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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4-06] 마크로스 다이나마이트 7 제1화 감상
감상과 연구/애니관련 | 2010. 7. 11.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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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 시리즈
 마크로스 다이나마이트 7
 제1화 표류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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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리즈에서 묘사되었던 프로토데빌룬과의 전쟁으로부터 약 1년후의 일.

매스컴의 지나친 열기에 혐오감을 느낀 바사라는 동료들에게는 아무말도 않고
변방행성 조라로 혼자 여행을 떠나버리고 남은 동료들은 바사라 없이  공연을
계속하면서도 그의 빈자리 때문에 침울한 분위기에 잠긴다. 속모르고  꽃다발
을 들고 방문한 가무린은 사태의 심각함(?)을 눈치채고 바사라의 행방을 조사
하기 시작한다. (나같으면 연적이 없어졌으니 얼씨구 좋다고 춤을 출텐데)

한편 조라에서 그곳 패트롤대와 밀렵꾼들의 싸움에 휘말리면서도 오기를 꺾지
않고 노래를 불러대다가 부상을 입은 바사라는 가수를 꿈꾸는 소녀  엘마에게
도움을 받는다. 엘마의 아버지 그래험은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은하 고래라는
거대한 생물체 때문에 아내를 잃은 뒤 그놈을 잡기 위해서 오버 테크놀러지를
이용, 자기 몸을 거대화시키고 복수의 작살(?)을 갈고 있다. 은하고래 근처에
서는 모든 계기류가 미쳐날뛰기 때문에 택한 방법이었다. 그런 그에게 반발한
첫째딸 라이자는 집을 나가서 패트롤 대원이 되어 있었다. (바사라도  아까의
사건에서 그녀와 잠깐 만났다. 바사라의 인상쓰고 노래부르는 모습에  황당해
하는 라이자의 얼굴은 바로 시청자의 얼굴이기도 하다...는 느낌. ;--)

사고를 당했을 때 기타 줄이 끊어져 난감해하던 바사라는 그래험이 가져다 준
은하고래의 수염을 기타 줄 대신으로 달고는 문득 고래에 대하여 흥미를 느끼
고 은하고래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을 애들립으로 표현한다. 대스타의 그런 모
습에 반쯤 눈이 돌아간(?) 엘마는 그에게 제자로 삼아달라고 부탁하지만 바사
라는 들은 척도 않는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눈 앞에서 총탄이 날아가고
미사일이 터져도 꼼짝하지 않는 사나이인 것이다 이 친구는)

은하고래의 무리가 조라 상공을 지나가는 것을 포착한 그래험은 자기의  우주
선으로 그들을 쫓아 출발하고 역시 은하고래를 노리는 밀렵꾼들과  그들을 막
으려는 패트롤대도 그곳에 나타나서 일전을 벌인다. 게다가 은하고래를  직접
보고 싶어진 바사라 또한 엘마의 어머니가 남긴 유물인 낡은 발키리를 타고서
그곳으로 날아간다. (자기 전용 콘트롤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부르면
서 잘도 조종하는걸 보면 역시 이놈은 보통놈이 아니다 ;--)

그래험은 패트롤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하고래 중 한놈에게 작살을 꽂는데
성공하고 (어쩐지 백경전설을 보는 느낌이다 이건) 그 근처에서 얼쩡대던  밀
렵꾼들은 계기고장으로 폭발에 휘말린다. 뒤따라온 바사라는 은하고래를 앞에
두고 또다시 노래를 불러대기 시작한다. 그런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혼란스
러워 하는 라이자.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가무린은 바사라의 행방을  찾았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

결국 또 한번 폭발이 일어나 그래험은 폭풍에 휘말리고 바사라의 발키리도 대
파, 바사라는 평상복 차림에 기타를 든 채로 우주공간에 내동댕이쳐진다.
(우주복도 없이 과연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혹시 백경전설의 모씨처럼 개조
라도 당하는건... ;--)

To Be Continued...

...

오프닝에서 황야를 주 배경으로 떠도는 바사라의 모습은 어쩐지  마크로스 플
러스가 가져다주었던 '거칠거칠하고 탈일본적인 현장감'을 떠올리게 한다. 이
것은 원작자 카와모리 및 몇몇 스탭이 아메리카 등지를 직접 돌아본 뒤에  그
곳에서 받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배경 설정을 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번의
OVA에서도 그러한 로케이션이 있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엔딩은 세계 곳곳의 풍경(이라고는 해도 멋진 풍경보다는 주로 바쁘게 돌아다
니는 사람들이나 상당히 황량한 곳만을 대상으로 찍은..)을 실사로  보여주면
서 그 위에 합성되어 노래를 부르는 바사라의 모습을 보여준다. 역시  카와모
리는 현실을 돌아보라고 외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관객의 눈을 끌기  위한
제작기법인 것일까?

...

일단 지금까지 TV시리즈 중에서 본 것은 단 한편 뿐이고 기본적인  사항 또한
약간만 알고 있는터라 바사라라는 캐릭터를 이해한다는 것이  힘든 것은 당연
하다. 특히 이런 식의,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자기가 좋아하고 믿는 바를  끈
질기게 추구해 나가는 녀석은 보통 주변인물에게는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시청
자들에게서는 어느 정도 이해와 성원을 받을 수 있게끔 묘사되는 것이 보통이
다. (섬나라에서 태어난 그 수많은 열혈주인공들이 그러했었다)  그러나 바사
라는 애초에 그러한 이해조차도 거부한 채 시청자마저도 혼란에  빠뜨리는 특
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크로스의 세계관을 떠받치며 절묘한  3중주를 이루어 나가는  3개의 요소는
물론 노래, 발키리, 그리고 사랑이다. 그러나 이러한 3중주를 완벽하게  이루
어낸 것은 최초의 마크로스뿐이고 그 후에 나온 관련작들은 섣불리 완벽한  3
중주에 도전하기보다는 어느 한 가지 요소를 강조하고 다른 요소들은  뒤에서
그 요소를 지원해 주는 형식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다만 제 2차
마크로스 붐의 신호탄 역할을 했던 마크로스 2만은 이러한  경향을 보이고 있
지 않다. 오히려 전작의 3중주를 복제하려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결과만 낳
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도무지  새로움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진부한 작품이 되어버렸고, 이후 후속작들의 제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 또한 스튜디오 누에의 오피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 패
러렐 월드의 이야기로 밀려나 버렸다. 차라리 히비키의  기자정신이라든가 그
와 대립하는 통합군 수뇌부의 비민주적인 면모에 더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뭔
가 색다른 스토리가 나오지 않았겠는가 싶어 아쉽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망친 작품이라는 평가와는 약간 다른 문제다) 마크로스 플러스는 발키리에 초
점을 맞추었고 마크로스 7은 노래에 초점을 맞추어 신세대 또는 메이저 팬 층
을 공략하였고, 적어도 현재로서는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
인다. 메카니즘 팬은 신개발 발키리의 대결에 열광하고 음악 팬은 파이어봄버
의 공연에 열광한다. 물론 이렇게 되었다고 해서 다른 두 요소가 완전히 무시
되었다거나 배제되었다는 말은 아니고 다만 스토리 상의 비중이 약간  줄어들
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마크로스 플러스에서는 노래에 대한  뮨과 샤
론의 갈등, 그리고 옛 사랑에 대한 이사무와 갈드의 경쟁의식 같은 것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지만 마크로스 7에서는 그 정도의  배려조차 없는  것 같다.
(물론 TV판을 보지 않고 기본설정만을 알고 하는 얘기니까 틀릴 수도 있을 것
이다) 메카니즘은 이미 플러스에서 선보인 것을 응용하고 있고 스토리의 주된
초점도 전투에 맞춰지는 일이 별로 없다는 점, 그리고 헤로인인 밀레느가  상
당히 어린 나이이고 바사라는 밀레느에게 별로 신경쓰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다는 점에서 (다만 가무린만은 여전히 밀레느를 끈질기게 쫓아다닌다 ;--) 사
랑이라는 요소도 아직은 그렇게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크로스 7의 주된 초점은 바사라가 부르는 노래의 힘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
닐까.

바사라의 꿈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기만의 노래를 부르는 것, 그리고 그
노래로 전쟁 없는 세계를 만드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에게는 대스타로서의 명
예도 안락한 생활도 어여쁜 여인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에게는 오
직 기타와 노래가 있을 뿐이다. 누가 이해해 주건 말건 그는 빗발치는 탄알과
빔 속에서 꿈쩍도 않고 의연하게 노래를 부른다. "나의 노래를 들어라!" 라는
건방진 멘트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그는 오직 노래만을 위해 살고  노래
만을 위해 죽는 녀석이다. 아마 죽을 때에도 노래를 부르다 죽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실 어떻게 보면 베트남전쟁 당시의 미국에서 볼 수 있었던 부
류의 평화운동가나 반전주의자 또는 예술혼에 미쳐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하는
불굴의 이상주의자처럼 보이는 모습이기도 하다. 노래는 그의 이해되지  않는
내면을 표현해 주는 의사소통의 수단이고,  그 나름대로 세상에  내뱉는 그의
통렬한 (파이어봄버의 불타는 공연을 보신 분은 무슨 뜻인지 안다)  자기주장
인 것이다.

그러나 그가 처해 있는 상황은 이주와 개척,  그리고 미지의 생물과의  전쟁,
또는 인간들 끼리의 다툼이라는 살벌한 과업이 산적해  있는, 우리의  현실과
별다른 것이 없는 세계의 일이고, 그런 상황에서라면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은
도와주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자기 노래를 들으라며 기타를  치고 소리를 질러
대는 녀석의 꼴은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기의 관심사에만 빠져 세상일을 등한시하는 소위 오타
쿠라고 불리기도 하는 매니아 집단을 연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

바사라가 이해받지 못하는 것은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그는 이상주의자이고,
자기가 추구하는 바 외의 것에는 애초부터 상관하려  들지 않으며,  쓸데없는
다툼을 막고 싶어한다. (어쩐지 최초의 마크로스에서 등장했던 린 카이훈같은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이훈의 무기가 쿵후와 달변이라면  --
사실 그렇게까지 달변은 아니지만 -- 바사라의 무기는 노래와 뚝심이다.)  그
래서 그는 스타가 되었으면서도 여전히 주변으로부터 '괴짜' 취급을 받고  시
청자에게도 '노래는 잘 부르지만 도무지 알 수 없는 녀석'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TV판에서 죽었다 깨어나는 쇼까지 벌이면서 프로토데빌룬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을 보고 나면 인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생각으로
는 그렇다는 말이다) 게다가 민메이는 주변의 열렬한 지원과 숭배를 받으면서
자기도 모르는 새 전쟁의 전면에 서게 되었지만, 바사라는 반대로  누구도 달
가워하지 않는 (닥터 치바는 빼고) 상황에서 전쟁판에 끼어들어 멋대로  구는
경우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그가 사는 시대는 민메이의 시대와 같이  단순한 시대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그의 시대가 아직 현재진행형으로서 전개 중이라는 점이
다. 민메이의 시대에는 처음 만난 거인족과의 전쟁에서 아주 간단명료한 방법
으로 승리를 거두고 전설을 만들 수 있었다. 단 한 척의 우주전함과  한 명의
어린 소녀가 그 일을 해냈고 그것은 곧바로 역사에 각인되었다.  이제 그러한
일은 두번 다시 일어날 수 없다. 일단 누군가가 한번 이룩한 일을  남이 다시
이루기란 어려운 법이고 더욱이 그때보다 사정이 훨씬 복잡해져 있다면  그러
할 수밖에 없다. 바사라의 시대는 인류가 사방으로 뻗어나간 이주 개척의  시
대로서 그가 있는 선단 말고도 수 개의 이민선단이 있고 그 선단마다, 그리고
개척된 행성 각각에 스타가 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의 경험으로 인해  영악
해진 일부의 거인족들은 투항하지 않고 계속 싸우고 있으며  여지껏 본  적이
없는 또다른 적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노래만으로 싸움을 끝내
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소리다.

(같이 상영했던 TV미방영분 '최강녀의 함대'에서 막스 부부가  대타협의 키스
를 하고 밀레느가 열심히 '사랑, 기억하고 계십니까'를 불러대도 노쳐녀 히스
테리만 증폭시키는 멜트란디 병사들을 보라! 이제 옛날 수법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한계가 있는고로. ;--)

(그런데 이건 또 다르게 생각하면 더이상 예전 수법으로는 설득되지  않는 팬
들의 떠나가는 모습에 매달리며 바사라의 노래로 그들을 붙잡으려는 제작진의
처절한 싸움인지도 모른다. 거인족은 바로 우리들 시청자이고 통합군은  우리
를 어떻게든 낚으려고 하는 제작사인 것이다. 우호호호 ;--)

또한 바사라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고 라디오  드라마, 극장,  OVA를 통해
증식하고 있는 '바로 지금'의  마크로스 세계와 일치한다. 그는 아직  우리와
동시대의  캐릭터이고 이해되기까지에는 그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민메이
의 과업도 당시의 관점에서 보면  황당무계한 쇼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특
히 마크로스 함내에  있지 않았던 이들의 관점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전설이 되었다.) TV판에서의 프로토데빌룬 전쟁은  그의 이민선
단이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하나의 부수적인 사건에  불
과했고, 아직도 마크로스 7의 항진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마크로스
7은 이미 완전히 끝나버린 마크로스 플러스와는 달리 '라이브 감각'으로 만들
어진 이 시대의 마크로스이다. (그만큼  TV판이 인기가 있었다는  소리가  되
는지도 모르겠다. 애들 만화라고 하는  것과 유치한 만화라고 하는 것에는 차
이가 있다. 결국 애니의 주 시청자층은  여기서나 섬나라에서나 애들이다. 최
초의 마크로스 또한 이런 범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러한 라이브 감각과, 바사라라는 캐릭터의 혁명적인 ('절대 싸우지 않는!')
성격이 겹쳐져서, 마크로스 7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런 생각에 대하여, '요즘의 만화는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반증을 들고 나와서 아예 생각을 말고  편하게 보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든 알고 나서 보면 더 재미있고 더  확실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

바사라의 노래에 대한 집착은 사실 민메이의 노래에 대한 애착보다는  이사무
의 '하늘'에 대한 꿈과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어쩌
면 그동안 창안자인 카와모리 쇼지 자신이 변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로서
는 나름대로 그래야 했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이치죠 히카루의  비행기에 대
한 집착과 우유부단한 답답함이 카와모리의 학생 시절의 경험에서  산출된 것
이라고 가정해 본다면, 바사라와 이사무의 처절하리만치 지독한 꿈의  추구는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베테랑이 되어서까지도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의 꿈을 넓혀 나가려는 그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어처구니
없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로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진다.  인터뷰
에서 밝힌 바대로, 카와모리는 노래의 네거티브한 면을 플러스에서 샤론의 집
단최면을 빌려서 그려내었고, 그와 함께 '가상에서의 탈출과  현실에 눈을 돌
리려는 태도의 필요성'을 이사무가 계기판에 박치기를 함으로써 샤론의  마수
에서 벗어나는 장면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이것도 어쩌면 아주 편협
한 아전인수격 해석일 가능성은 있겠지만) 그 반대로, 그는 7에서 노래의  포
지티브한 면을 바사라의 신들린 듯한 공연을 통해 말 그대로 '불폭탄'같은 열
기로 포장하여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물론 TV시리즈를 제대로 본 다음에야 더 정확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하나의 세계에도 이렇게 다른 테마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일이다.

마크로스 플러스와 7은 사실상 마크로스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마크로
스의 틀을 벗어나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독립된 이야기이다. 시간적
으로나 (약 30년 이후) 공간적으로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 관련을 애
써 떨쳐버리려고 한다. 최초의 시도였던 마크로스 2가 사실상 시간만  미래로
옮겨놓고서 내용 면에서는 마크로스의 전형성이라는 올가미에 걸려  꼼짝달싹
못하고 자멸한 (어디까지나 본인의 표현)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것은  '나는
한번 했던 것은 두번다시 하지 않는다'라는 카와모리의 스타일과도 밀접한 관
련이 있을 것 같다. 사실 마크로스가 인기가 있었던 것도 당시 로봇물의 전형
이 되어 있었던 틀을 깨고 자기나름대로의 컬러를 확립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되돌아본다면, 지금의 마크로스가 원조 마크로스의 틀을 깨려고 하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올드팬으로서는 갑자기 낯선 세계에 내동댕이쳐진  듯
한 불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두 작품을  보아주었으면 고맙겠다.  원조와의 비교가
전혀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상과 제작진의 의도를 알지 못한  상태에
서의 단순비교는 잘못된 편견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마크로스 7은 어디까지나, 민메이의 이야기가 아닌, 바사라의  이야기인 것이
다. 정말로 그것뿐이다.

...

마크로스 다이나마이트 7은 앞으로도  발매 예정이지만  사정상 뒷편도 볼 수
있을는지는 미지수이므로 감상은 여기서 그치기로 한다.

어쨌거나 바사라의 노래를 찾아 떠나는 여행(그것은 동시에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일지도 모른다)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그것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

상영회를 준비해 주신 마영사 운영진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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