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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2-24] 울트라하 : 외전 '靑衣男傳'
창작의 샘터/울트라하 | 2010. 7. 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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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하 외전

ウルトラハ外傳

~ MEN  IN  BLUE ~

(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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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불명의 건물 안에 위치하고 있는 평수불명의 작은 방 안에서 정체불명의 두 남자가 연령불명의 한 여자와 가격불명의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있다. 남자들은 매우 깐깐해 뵈는 인상을 하고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푸른 옷으로 도배를 하고, 얼굴에는 불투명한 청색 선글래스를 끼고 있다. 여자는 이렇게 보면 학생 같기도 하고 저렇게 보면 백수 같기도 하며 또 다르게 보면 직장인 같아 보이기도 하는, 그런 대로 수수한 옷차림을 하고서 약간 불안해 보이는 얼굴로 그들의 심문에 응하고 있다.

그들의 대화는 겉으로만 보기에는 정중하고 격식을 차린 듯했으나 자세히 들어보면 그 밑바닥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긴장과 적대감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나는 적법한 입국절차와 신체검사, 신상조회까지 마치고 들어왔어요. 문제될 만한 행동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요.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심문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언뜻 보아서는 전혀 구분이 안 갈 만큼 닮은 두 남자 중 한 명이 양복 안에서 수첩을 꺼내서 잠깐 읽어보고는 여유롭게 응수한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시더라도, 분명 문제될 만한 사건이 있긴 있었습니다. 기물파괴․공무집행방해․도로교통법 위반․노상폭력․공중(公衆)에 대한 불안감 조성․풍기문란 등등. 열거하자면 아직도 많습니다. 이것은 모두 앙끄 방위군과 PETS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자료들을 기초로, 각 언론사의 자료들을 추가하고 거기에다 저희들이 직접 수집한 정보들을 가미하여 산출해 낸 죄명들입니다. 그 횟수까지 셀 필요도 없이, 이것은 명백한 범 은하 지성체 행정 관리법 위반입니다.”

“이 행성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서 괴물과 싸우다가 생긴 일인데도 말인가요?”

아까와는 다른 쪽의 남자가 헛기침을 하면서 입을 열었다.

“입국 신고서에 기재된 당신의 체류 목적은 유학과 관광 및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제 근무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자경단 활동이나 사적(私的) 전투 행동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왕족이라 해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다른 세계에서 온 자에게는 남을 도와줄 권리도 없다는 말이에요?”

“우리 시민의 안전과, 당신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아가씨. 아, 경칭을 생략한 점 양해해 주십시오. 지금은 어디까지나 조사중이므로 당신의 원래 신분에 합당한 호칭은 당분간 생략하겠습니다.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내 안전? 하! 그것보다 좀더 그럴듯한 핑계는 없나 보죠?”

남자 중의 하나가 냉정한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죄송하지만 당신을 본부까지 연행해야겠습니다. 이것은 항성간 협약에 위배되지 않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발부된 특별 체포 영장입니다.”

그는 안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어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을 보여주었다. 지구의 에스페란토 어와 울트라어(語), 그리고 은하 표준어의 3개 언어로 작성되어 깔끔하게 도장이 찍힌 진짜 영장이었다.

여자는 상황이 생각 외로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강제 추방입니까?”

“예정보다 약간 일찍 집에 돌아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안심하십시오.”

여자는 체념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순순히 일어나서 따라나설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파란 옷의 두 남자는 잠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한 명이 그녀를 지켜보며 무언의 재촉을 하고 있는 동안 다른 한 명은 문을 열기 위해 돌아섰다.

바로 그때,

눈 깜짝할 사이에, 여자는 느닷없이 자기 쪽을 바라보던 한 명에게 달려들어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다른 한 남자가 끼여들어서 둘을 겨우 떼어놓기는 했지만, 옥신각신하는 와중에 세 사람의 옷매무새는 형편없이 흐트러졌고, 두 남자가 끼고 있던 선글래스는 어느 틈엔지 바닥에 굴러 떨어져서 모두 산산 조각나 있었다. 남자 중 한 명이 기가 질린다는 표정으로 여인을 달래기 시작한다.

“이렇게 흥분해 봐야 피차 좋을 게 없어요. 우리들에게는 당신의 움직임을 봉쇄하기에 충분한 개인용 화기가 있습니다. 부탁이니 서로 싸우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군요.”

어투는 정중했으나 그 내용은 명백한 위협이었다.

다른 쪽 남자의 팔에 붙들린 채 씩씩거리던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앞으로 떨어뜨렸고, 마침내 그녀가 힘이 빠져서 굴복한 것이라고 생각한 남자는 순간적으로 방심 상태에 빠져서 잡고 있었던 팔이 약간 느슨해졌다. 이틈을 놓치지 않고 맹수와 같이 날쌘 동작으로 그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난 여인은 출입문과는 반대쪽인 방 한구석으로 달려가서 품에 감춰져 있던 뭔가를 꺼냈다.

체온계 만한 크기에 마치 볼펜처럼 생긴 작은 금속 막대였다.

“아차, 내 기구를! 어느 틈에......?”

놀란 남자들이 미처 눈을 감을 시간도 주지 않고, 그 막대의 끝 부분에서 순간적으로 사진기의 플래쉬같은 붉은 빛이 점멸했다. 그 빛을 꼼짝없이 시신경(視神經)에 쏘인 남자들은 멍한 얼굴로 제자리에 멈춰 섰다. 마치 시삽으로부터 예고 없는 회원(3) 통보를 받고 순간적으로 맛이 간 불성실 회원 마냥.

아까의 허술하고 어색하고 무기력하고 수줍고 어리벙벙한 태도와는 전혀 딴판으로 싸늘하고 우아하고 냉철하고 이지적이고 위엄 있는 표정을 드러낸 여인이, 그들을 상대로 말하기 시작한다.

“너희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잊어버렸다. 이제부터는 내 말대로 처리하라. 너희들이 추적하던 사람은 착오로 인해 외계인으로 기재된 지구인이다. 따라서 이제 본부로 돌아가서 너희들의 상사에게 실수였다고 보고하고, 그 사람에 대한 모든 자료를 남김없이 폐기하도록. 그러고 나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던 일을 계속하는 거다. 물론 그 뒤에는 나에 관한 일도, 그리고 지금 이 명령도 완전히 잊어야 한다. 잘 알았겠지?”

30년 전에 한통 합중국에서 벌어졌던 건전성인(健全星人)의 침략 사건 이후, 늘어만 가는 외계의 위협에 경계심을 느낀 나우국 정부가 비밀리에 편성한 대(對)외계인 특수 기관 Men In Blue의 정예 요원인 쌍둥이 형제 TS와 TM은 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날 밤, 지구에 입국한 각종 외계인들의 정식 기록 파일 중에서, 라하세르 바스타젠 드 올트란 6세 -- 일명 ‘동거녀’ -- 에 대한 부분은, 전자기록․일반기록의 여부에 관계없이 영원히 -- 글자 그대로 ‘영원히’ -- 삭제되었다.



그리고 이 일은 아직까지도 아무도 모르는 비밀로 남아 있다.

......적어도 독자인 당신을 제외하면.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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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央久プロ․NOW․ウルトラハ製作委員會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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