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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2-16] 光文社판 철완아톰 얼치기 감상
감상과 연구/만화관련 | 2010. 7. 11. 00:55


...영풍에 갔다가 외서부에 코분샤(光文社)만화전집 중 하나인 철완아톰 시리즈
   (전15권중 4-15권)가 있는걸보고 몇시간동안 삼매경에 빠져 좀 들여다보고서
   왔는데 시간 참 빨리 가는군요. (공부는 언제 할거냐)

   12권까지는 통상의 아톰 연재분인 것 같고(1권부터 안 봐서 뭐라 말하기가..
   ) 13, 14권은 아톰 TV판의 종결 이후를 대하드라마 식으로 그린 장편연작  '
   아톰의 今昔物語'이고, 15권에는 기타 여러 관련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특
   히 이 今昔物語가 장난이 아니게 재미있더군요. TV판 라스트에서 태양의  이
   상폭발로 지구가 멸망하는걸 막기 위해 무슨무슨 장치를 실은 로켓에 매달려
   태양으로 뛰어든 아톰군이 (왜 원격조종을 안 하고?) 고철이 되어 우주를 떠
   돌아다니다가 어떤 친절한 외계인(인간과 비슷하지만 곤충을  조상으로 하고
   벌레만한 크기로 축소될수도 있으며 꽤 오래 사는)들에게 구조되어 지구로는
   돌아오는데, 예기치 않은 타임슬립에 휘말려서 1960년대의  지구에 떨어지고
   맙니다. (아톰의 배경은 2003년 ;-_-) 여기서 어떤 꼬마와 친구가 되어서 새
   로운 생활을 하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미래로 갈수있는 방법이 없나 찾아보다
   가 로봇을 만들겠다며 죽어라고 망치를 두들겨대는 젊은날의 오챠노미즈  박
   사와 그의 하숙집 주인인 제1대 콧수염아저씨를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콧
   수염아저씨가 40년후 모습과 전혀 다를게 없어서 이상하다 했더니 한 30년후
   에 그의 아들이 나옵니다. "아하하하 명탐정 반츲사쿠입니다." (...;-_-) 즉
   아톰을 가르치는 콧수염 선생은 이 하숙집 주인의 아들이라는.)  60년대임에
   도 불구하고 로봇연구를 꽤 진척시켜 나쁜일에 사용하려고 하는 어떤 나라의
   악당들을 만나기도 하고 (이때문에 역사를 바꿀까 두려워서  오챠노미즈씨에
   게 도움을 청하려다가도 자기가 로봇임을 밝힐 수가 없기에 입을 다물어버리
   는 불쌍한 아톰군) 이럭저럭 여러가지 골치아픈 사건들이 여기저기서 벌어지
   고 끼어들고 어쩌고하다가 (그동안에 함께 추락한 외계인 아줌마는 처음에는
   취직해서 그런대로 보통의 삶을 살다가 나중에는 풀밭이 맘에 든다며 벌레크
   기로 축소되어서 모습을 한동안 감추고 사는...;-_-)  어떠한 계기로 인해서
   아톰은 오챠노미즈에게 로봇임을 들키고 결국 연구실 벽을 뚫고 도망가는데,
   중간 생략하고, 이로부터 한 30년후에 에너지가 떨어진채 쓰레기로 버려질뻔
   하지만 아까 나왔던 그 꼬마(그동안에 고철수집소 사장이 되어서 이쁜  딸까
   지 낳고 잘살고 있었다나 ;-_-)의 도움으로 되살아나서 또 몇건 해결하고는,
   (여기서 미래의 콧수염 선생이 젊은 얼굴로 등장을. 어쩐지 콧수염씨가 오챠
   노미즈보다 좀 어리다 싶었더니 앞뒤가 들어맞는...) 30년만에 또다시  똑같
   은 모습으로 나타난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오챠노미즈들을 남겨두고  아
   톰은 그 외계인 아줌마가 사는 산으로 날아가서 행방불명. (가장 인상적이었
   던 건 실제 연재시기인 60년대의 과거에 아톰과 친해진 꼬마가  그후 90년대
   에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년층이 되어서 다시 등장하는 부분인데, 확실히  아
   톰을 보고 자란 세대에게 바치는 기념비 정도라 해도 될 듯.)

   그리고  마침내 2003년이 되어서 우리가 알고 있는대로 텐마박사의 금지옥엽
   외동아들 토비오가 사고로 죽고 텐마씨는 로봇제작에 광분하여  아톰을 만들
   어내는데, 그동안에 외계인 아줌마는 (전혀 늙지 않는다 이 캐릭터는)  타임
   패러독스를 막기 위해 이미 수년전에 활동을 중지한 오리지널 아톰의 잔해를
   파괴해버리고 새 아톰(이라고는 해도 첫번째 아톰과 마찬가지 아닌가)과  접
   촉하려고 하고 오챠노미즈 박사 또한(이제야 원작에서의 모습만큼 나이를 먹
   은) 아톰을 우연히 보고 반가워하지만 "나는 30년전에는 태어나지도  않았었
   는데요"라는 말에 혼란. (나라도 그러겠다 ;-_-) 뭐 어찌되었든 간에 여러가
   지 잔가지들 제외하고, 점점 세월이 지나도 자라지 않는 아톰에게 실망한 텐
   마박사는 서커스단장 햄에그에게 아톰을 팔아버리고 (어딜가나  악역만 맡는
   불쌍한 햄에그... 같은 악역전문이라도 아세틸렌 램프는 좀 무게있는 역들도
   맡는데 이놈은 언제나 경박한 조무래기역이니. 뭐 얼굴 때문인지도 ;-_-) 아
   톰은 모진 학대를 받으며 서커스 생활을 하고 그런 그를 빼내려고  머리싸움
   을 열심히 전개하는 오챠노미즈 영감. (원작에서는 잘 묘사되지 않았던 텐마
   박사의 부인 -토비오의 엄마- 도 나오는데, 아들같이 아끼던 로봇을  팔아버
   린 남편에게 실망해서 이혼해버리더니 결국 토비오, 토비오를 불러대면서 병
   으로 죽어버립니다. 거지발싸개같은 텐마영감 ;-_-) 이런저런 일들이 지나가
   면서 오랜세월동안 투쟁하여 시민권을 따낸 베일리라는 로봇이 반로봇사상을
   지닌 폭도들에게 습격당하여 분해되어버리고 그의 시민권 등록서류마저 폭도
   들에 의해 찢기워지는 사건도 생기고,  어찌어찌해서 결국  로봇법의 정립과
   (아톰월드에서는 아시모프 3원칙만큼이나 중요한 규정입니다)  로봇인권선언
   에 이른다...는 것과, 아톰을 만들때 텐마에게 많은 돈을 대준  일본계 미국
   인이 사실은 뇌만 뺀 신체의 99%가 사이보그였고 더군다나 아내는 완전한 로
   봇이었는데 사람들에게 맞아죽을까 겁나서 아내의 전원을 꺼두고 잠재워두다
   가 로봇법 제정소식듣고 아내를 깨워서 신나게 드라이브를 하는데 이를 그냥
   두고볼수없었던 누군가에 공격으로 자동차째 폭발해버린다던가. ;-_-
 
   그밖에 아톰의 로봇부모가 만들어지는 얘기, 아톰이 소학교에 입학해서 인간
   친구들을 사귀는 얘기 등 원작으로 익숙해져 있는 이벤트와  새롭게 짜낸 이
   벤트들을 이리저리 뒤섞은 대하드라마적(...이라고 해도 소년만화) 에피소드
   가 이어지다가 결국 누군가에게 붙잡혀 지구로  끌려온 그  외계인 아줌마의
   남편을 아톰의 도움으로 구출하여 두 부부가 행복하게 떠나고 오챠노미즈 박
   사가 그걸 보며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처럼..."이라고 하는데서  일
   단 이 이야기는 끝. (뭐야 이거. 결국 주인공은 아톰이 아닌  스카라상 부부
   였단 말인가. ;-_-) TV판종료후 산케이신문에 연재되었다고 합니다.

   이 TV판의 짜증스런 결말 때문에 작가 자신도 꽤나 고민한 모양인 것이 이후
   15권에 실린 2가지 단편에서도 비슷하게 '그후의 아톰'을 그려낸  것이 있는
   데, '아톰2세'(보다 인간에 가까운 두번째의 아톰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지
   만 너무 인간에 가깝다보니 욕심많고 책임감없고 생식기능까지  있어서 자식
   을 마구 퍼뜨리고 배임횡령을 저지르고 '정의의 사도가 활약하는 시대는  갔
   어. 정당한 노동임금을 지불해줘'라는 망언을 서슴치않는... 결국 2세는  감
   옥에 갇히고, 우리의 코주부 오챠노미즈씨는 '누가 뭐래도 아톰은 너 하나뿐
   이야. 언제라도 제발 돌아와 다오~~~'라고 하늘을 향해 빈다는... ;-_- 중간
   에 블랙잭이나 사파이어도 특별출연. ;-_-)와 '아톰 돌아오다' (미지의 외계
   인에게 회수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개조된 아톰은 지구로 돌아오려 하지만 전
   혀 다른 시간대의 지구로... 그곳에는  말을 닮은  고등생물들이 원숭이같은
   미개인류를 지배하고 그 고등생물들의 위에 있는 '신'은  웃기게도 수만년전
   공해로 인해 멸망한 선주인류가 남긴 로봇. 대결 끝에 아톰에게 패한 '신'은
   돌처럼 굳어져 '스핑크스'가 되고  아톰은 또다시  미지의 시공으로... 에서
   그냥 끝. 뭐야 이거? ;-_-) 가 있었지요. 이와 관계없이 원작판 아톰의 미래
   를 그린 것이 또 하나가 있는데, 제목도 거창한 '아톰의 최후'지만 실제로는
   로봇에 의해 인간이 애완동물처럼 길러져서 투기장의 격투사로 인생을  마치
   는 미래사회에 반항하기 위해 일어선 丈夫라는 남자가 주인공이고 아톰은 로
   봇박물관에 잠들어 있다가 丈夫에 의해 다시 깨어나 그의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아들여 추격대를 따돌리러 날아가고는 안나옴. (-_-) 그의  하나뿐인 동반
   자인 쥬리마저 로봇이며 진짜 쥬리는 그가 어릴때 저지른 사고에  의해 이미
   죽었다는 걸 알고 절망한 丈夫는 쥬리를 쏴버리고 단신으로 추격대에 맞서다
   활활 타는 시체신세가 되고 아톰의 결말은 안 나온채 <2055년>이라는 허망한
   글자만 보여주고 끝. (...이거 아톰 맞아? ;-__-) 그밖에는 주로  다른 만화
   (블랙잭하고 제목을 모르겠는 또 하나...)에 게스트로 나온 아톰이나 스토리
   전개에 별 상관없는 에피소드들. 그리고 '소학4년생'에 실린  저연령층 대상
   의 '신 철완아톰'(후라박사가 왜이리 많이 나와 그런데?)등등.  여기까지 가
   면 정말 이제 아톰도 시공간적 맥락을 떠나 완전히 탈역사화된 팬시캐릭터로
   자리잡아 미키 마우스에 못지 않는 불멸성을 획득하고 말았음이 여실히 드러
   남. (원작하고 아무상관없이 하는 얘기니까)


   통상연재분 중에서 일종의 전환기가 된 것이 '청기사편'인데 (아마 우리나라
   에도 해적판으로 나온거 보신분이 있을듯) 앞에 붙은 작가의  주저리를 보니
   그당시 학생운동이다 뭐다 해서 사회가 혼란하고 기존의 정의와 사랑을 부르
   짖는 건전주인공이 설자리를 잃어서 아톰의 인기도 점점  떨어지고 편집자는
   '아톰으로 악당으로 만듭시다'라고 유혹하는 시기였다고 함.  결국 청기사편
   에서 계속 이어지는 '아톰의 부활', '멜라닌 일족'까지는 인간에게 반항하는
   악역으로서의 아톰을 그렸지만 결국  이어지는 '미이바'부터는  다시 인간의
   편으로 돌아와 활약하는 아톰. (이미 인간을 멸망시킨 다른 행성의 로봇들이
   보낸 스파이의 침략이라던가 시간을 자유로이 조정하는  4차원인의 등장이라
   던가 여전히 아톰에 대한 집착을 못버리고 별짓을 다하는  광기의 과학자 텐
   마박사라던가 참 재미있는 요소가 속출하는데. 가장 웃긴건 역시 외계로봇에
   게 세뇌당하여 '여왕님'이 되어버린 우란양의 버릇없는 짓거리들일까.) 하여
   간 이거 원작판 철완아톰을 보다보면 느끼는게,

   1) 괜시리 슬픈 기분이 들도록 별 짓을 다하는 작가의 술책 (꼭 누군가가 희
   생되고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 ...거나 죽을 필요가 없는 조역을  반드
   시 죽여서 비장미를 깊게 한다... 거나. 하여간 미야자키영감이 왜 테즈카를
   보고 실망했는지 알만한 취향... 인가.)

   2) 어린이 대상의 작품이라는 기본틀 하에 맞물려지는  기괴미묘한 스토리와
   (보고 있자면 꼭 공포물 보는 기분이 드는게 한둘이 아니다)  일반 인쇄매체
   에서의 SF에 뒤지지 않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 (물론 그 아이디어 자체는
   외국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게 다수 있고 전개방식도 구태의연하다못해 짜
   증스러운게 좀 있지만, 이걸 '만화'로 해 버렸다는 점이 무섭다)

   3) 언젠가는 구하고 말리라. (이정도 고전이면 뭐 수년  후에도 구할수는 있
   겠지... 없을까? ;-_-)


   '핫도그병단'은 예전에 해적판에 나온 '이반은 바보'의 속편격인데 전작에서
   나왔던 소련 우주비행사의 딸이 벌이는 대복수극, 그리고 달의 다이아몬드에
   대한 수수께끼 풀이, 또 콧수염선생의 충견 페로의 뇌를 이식받은 비운의 사
   이보그가 벌이는 심리극 등이 볼만하다. (개가 사람 흉내를 내게 되다니....
   어째 둘리의 유령잠수함에 나오는 해피군 생각이 ;-_-) 아무튼 이런저런  것
   으로 볼때 이 시리즈 내부에서도 서로 연관되고 맞물리는 것이  있기는 있었
   구나 (즉 단순한 에피소드 나열이 아닌 흘러가는 역사에  비견되는 연결성에
   의 접근...의 초보적 시도) 라는 점에는 놀랐다.
   (그러나 솔직히 그 금고안에 가득한 개들의 모피라니... 역시 그로테스크.)
   (미국TV에서 잔혹하다고 방영거부했던 점에 작가는 되게 불쾌해하던데......
   나라도 충분히 거부하겠다. ;-_-)
   (그러고보면 역시 아톰을 문제시하지 않는 우리나라는 좋은나라? ;-_-)


   15권에 실린 블랙잭의 한 단편은 내용상으로는 아아주 평범하고 일반적인 블
   랙잭 에피소드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나 싶은 녀석인데, 강도에게  찔려 돈을
   뺏기고 사경을 헤매다 죽은(것이라고 통보된) 자기 형의 원수를 갚고자 삼개
   월동안 길목을 지키고 섰다가 범인을 만나자마자 칼을 꺼내어 자기자신을 찔
   러서 범인이 잡히게 만든 구차하기 짝이 없지만 한편으로는 불쌍한 꼬마에게
   '제발 자기에게 유리하게 증언해달라'는 부탁을 받는 블랙잭선생. 그러나 심
   문에 불려나온 그는 '조사결과 꼬마 스스로가 자신을 찌른거다'라고  말해버
   리고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유유히  퇴장. 그러나  안심하여 풀려나오던
   범인의 앞에 나타난건 죽은줄알았던 꼬마의 형. 사실은 블랙잭에 의해서  몰
   래 치료를 받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최근까지 입원하고 있었다가 달려온 것
   으로, 결국 범인은 또다시 심문을 받아야 되는 처지가 되고. 꼬마의 '블랙잭
   선생님!'이라는 외침을 들은체만체하고 무표정하게 건널목을  건너는 우리의
   검은코트사나이 블랙잭을 보여주며 얘기는 끝.

   그러나 문제는,

   그 꼬마의 얼굴이 철완아톰이었다는 것이다. ;-_-
   (사람이 된 아톰이라니... 피노키오냐)

...교보문고 외서부 한귀퉁이에는 아키타쇼텐 만화시리즈 해설목록이 떡하니 쌓
   여 있습니다 여러분. (아직 주문이  될지 안될지는  몰라도 하여간 가능성은
   점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거라는 소린가.)

   코분샤의 철인28호전집과 아키타의 철인28호문고판  중 어느쪽이  더 내용이
   충실할지 모르겠는데 우우. (같은 작품이라도 특선단편이나 번외편같은게 덤
   으로 들어있으면 재미있을테니까)

   ...뭔가 또 이야기가 남았던가. 아아 영풍에서 누룩타이푸가 6960원.
   (맥도날드햄버거 같군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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