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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0-06] KBS특선 '화성특공대' 감상
감상과 연구/애니관련 | 2010. 7. 1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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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멋대로 정리한 기기괴괴 스토리!
    (잘못된 부분도 있을 수 있음)

2만 5천년 전, 인류는 태양계 제5행성 아틀라스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거듭되는 오염과 환경파괴로 아틀라스의 자연은 점점 황폐해져 갔고
아틀라스를 망가뜨린 인류는 대선단을 조직하여 태양계 제4행성 '화성'으로
이주의 길에 오른다. 그러나 화성에 살 수 있는 인간의 수는 제한되어 있었
기에 인간들은 이주 도중에 전쟁에 돌입, 그 와중에  아틀라스 행성 자체가
대폭발로 소멸하고 그 영향으로 화성의 자전축마저 흐트러져 원래는 살만했
던 화성의 자연까지 엄청난 피해를 입는 결과를  낳는다. 전쟁을  견뎌내고
화성에 이주한 일부의 인간들은  살아남기 위해 지하로  지하로 파고들어가
거대한 도시를 만들어 갔고, 필요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미리  저
장해 두었던 생물체의 종자를 이용하여 일부나마 파괴된 자연환경을 복구하
는데까지 이르렀다. 그들이 만든 도시는 급기야 화성의 표면에까지 그 영역
을 확장하게 되었고 거대 돔 아래에서 되살아난 자연을 벗삼아 사는 일까지
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들은 조상의 별 이름을 따서 그 도시를  아틀란이라
고 불렀다.

그러나, 인구가 늘어나고 개발이 진행되어가면서 도시의 규모는  점점 커졌
고, 그에 따라 아틀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숲과 강은  차차 건물들
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그리하여 결국 지하에 보존된 일부분의  숲지
대를 남기고 아틀란은 금속과 합성재료에 뒤덮인 차가운 도시로 변해버렸고
인간의 오만이 불러일으킨 오염은 한계를 모르고 계속되었으며, 식량과  자
원도 고갈되기에 이르렀다. 아틀란의 상층부는 인류의 멸망이라는 대파국을
피하기 위해서 두 가지의 프로젝트를 은밀히 진행시킨다. 하나는 인류가 거
주가능한 별로서는 단 하나 남은  제3행성 '지구'로의  이주를 위한 거대우
주선의 건조, 그리고 또 하나는 인간에게 잠재되어있는 강력한 초능력을 개
발하여 아무리 가혹한 우주공간에서도 견뎌내고 새로운 생활방식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인류의 자손을 길러내기 위한 특수학교의 설립이었다.  우주선
은 바로 아틀란의 지하에  위치한 거대한 블럭의  형태로서 준비되어  있었
고 특수학교는 위에서 말한, 얼마 남지 않은 '숲' 속에 지어져 있었다.  학
교에서는 DNA감정을 통해 강한 정신력을 지닌 소녀들을 입학시킨 뒤 그들의
지난 기억을 지워버리고 정신집중과 명상을 통한 특별훈련을  거듭함으로써
그들의 능력을 개화시키려고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 한명 한명의 행동은 도
처에 설치된 모니터로 감시당하고 있었다. 총책임자인 시장은 특히 학교 쪽
의 프로젝트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으나 2인자인 치안대의 사령관은  화성
에는 이미 남은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우주선 쪽에 더욱 더  마음을 쓰는
듯 했다.

그런 때에, 일단의 노학자들과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하는 저항파의  시민들
은 시장의 계획에 의문을 느끼고 도시  한구석에 묻혀있는 '시조'의 지혜를
빌리기로 한다. '그분'이라고만 불리는 그 존재는 2만 5천년 전에 아틀란을
건설하는 데 공헌한 인류의 조상으로서, 전설로만 알려져 있던 터였다.  저
항파의 일원인 청년이 특수학교로 숨어들어가 천신만고끝에 데려온 소녀 이
브 도슨은 그 능력의 개화는 늦은  편이었으나 발달 속도는  상당히 빨랐던
탓에, '시조'와의 대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오면서  이미
실체는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은 시조는 이브의 입을 통해 아틀라스인의  지
난 역사와 화성의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그렇다면 다른 별로 이주하면 되
지 않겠느냐"는 이브의 질문에 대해, "인간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다른 별로 옮겨가도 똑같은 역사만 되풀이될 뿐이다"라고 말한다. 옳은  방
법을 구하는 그들의 질문에, 시조는 "절대로 희망을 버리지  말고 노력하는
한 뭔가는 이루어질 것이다"라며 힘이 다해 사라지고 만다.  이러한 시조의
말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도시의 인간들에게도 퍼져나가
고, 결국 화성을 버리고 떠나는 것보다는  화성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저항파는 시장과의 회견을 통해서,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쓰일 에너지를 전용함으로써 30년간 도시가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음과 동시에 화성의 자연을 되살리는  데 노력하기로 합의한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  사령관은 시조의 목소리를 멋대로 날조된 환
각으로 생각하고 우주선을 발진시켜 지구로 떠나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 그들을 저지하려고 달려가는  사람들, 겁에 질려  숲으로 피하는 사람들,
우주선에 올라타려고 몰려드는 사람들, 온갖 종류의 인간들이 그 모습을 드
러낸다. 아틀란을 꿰뚫고 날아오르던 우주선은 기계고장으로 인해 추락하고
화성의 인류는 단 두 사람을 남기고 전멸한다. 숲으로 피하는 길을  택하지
않고 도시의 최후를 지켜보기로  작정한 이브의 부모 도슨부부는 우주복 차
림으로 우주에 튕겨나간 채 화염에 휩싸여 멸망해 가는 아틀란의 모습을 슬
픈 눈으로 쳐다본다.

기적이 일어난 것은 바로 그때였다. 파괴된 도시의 잔해 속에 재가 되어 파
묻혀 있던 사람들의 시체 속에서 그들의 순수한 영혼이 생명에너지의  형태
로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브는 부모를  향해 작별을 고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우주로 날아올라 생명의 뜰, 지구로 향한다. 아직도 원
시인들이 돌아다니고 있던 태고의 지구에, 눈부신 한줄기 빛이  화성으로부
터 날아와 꽂힌다.

...현재로부터 3만년 전, 지구의 인류는 비약적인 진화를 이룩했고 다른 원
인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크로마뇽인이 나타났다. 이후 대서양에서는 인류최
초의 화려한 문명이 꽃피게 되었으며 플라톤의 기록에는  그 문명의 이름이
'아틀란티스'라고 전해진다...


[2] 이런 점이 재미있다

*인류의 고향은 지구가 아니다?!

인류의 기원은 많은 학자들의 끊임없는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의문
점이 상당수 남아있어서, SF계에서 자주 다루는 테마 중의  하나로 되어 있
다. 특히 외계에서 온 지성생명의 개입이 인류의 진화나 문명발전에 영향을
주었다는 설(說)이 자주 사용되는데, 유명한 것으로는  '초시공요새 마크로
스'(프로토컬처의 조사단이 지구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신비한  바다
의 나디아'(M78성운에서 온 외계인이 아틀란티스를 세우고 인류를 노예화했
다가 몰락했다), 그리고 국내작품으로는 '영혼기병  라젠카'(카로안 문명은
지금은 없어진 태양계 제10행성에서 와서 지구인류와 동화되었다) 등등  설
정만으로 따지자면 꽤 많다. (좀 무리수를  두자면 '바빌  2세'같은 작품도
유사한 스타일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이건 인류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몇몇
초인의 경우만을 얘기하는 것이니 더 말할 필요는 없겠다)  이 작품도 라스
트에 화성인류의 육체를 배제한 영혼이 지구로 날아와 뭔가 영향을 주는 것
을 암시함으로써 이와 비슷한 테마를 건드리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
나 재미있는 점은 본작은 그러한 설정을 꽁꽁 숨기고 있다가 중간에 와서야
조상님(...)의 충격적인 발표를 통해 알려준다는 점인데, 그런 것을 모르고
처음만 보는 사람에게는 '이것은 아마도 미래의 인류가 화성에 이주한 때의
일일지도'라는 짐작도 가능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라고는 하지만  프롤
로그 부분에 '2만 5천년 전'이라고 해놓고 우주전투 장면을 미리 내놓고 있
으니 뭔가 평범한 얘기가 아니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을는지도 ;;;) 아무튼
이러한 설정은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자신이 살던 별을 망가뜨리고 이주
를 되풀이함으로써 계속 같은 잘못을 거듭하는 인류의 실태를 묘사함으로써
그들과 다를 바 없이 지구를 고물로 만들고 있는 현재 인류의 모습을  비꼬
는 메타포(은유)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로서도  훌륭하게 작용하고 있
다. SF라는 것의 기능 중 하나인, '과거와 미래를 통한 현재 돌아보기'에도
충실히 들어맞는 설정인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신일숙씨의 '나의 이브
'도 꽤 재미있다. 야훼는 외계인이며 아담과 이브는 그가 심심해서  만들어
낸 클론들이었다! 는 객기어린 설정이지만 사실 이 작품은 SF라기보다는 야
훼와 이브 사이의 밀고 당기는 심리게임에 초점을 둔  애정물이라고 생각한
다. 그것이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런데 아직까지 인류 자신의 조상이 다른 별로부터 직접 이주해 왔다는 설
은 그다지 인기가 없는건지 찾아보기가 힘든데, 아마도 인류의 문명 수준이
아무리 훌륭했어도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겸손(...) 때문이 아닐
까. (우리 조상이 우주에서 왔다면 그들의 기술은 대체 다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결국 그냥 인류가 발전한 이유를 찾기에는  힘들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별에서 왔다고 하면 너무 무책임하고 그러다 보니 나타난 것이 외계인
개입설이라는 절충설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  (본작도 화성인의 정신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지구인류라는 하드웨어를 만나는 것으로 끝내고  있으니 말이
다. 어쩌면 화성인의 정신이 아예 육체를  새로 만들어서 지구인을  정복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뭐 아무 말도 안해놓고 암시만으로 끝냈다는 것은 결국
폭넓은 해석의 기회를 주기 위한 배려가 아니겠는가. 흔히 말하는 '열린 구
조' 이론. ;;;;;;)

*장르를 예측할 수 없게 하는 희한한 스타일

프롤로그에 나오는 장대한 우주전쟁은 '어라, 전함물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다음에 저항파의 소년 듀가 보안대 사이클에 쫓기는 걸로 넘어가
면 '아아, 달로스같은 체제비판류 SF인가'라고 생각하게 되더니, 또 그  다
음에는 기억을 잃고 예지몽에 시달리는 미소녀(...라고는 하지만 이건 그다
지 미소녀랄 건 없는 아주 건전한 명작극장 스타일 아니었나 ;;;;;;)와  초
능력을 개발하는 (이라고는 하지만 무슨 요가 교실 같아!) 학교 풍경을  보
고는 '으음, 초인로크같은 에스퍼물이었던가'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만,  다
시 이브가 학교 최강자인 의문의 보이쉬 소녀 세라와 친해지는 것을 보고는
'오옷 이제보니 쟤네들의 커플링을  위한 L스토리였던 건가!'라는 벼락맞을
생각까지 이르게 되는데, 듀가 학교에 침입해서 세라의 방해를 물리치고 이
브를 데려가는 데에 와서는 또다시  '아아 모르겠다,  달로스에 초인로크가
출연하면 딱 저꼴이겠는데 ESP묘사는 너무 짧고 저항파의 묘사는 너무 비장
미가 없지 않나. 이게 대체 무엇이지?'가 되었다가, 이브가 조상님의  메시
지를 전하는 데에 와서는 '아하 이건 환경만화였던 것이야! 역시 같은 환경
보호라도 저정도로 얘기를 하면 안들을 녀석이 없겠군!'이라는 결론아닌 결
론까지 도달. (정신없는 시청자군. 그냥 본 뒤에 생각해 보면 될걸 가지고)
그러나 역시 그 이후에도 사령관이 지만 살겠다고 (사실은 우주선에 타겠다
고 매달린 사람들과 자기 부하들도 챙겼으니 완전히 지만 살겠다고 한건 아
니지만) 독자적으로 행동을 일으키는 부분이나, 세라의 (이때 그녀가  사령
관의 조카딸이었으며 능력은 약물을 통해  얻은 것이고  학교에는 저항파의
동향을 감시하려고 기억조정 없이 잠입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
조종에 의해서 블록으로 가는 문을 열게 되는 이브의 하드한 묘사에 와서는
'역시 이건 체제비판물일지도'라고 옆길로 잠깐 빠졌다가 이브의 신변을 걱
정하는 듀와 함께 달려가는 학교의 여교사("지금은 이브를 찾는 것보다  진
실을 찾는게 더 중요해요" 뭐여, 당신도 몰랐단 말여? ;;;;;;)의 모습을 보
면서는 '우리에겐 저런 교육자가 필요해...이거 교육영화가 아닐텐데 으음'
이라는 곁가지까지 떠오르더니 결국 클라이막스에서 사령관과 세라가  우주
선에 올라가기 위해 리프트를 타는데 거기 붙은  이브가 사령관에게 두통을
느끼게 하고 그것을 뿌리치려는 사령관이 권총을 뽑아들자 위기일발의 순간
에 세라가 중간에 끼어들어 총을 대신 맞고서는 이브와 꼬옥 끌어안고 떨어
지는 감동적(뭐가!)인 장면에 와서는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군. 역시  쟤네
들은 커플이었던것이야 핫 핫 핫'이라는 의미모를 웃음을  떠올리는 지경에
까지 도달! (건전한 인간의 생각이 아니다 ;;;;;;)

뭐 아무튼 마지막 메시지 '지구를 잘 지켜다오'를 보면 이건 환경보호가 주
된 메시지이긴 한데 거기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장르적 혼란을 겪지 않
으면 안되는 험난한 관문을 여러 군데  설정해 놓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대단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 (그러나 맨 첫머리에 나오는  For The
Next Generation이라는 자막을 보았다면 이미 알았어야 정상인거아니냐  인
간아 ;;;;;;) 인물은 많으나 주인공이 확실치 않다는 점도 특이한데,  중심
적인 인물은 이브이지만 그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한가지 역할은 꼭
한다는 점에서 꼭 얘만을 주인공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캐릭
터보다도 스토리와 설정이 더 큰 무게를 차지하고 있다는 면에서 요즘 만들
어지는 대부분의 작품들과는 비교되는 점이 많다) 애착이 가는 인물을 하나
만 고르라면 나는 하는 짓이 영판 우라누스인 세라양에게 한표. (어째서 이
런 캐릭터는 꼭 죽기 전에만 저런 미소를 짓는 것이냔 말이다! ;;;;;;)

*그리고 잡담

-KBS의 제목짓기 센스에는 정말 두 손 다 들었다. '화성'은 있는데 '특공대
 '는 어디로 갔나? 원제나 기타 정보가 전혀 없어서 하마터면 안볼 뻔 했는
 데 안봤더라면 두고두고 후회했으리라! (그러나... 녹화를 못 했군 ;;;;;)

-성우는 그런대로. 듀에 강수진씨, 교장에 박상일씨, 조상님과 해설에 남궁
 윤씨란거 빼면 잘 모르겠지만, 나는 혹시 이브가 김수경씨가  아닐까 생각
 했으나 크레딧에서는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故 정경애씨가 출연한걸  보
 면 이건 첫방영한지 1년도 넘어서  재방된 것이 틀림없는 둣 하다.  기타,
 김승준씨가 끼어있는 것 같았다. (도대체 누구로 나왔을까)

-그나저나 우리는, 지금 지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또  다른 행성으로
 가기 위한 방주를 준비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러지 않기 위해서 뉴타입이 필요하다면 할 수 없지만.
    (잡지 얘기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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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ZAMBONY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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