무엇이 되는 것일까.

바로 그렇다. '주인공과 닮았으면서도 일회성 캐릭터가  아니고 라이벌적 존
재이면서도 주인공과 놀랄 정도로 유사점을 가지지 않으면 안되는 자', 바로
적대하는 쌍둥이의 컨셉이다! 그것이 블레이드를 원조 테카맨과 구별짓는 하
나의 특이한 요소이며 에빌의 캐릭터성을 높여주는 하나의 버팀목이 되고 있
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말로?)

...원래 쓰려고 한건 이게 아니었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거야 ;;;;;;


*타쯔노코 SF아니메의 정점


타쯔노코[해마] 프러덕션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더 많겠지만 '독수리 오
형제와 캐산, 하리케인 포리마의 제작사'라고 하면 '아아, 거기'라고 무릎을
치는 사람도 아마 있을 것이다. (이래도 모른다면 당신은 진짜 신세대.)  바
로 그 회사에서 90년대의 야심작으로 배출한 작품이 이 '테카맨 블레이드'이
다. '뭣? 전혀 그림체가 다른데?'라고 의아해할지 몰라도, 시대가 바뀌고 일
하는 사람들이 바뀌고 팬들의 취향이 바뀌었는데 옛날 그림체를 그대로 유지
한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본작은 형식상으로는 타쯔노코 SF액션 시리즈
의 하나인 '우주의 기사 테카맨'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아주 기본적인 설정
과 골격만 가져오고, 속내용은 전부 다 바꿔버린 희한한 작품이다.  (타쯔노
코에서 만들어진 다른 리메이크 작품들은 거의 다 전작을 약간 때빼고  광내
어 다시 팔아먹는 수준이었는데 이 작품만은 왜인지 몰라도 그러한 길을  거
부하고 있는 것이다! 못믿겠다면 OVA로 나온 갓차만, 캐션, 포리마,  그리고
TV용으로 나온 마하 GO GO GO를 한번 보시길 바란다.) 일단  테카맨, 블루어
스호, 스페이스나이츠, 페가스, 우주개발 등등의 키워드는 남아 있지만,  그
겉모습이나 설정은 완전히 딴판. 게다가 전작과는 비교도 안되는 초  시리어
스급의 스토리 전개와 평범을 거부하는 개성적인 캐릭터. (라고는 하지만 구
테카맨의 주인공 쇼지도 그 헤어스타일만 보면 확실히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
는... ;;;;;;) 선라이즈가 건담 시리즈를 환골탈태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구
사하여 팬들을 뒤집어지게 만들기 약 2년 전에, 타쯔노코는  이미 비슷한 짓
을 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워낙에 옛날 작품이고 속편이 줄줄이 이어진다
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팬들도 건담처럼 광적인 데가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쉬웠을지도... ;;;) 게다가 그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의 여러가지
면에서 원조 테카맨보다는 오히려 그 뒤에 나온 타쯔노코 SF아니메의 길들을
더듬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 뿐일까? (시대가 더 가까운 작품
의 영향을 받는건 당연한 일 아니더냐! 뭘 대단한거 발견했다고 혼자 난리인
지 ;;;;;) 우선 일본계 주인공에 금발 조연과 씩씩한 헤로인, 그리고 냉철한
상사의 인물배치. 이것은 이미 80년대초 오타쿠 여명기를 장식한 (왜 그러냐
하면 여기서 '오타쿠'라는 말이 '당신'이라는 일상어로 나오니까이다. .....
말도 안되는 소린가) 타쯔노코 뉴웨이브 작품 '미래경찰 우라시만'의 그것과
통한다. 특히나 주인공이 정체불명이고 뭔가 큰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초능
력까지 발휘한다는 초반의 설정은 완전 붕어빵. (그러나 우라시만은 아주 웃
겨주는 개그작품이었으니 뭔가 이상....;;;;) 이 패턴은 이후 80년대말을 대
표하는 타쯔노코 액션물 '붉은 광탄 질리온'에서 더욱 확장되어, 여기에  오
퍼레이터역을 맡은 발랄한 소녀와 메카의 귀신인 정비공이 추가된다. 이것은
명백히 본작에서의 미리와 혼다/레빈 듀오에게 계승되고 있다. (게다가 본작
은 질리온의 종료 이후로 거의 처음 만들어지는 타쯔노코 SF액션 노선이었다
!) 다른 것이라면 시리즈 성격상 인간들이 지독히 심각해졌다는 것과  (질리
온도 그다지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고 오히려 아주 단순무구해서 보기는 편했
다.) 주인공과 헤로인의 로맨스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전 2작은
저연령층을 의식해서인지 이러한 요소가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당연히  삼각
관계같은 것은 묘사되지 않는다. 본작에서도 중간에 가면 노알이 물러남으로
써 삼각관계가 성립되지 않지만 ;;;) 또한 '우라시만'에서는 명령을  내리거
나 일을 의뢰하는 상층부 또는 외부인사가 아예 등장하지 않고,  '질리온'에
서는 이러한 요소가 끼어들기는 하나 어디까지나 에피소드 몇개의 장식에 그
친다. 그러나 본작에서는 (비록 전반부에 한정되지만) 연합방위군과 그 의지
를 대표하는 콜벳트라는 전쟁광을 설정함으로써 내부적인 긴장감도 아주  팽
팽하게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갈등의 또 다른 축인 스파이 발자크는 후반에
까지도 살아남아서 주인공들에게 합류,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라는 기대감
(?)을 주고 있다! (...라고는 하지만 이놈도 근 5개월동안 타락[?]해 버려서
이제는 동료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거 아냐...? ;;;;;;) 전반부의  사
건-출격-섬멸의 형태는 명백히 원조 테카맨의 그것이지만,  후반부에는 기지
붕괴 이후 각지를 떠돌면서 여러가지 사건과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면서도 라
담과의 결전을 준비하는 어쩐지 '캐션'이나 '모스피다'를 연상시키는 로드무
비로 바뀌었다. 이것 또한 보는이의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요소. (솔직히 한
곳에 버티고 싸우는건 지겹지 않나... 나만 그런가 ;;;;;;)

...혹자는 오히려 '선라이즈적인 요소'가 많아 마음에 든다고도 하지만 필자
에게는 '이건 역시 타쯔노코 액션'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떠오른다. 특히나
전우를 잃고 복수의 칼을 가는 위장술집의 군인들이나 에너지 부족을 겁내어
주인공들을  푸대접하는 마을의 우두머리  같은 인간군상의 모습은 그야말로
인비트를 겁내어 탈환부대 병사를 슬슬 피하는 모스피다의 민간인들. 인간이
었다가 인간이 아닌 몸으로 개조되었으면서도 운좋게 빠져나와 자기와  비슷
한 테카맨들을 적대해야 하는 주인공의 비애는 어쩐지  원래 인간이었으면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네오로이드로 전환되어 (적어도 육체적으로는 유사한) 로
봇들과 싸워야 하는 아즈마 테쯔야 = 신조인간 캐션의 비애와 통한다.  특히
레이피아가 처음 지구로 내려와서 사막에서  만난 사람들의  태도.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변신을 했음에도 그들은 그녀를 괴물로 취급하고 백안시하고 만
다. 인간을 위해 싸우면서도  겉모양이 로봇이라는 이유  때문에 따돌림받는
캐션의 애견 프렌더의 슬픔이 오버랩되는 명장면이 아니겠는가!
(...너무 흥분했다. 사실 캐션은 제대로 본것도 거의 없는데 ;;;)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내게는 이 작품이 아무래도 타쯔노코 SF액션의  모
든 요소를 총결산하는  기념비적인 작품...까지는 아니고,  하여간 그동안에
만들어져왔던 유사한 작품들의 정수를 받아들여 볼만하게 포장한 종합선물처
럼 보이는 것이다. (건방진 녀석이군)

...어어, 어째 읽는 사람이 못 알아 들을 말만 써 버린 것 같.... ;;;;;;


*우주의 기사 스파이더맨!


KBS2에서 인기리(도 아니었지만)에 방영한 마블사의 걸작 스파이더맨 (3번째
만들어진 최신 시리즈). 우연히도 이 작품의 성우진과 본작의 성우가  꽤 많
이 겹친다. 김준씨는 레귤러로 등장하는 피터파커의 라이벌(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신경쓰지 않는) 플래시 톰슨. 그러나 워낙 등장인물이 많다보니 중간에
게스트로 등장하는 갬빗이나 데어데빌같은 다른 영웅들도 맡아서 열연. (...
하이드로맨이 김준씨였던가 아니었던가 도저히 모르...;;;) 김수중씨는 아버
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킹핀에게 붙었다가 이용만 당하고 나중에는 사이보그
로 개조당하고 마는 (이때 목소리가 페가수스 목소리로 ;;;) 천재과학도  스
마이시. 이호인씨는 피터를 항상 잘 돌봐주는 신문사 선배 로비 로버트슨 아
저씨. (싸늘한 프리맨과 달리 아주 온후한 중년 ;;;;;;) 그리고 마지막으로,
뚱뚱하고 성질 더럽고 권력욕에 불타는게 아주 콜벳트와 닮은 암흑가의 보스
킹핀이 문영래씨였다나 뭐라나.

..."하나도 재미 없어!"
   "혼자만 웃는 얘기는 집어치워!"
   "너 잘났다!"
   ...좀 봐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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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ZAMBONY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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