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기/숨기기 가능합니다^^
분류 전체보기 (326)
창작의 샘터 (88)
패러디 왕국 (85)
감상과 연구 (148)
일상의 기억 (5)
보이기/숨기기 가능합니다^^
[1999-03-30] 인터폴 비록 A-파일
창작의 샘터/울트라하 | 2010. 7. 4. 21:28
 

==========================================================================




수 천년 전부터 그 누구도 당할 자 없는 초(超)엽기의 테크놀러지를 구사하여 수많은 문명권을 무너뜨려 오면서 우주 여러 곳에 걸쳐 광대한 세력을 자랑해 온 종족이 있었으니, 그들은 스스로를 불임성인(不姙星人)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단 한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알게모르게 조금씩 축적되어 온 환경호르몬과 방사능물질의 영향으로 인해 자기들의 힘만으로는 다음 세대를 이어갈 자식을 생산할 수 없게 되고 만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느 정도의 인공수정 기술과 클론 배양을 통한 세대교체는 가능했지만, 그들의 불임을 촉진시키는 원인이 된 고향별의 오염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졌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 모든 기술을 가지고도 어쩔 수 없게 될 날이 올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였다.


상당한 시간 동안 고민하던 불임성인의 행성회의체는 수많은 토의 끝에 괜찮은 해결책을 한 가지 발견해 낸다. 이 은하계에 퍼져 있는 별들 중에는 생명을 품고 있는 별도 적지 않다. 따라서 그들은 그 수많은 별들 중에 가장 뛰어난 생명력을 갖춘 곳을 선택하여, 그곳의 주민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들의 생식세포에 자기네들의 유전 암호를 몰래 프로그래밍하여, 자기들의 뒤를 잇게 될 제3의 종(種)을 창조하려고 획책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주민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면, 갑자기 한꺼번에 바꾸는 것보다는 오랜 세월을 두고 서서히 범위를 넓혀나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들은 일단 ‘지구’라고 불리는 미개한 별의 어느 한 지역을 대상으로 작은 실험을 해 보기로 했다.


그러나...





==========================================================================


인터폴 비록(秘錄) A-파일

THE A-FILES


Episode 054 : "Steal The Future"


==========================================================================





“......이상이다. 그런데 미도리군 자네 듣고 있는건가?”

사이바에도의 왁자지껄한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ICPO(국제경찰기구) 니프티랜드 지부의 사무실 안에서는 나이에 맞게 적당히 틀어올려진 중후한 백발과 큼지막한 검은테 안경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중년 노처녀 치호=스키너=쿠마바라 국장이 자기 책상머리 앞에 우뚝 서 있는 두 명의 부하를 상대로 손짓 발짓까지 열심히 해 가며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두 명중 한명은 어딘가 몽상에 빠져 정신이 나간 듯한, 어리벙벙한 기색을 보이는 키큰 남자였고, 다른 한명은 어둠 속에서도 용케 원하는 먹이를 찾아내는 사냥개를 연상시키는, 또렷또렷한 눈초리를 한 아담한 체구의 여자였다. 둘은 모두 어딘가 망해가는 양복점에서 헐값에 맞춘 듯한, 엉성하기 짝이 없는 남색 정장을 차려입고 ‘당신이 시삽이오? 나 비밀요원이오’라고 말하는 듯한 건방지기 짝이 없는 자세로 서 있었다.

“네, 네? 앗, 죄송합니다. 다음주에 출장을 가야 하기 때문에 나우국어(語)공부를 하느라고 그만...”

당황한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급히 양쪽 귀에서 이어폰을 빼면서, 미도리=데이나=미도리카와 요원이라는 직함을 가진 초롱 초롱한 얼굴의 젊은 여성이 국장의 질문에 뒤늦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일처리에만은 대단한 수완을 지닌 대신, 어떤 한 가지 일에 빠져들면 메카고지라가 물어가도 꿈쩍 않는 그녀의 묘한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국장은 그다지 화내는 기색 없이 약간 불편한 얼굴로 그 옆에 서 있는 또 다른 부하에게 일러 두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 출발해야 하니까 다시 설명할 시간이 없다. 마쓰모토군 자네가 가는 길에 내 대신 설명 좀 해주게.”

“그러겠습니다.”

마지못한 얼굴로 양 어깨를 으쓱거리며, 켄이치=폭스=마쓰모토라는 이름의 키큰 사내가 대답했다.




국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 사람은 재빨리 그 자리를 떠나서 바깥에 대기시켜 둔 나우산(産) 175년형 포니테일-2에 올라타고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금방이라도 분해되어 사방팔방으로 흩어질 듯한 중고차의 털털거리는 소리가 그들의 앞길에 왠지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커브를 돌 때마다 바퀴가 한 개씩은 제 자리를 신나게 이탈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수리하는 데만도 몇 분이 낭비되었다.

“아무리 예산이 딸린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차를 지급할 수가 있죠? 이건 숫제 사람이 차를 짊어지고 다니는 편이 낫겠어요.”

“그래도 우리는 나은 편이에요. 동부(東部)게르마뇽 담당으로 가 있는 친구들은 뭘 타고 다니는줄 알아요?”

“아뇨, 뭔데요?”

“146년형 스트라반트.”

“......(-_-) 그곳 담당자도 만만찮군요.”



마쓰모토는 조심스레 운전을 계속하면서 주머니 안을 살폈다.

그의 양복 호주머니에는 방금 신문 가판대에서 사온 「로스웰 구락부」라는 제목의 별별 기괴한 사건․사물들을 주로 다루는 3류 타블로이드 주간지가 정성스레 접혀진 채로 쑤셔 넣어져 있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을 진지한 눈길로 여러 번 들여다보며 공들여 스크랩하고 분류하고 보관하며 때로는 서로 비교검토하기도 하는 그의 아무리 봐도 정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행각을 보는 사람은 꼭 한 번씩, “언제나 철이 들래?”라는 언사를 내뱉고 지나가곤 했다. 결국 어쩌다가 겨우 구한 직장인 ICPO 안에서도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따돌림만 당하던 그가, 세계각지에서 벌어지는 이상현상을 별도로 다루는 A파일 전담 기록실(행여나 술자리에서 이쪽 사람을 만나면 Anime의 A냐고 묻는 실책을 저지르지 말기를 바란다. Abnormal의 A다.)로 밀려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말 그대로, 그는 초현상 오타쿠였던 것이다.

그는 주머니에서 손을 떼고 속도계를 점검한 다음 핸들을 조종해 가며 옆좌석의 미도리에게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니까 말이죠,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는가 하면...”

“네? 뭐라고요? 지금 어제 배운 회화를 되풀이해서 듣느라 말하기 곤란해요.”

두 귀에 삼각형의 이어폰을 단단히 꽂고 여러 가지 실수하기 쉬운 표현들을 메모해 둔 버스트-잇(bust-it; 1회 사용후에는 오염을 막기 위해 폭파되는 휴대용 메모지)을 하나 하나 살펴보면서 입으로는 쉴 새 없이 낯선 이웃나라 말을 되뇌이던 미도리양이 방해하지 말라는 몸짓을 살짝 해 보였다. 그러나 마쓰모토는 의무감에 불타서 바싹 마른 얼굴을 치켜세우고 계속 말을 걸려고 시도를 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우린 지금 일을 하러 가는...”

“이봐요, 나도 일하러 가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음주의 해외출장은 이번 일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잖아요. 특히나 말이 안 통하면 가서 아무것도 못하고요. 하지만 이번 일은 그렇게 중대한 일 같아 보이지도 않으니까 좀 봐달라구요.”

“아직 무슨 일인지 얘기도 안했는데 중요한지 안한지 어떻게 알아요?”

“여--자의 직.감.!♥”

“......(;;;-_-)”

직감이라니 가메라 등껍질 벗을 소리다. 두뇌파인 미도리양이 그런 것에 의존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번에도 단순히 어학공부에 몰두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자기에게 모든 일을 떠맡기려고 핑계를 대는 것에 불과하다. 마쓰모토는 그렇게 생각하니 절로 골이 나서 스스로 입을 꽉 다물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는 동안, 차는 북적대는 도심을 벗어나서 교외의 한적한 국도로 접어들고 있었다. 목적지도 이제 멀지 않았다.

“아, 그런데 마쓰모토상, ‘배째라’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요?”

알 리가 없지 않은가. ;--




니프티랜드는 나우민국(裸愚民國)에서 바다를 건너가면 곧바로 나오는 큼지막한 섬나라의 이름이다. 이 나라에서 사회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도시 중의 하나가 바로 수도인 「사이바에도」였다. 이 도시의 근교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담당하는 초현대식의 과학시설이 상당수 자리하고 있었다. 몇해 전부터 불어닥치기 시작한 ‘애들 없이 내멋대로’ 증후군의 여파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인구 노령화에 대한 대책으로써 수억의 예산을 들여 설립된 이곳 우시야마 수정학연구소(牛山受精學硏究所) 또한 그런 시설들 중 하나였다.

이 연구소에서 최근에 설명하기 곤란한 사건이 벌어졌다. 밤이면 밤마다 도무지 인간인지 무엇인지조차 확인하기 불가능한 이상한 형체가 연구소 곳곳에 숨어들어 뭔가를 하다가 경비원에게 들켜서 숨바꼭질을 벌인 끝에 아침만 되면 꼭 사라지는 것이었다. 철저히 조사를 해 보았지만 의문의 침입자가 들어왔다가 간 뒤에도 표면상으로는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고 아무 것도 없어지지 않았으니 정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꺼이 꺼이~”

...자, 장난은 그만하고,

하여간 그래서 연구소 측은 처음에는 지방경찰에 이 사건을 의뢰했고, 아무런 증거물도 혐의점도 그리고 범인조차도 찾아내지 못한 지방경찰은 경시청에 이 사건을 떠맡겼지만, 역시 아무런 의심가는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경시청은 이것이 혹시 국제적인 산업 스파이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전혀 근거없을뿐만 아니라 이치에 맞지도 않는 순간적인 발상에 기초하여 ICPO에 이 묘하다고 하면 묘할 수도 있고 별 것 아니라고 하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미(未)사건을 떠넘겨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그렇잖아도 할 일이 많아 죽을 지경인데 별 쓸데없는 사건까지 다 맡기는 것에 열받은 ICPO 니프티지부는 부서 중에서도 가장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실적 제로, 해결률 제로, 예산삭감 최우선 대상인 무적의 부서, A-파일 전담부에 이 사건을 휙 던져 (정말로 던져) 주고 말았다.

그리하여 미도리와 마쓰모토가 이 연구소에 조사차 찾아오게 된 것이다.

“굉장히 큰 곳인데요. 뭐하는 데죠?”

“맞춰봐요.”

마침 정문 쪽의 현판은 보수공사 때문에 장막으로 덮여 있었다. 그리고 이런 연구소라는 곳은, 밖에서만 보면 도대체 뭐하는 곳인지 알 수 없을만큼 서로들 비슷하게 지어지기 마련이다.

“알았다. 유제품 공장이구나!”

“......(0_0) 뭘 보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_^) 저기 커다란 금속통이 귀엽게 줄지어 있잖아요!”

아닌게아니라 그 통들의 모양은 유제품을 다루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통과 닮은 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 든 것들은, 전혀 다른......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어차피 알려줘봐야 들으려 하지도 않을 거라는 쓸데없는 오기가 생긴 나머지, 마쓰모토는 대화를 거기서 그냥 끝내고 말았다.



“그러니까 경비원들의 말대로라면, 그 이상한 검은 형체들은 사람같기는 한데 어딘가 사람같지가 않고, 날렵하긴 한데 어딘가 굼뜨고, 무섭기는 한데 어딘가 친근하며, 건전해 보이기는 한데 어딘가 말종처럼 보이기도 하더라는 겁니까?”

“저도 약간 이해하기가 곤란합니다만 하여간 그렇답니다. 그사람들은 신원이 확실하고 정신감정도 몇번 거친 뒤에 증언을 했으니 틀림없을 겁니다.”

우직한 얼굴이 영락없이 황소를 연상케끔 하는 장년의 혼혈인 부소장이 대답했다. 그의 이름은 페르디난드=타치히데라고 했다. 미도리는 이 사람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더니 이곳이 정말로 유제품 공장이라고 굳게 믿어버리게 된 듯했다.

“뭐 현장에 남긴 것은 없고요?”

“특별히 남기고 간 것은 없습니다. 아주 깨끗해요.”

“다른 사항은요?”

“그들이 사라지기 직전에 꼭 이상한 소리가 들렸답니다.”

저도 모르게 주머니 속의 주간지에 실린 UFO기사를 연상하며 마쓰모토는 그것이 어떤 소리였는지 물어보았다.

“글쎄요. 묘사하기는 좀 어려운데, ‘부-리므, 부-리므, 부-리므, 부리부리’ 뭐 이런 식으로 작게 속삭이는 소리였다고 하네요.”

뭔가 거대한 기계가 윙윙거렸다거나, 주변 공기의 흐름이 바뀌어 세찬 폭풍이 일어났다던가 하는 따위를 기대했던 마쓰모토는 일순간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직접 조사를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어느 쪽이죠?”

“이쪽으로.”

그나저나 미도리양은 그새 어딜 갔길래 또 안 보이는 걸까?



“정말 뭔지 모를 것이 많기도 많다니까. 대체 어느 길로 가야 맞는 걸까?”

조사는 마쓰모토에게 맡겨두고 잠깐 손이나 씻으러 갔다온다는 것이, 일이 이상하게 꼬이는 바람에 길을 잃어서 여기저기를 헤매던 미도리양은 운명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어떤 힘에 이끌리기라도 한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평소에는 밀폐되어 있을 터였으나 지금은 마침 괴사건 때문에 조사의 편의를 위하여 잠시동안 열려 있었던, 어떤 냉방장치가 아주 잘된 방 안으로 미끄러지듯 걸어들어갔다. (뭐가 이리 기냐...;-_-)

“부르르르르, 너무 추운걸. 여긴 아마도 뭔가를 보존하는 데 같은....”

갑작스런 온도변화 때문에 평소 때처럼 판단력이 잘 돌아가지를 않는지 두 손으로 몸을 감싸고 다소 혼란스런 표정으로 방 안을 헤매던 미도리는 문득 시장기를 느끼고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선반 위에 살짝 놓여 있는 한 통의 길쭉한 은빛 보냉용기(保冷容器)를 발견하고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어 그 용기를 집어들었다. 왜 하필 수많은 통 중에 그것만이 눈에 띄었는가는 의문이 남지만.

‘괜찮을려나. 이건 원칙상으로는 사유재산 침해에다 공권남용인데...’

미도리는 병을 한 손에 든 채 몇 초간 망설였다.

‘괜찮겠지 뭐. 공부하느라 어제 저녁부터 거의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 히힛’

그녀는 결국 배고픔에 굴복하고는 잘 안 열리는 뚜껑을 역지로 열어 젖혔다. 너무 힘을 주는 바람에 손이 좀 아파지긴 했지만, 보람은 있었다.

병모양의 용기 안에 냉동상태로 들어있던 크림색의 물체는 순식간에 미도리의 굶주린 뱃속으로 사라져 갔다.




결국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하고 떠나와야 했다.

마쓰모토는 낡은 승용차의 낡은 페달을 낡은 구두를 신은 발로 마구 밟아대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는 않을 정도로 속도를 조절해 가면서 국도를 달리고 있었다. 과연 침입자들은 무엇을 노리고 들어와서 어떤 짓을 저질렀던 걸까, 그리고 그들이 내는 그 이상한 소리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던 마쓰모토는 옆좌석의 미도리가 너무나 조용하게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그쪽을 돌아다보았다. 놀랍게도 그녀는 어학교재들을 멀찌감치 치워두고는 자기보다도 훨씬 심하게 고뇌에 찬 표정을 지으며 몰래 배를 슬슬 쓰다듬고 있었다.

“이런 말하면 실례일지 모르겠지만, 왠지 얼굴이 아픈 것처럼 보이는데, 괜찮아요?”

“네? 아아... 그냥 늘 있는 배탈인데요 뭐. 그나저나 조사결과가 너무 빈약하네요. 결국 아무것도 없어진건 없고, 침입자의 정체도 전혀 모르겠고. 미제사건이 되겠네요.”

“그럴 가능성이 크긴 해요. 그나저나 안색이 굉장히 안 좋은데, 정말로 괜찮은 거예요? 뭐 잘못 먹은 거라도?”

“그냥 한 병 정도는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슬쩍했는데...... 아무래도 그 프로즌 요구르트가 상한 거였나봐요. 우욱. (;;;-_-)”

“미도리상, 그, 그건...... 프로즌 요구르트가 아니라...... (0_0)”

그러나 복통에 시달리는 미도리의 귀에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본의아니게 자기가 인류의 미래를 구원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이 공부벌레 아가씨는 남 보기 민망할 정도로 마구 몸을 뒤틀며 괴로워할 뿐이었다.

복통이란, 그런 것이다.





==========================================================================


(C) 30th Century Pox․ACN․Studio Astronuts


==========================================================================




///어떻게 실패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번 계획은 완벽했다.///

///우리도 무엇이 그렇게 했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다. 분명 그곳을 지키던 지구인들 몇몇이 우리의 침투 사실을 눈치채기는 했지만, 우리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 있지 못했다. 그점에 대해서는 틀림없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우리가 심어놓은 그 ‘종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인가?///

///어느 멍청한 지구인의 위장 속이다. 그들의 생리학적 특성으로 미루어 보아 지금쯤은 완전히 소화되었을 것이다. 우리의 종자는 그런 공격에 대한 방어기제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이 눈치채고 그렇게 한 것이라고 보나?///

///모르겠다. 완전히 계산을 벗어난 일이다. 혼란스럽다.///

///미개한 지구인들이 그렇게 쉽게 눈치챘을 리가 없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탄로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실험은 중지한다.///

///이유를 표시해 주겠는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상, 이대로 계속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동의한다.///

///반대하지 않겠다.///

///나는 계속하길 원하지만 모두의 뜻이 그렇다면...///


결국 이번의 실험은 이렇게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럴까?






THE END?




==========================================================================


:
위로
보이기/숨기기 가능합니다^^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보이기/숨기기 가능합니다^^
보이기/숨기기 가능합니다^^
보이기/숨기기 가능합니다^^
RSSFeed